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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망가질까요...
게시물ID : iphone_42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삼아삼해
추천 : 10
조회수 : 631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3/22 16:05:44
13년 5월, 이상한 전화 한통을 받고 쓰던 4까지 반납해가며 구입한 5.

4는 홈버튼이 그렇게 안 눌리더니 최근 5는 전원 버튼이 잘 안 눌리기 시작했습니다.

여하튼 작년 여름, 회사 워크샵.

펜션에서 기습을 당한 저는 핸드폰과 함께 바다에 빠졌습니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5는 모래와 바닷물로 범벅이고 혼자서 전원을 켰다 껐다.... 하더군요.


인공호흡과 드라이기 바람 처치를 취한 후, 5의 끝을 직감한 저는 가시는 길 때깔이라도 고우시라고 세면대에서 목욕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레테의 강 건너실 때 플래쉬라도 빵빵하게 켜고 가라고 전원까지 딱! 꽂아주고 눈물을 흘리며 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심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밝은 낯빛으로 대기중이던 5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그래, 너의 전원이 완전히 켜지지 않을 때까지 함께 하자 (라고 쓰고 약정이 너무 많이 남아서 다른 폰 살 여력이 없다고 읽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5는 언제 수영을 했냐는듯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정말 그 어떤 이상도 없었습니다. 왠지 통화를 하다가 귀 옆에서 폭발할 것 같은 걱정도 들었지만 기우였습니다.


그렇게 또 8개월, 현재. 약정이 2개월 남았습니다. 

전원버튼은 아예 그 기능을 상실했고 가끔 수화기의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상말고는 여전히 쌩쌩한 5입니다.

너무 멀쩡하면 모르겠지만 하나씩 그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걸 보니까 왠지 애처롭습니다.

내부는 바닷물과 모래로 오염된 5가 끝까지 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주는 것 같아 더 그렇습니다.


결론은

고마워 5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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