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요즘 디아블로3에 빠져살고 있습니다.
소환부두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템 파밍 때문에 죽을 지경이죠. 바라는 아이템은 나오지도 않고
엉뚱한 것만 계속 뜨니까요. 그래서 모든 유저들에게 미구현템이라는 욕까지 먹는 아이템들이 몇몇있습니다.
그 중에 소환수의 공격속도를 올려주는 "테스커와 테오"라는 장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템이 이 글의 계기가 됬네요.ㅋㅋ
이 아이템은 영국군 전사자와 관련이 있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때 반응은
아마 지금 이 게시물을 처음 클릭했을때 반응과 비슷할 겁니다.
"밀게에 왠 디아 아템 스샷이? 황당~"
"게임에 왠 전사자 아이템이? 헐"
하지만 사정을 알고 보니 꽤 재밌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 아이템의 설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이야기 할 사연과 연결되거든요.
이 사진이 바로 테스커와 테오입니다. 정확하게는 리오 테스커 일병과 그의 군견 테오죠.
이 둘은 같이 아프간에 파병되어 5개월간 폭팔물 탐지등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하지만 테스커 일병이 순찰 도중 사망하고 말죠.
그리고 그의 뒤를 잇듯이 3시간이 안되 테오도 발작으로 사망합니다.
미국의 게임회사가 자사의 게임에 영국군 전사자의 이름을 넣은것을 보고
다시 한번 미국의 전사자 예우 문화를 생각해 봤습니다.
미국의 전사자 예우 하면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입니다.
아프칸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미군과 미 마약단속국 요원들의 유해를 맞이하기 위해
새벽 4시에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 군 사령관과 마약단속국 국장 등과 함께
유해를 향해 경례하는 모습니다.
이것이 끝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위 사진은 2012년 허리캐인 샌디가 미 본토를 덮쳤을떄 무명용사 묘를 호위하는 병사의 모습입니다.
이들은 미 3보병연대 일명 "올드 가드"라 불리우는 최정예 병력들로 워싱턴의 각종 의전 행사를 담당하는
의전부대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워싱턴을 방어하는 전투부대이기도합니다.
따라서 각종 의전행사(년간 약 6천회)와중에도 전술훈련을 병행하며 본연의 전투임무도 잊지 않는 엘리트부대죠.
이런 정예병력들이 알링톤 국립묘지를 지킵니다.
특히 무명용사 묘를 호위하는 병사는
키 178~193사이로 병력기록상의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하며
7쪽의 국립묘지 역사를 모두 암기 / 암송할 수 있어야합니다.
또한 묘지위치 100곳을 무작위로 선택 했을 떄 95%이상 정확히 맞춰야
선발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어떠한 날씨나 환경이어도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최고의 군인들이 24시간 호위함으로 이 묘지의 중요성을 존중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문무를 갖춘 최고의 정예병들이 24시간 지켜야하는 장소..참 대단하지 않나요?
미군은 전사를 통보함에 있어서도 극도의 예의를 갖춥니다.
일단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그로부터 12시간 이내에 보고 하고 이를 유가족에게 알릴
장교를 선발합니다. 그리고 이 장교는 선발통지를 받은 4시간 이내에
유가족을 직접 방문하여 전사 사실을 알립니다.
이떄 담당장교는 충격으로 유가족이 쓰러질것에 대비하여
인근 병원의 응급실 전화번호를 외워두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사자 직속 지휘관의 친서를 전달하고 귀대하고는
장례절차나 유가족 지원을 담당할 장교를 위해서
유가족의 반응 같은 것들을 상세히 보고서로 작성, 상부에 보고합니다.
당연히 전사소식은 유가족에게 통보후 언론에 공개하는것이 원칙입니다.
<영화 테이킹 챈스에서 사망통지를 위해 전사자의 집에 도착한 장교>
형식은 이 정도로 하고 그렇다면 실질적인 혜택은 뭐가 있을까요?
2012년 기준 전쟁 중 사망 했을 때 유가족에게 전해지는 정부 조의금은 10만달러(우리돈 약 1억)라고 합니다.
거기에 한달에 10달러의 보험금을 내고 가입되어 있는 생명보험금 평균 40만달러(약 5억)이 추가 지급된다고 합니다.
또한 60일간의 유급휴가 수당과 지급되기로 되어 있는 월급, 식료품 보조비 등이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유가족이 살고 있던 군부대 관사에서 최대 180일간 무료로 거주 할 수 있습니다.
이사 할 시에는 모든 이사경비가 국비로 지원되며 유가족들은 사망일 기준 1년까지
군 병원에서의 의료 및 진료혜택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만약 전사한 미군이 대학학비를 무상지원받고 있었다면(몽고메리 GI 법에 따라 입대 후 1년간 한달에
100달러만 내면 최대 3년동안 근 5만달러 무상지원)그 자녀들에게도 계속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이게 미군의 현 전사자에 대한 예우입니다.
그러면 국군의 전사자에 대한 예우를 볼까요.
멀리 갈것도 없이 연평도에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에 대한 보상을 찾아보았습니다.
각각 유가족에게 2억원의 위로금과 월 90만원정도의 군인연금이 지급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유가족들에게는 취업시 가산점과 보훈병원 진료비 60%감면, 지방보건소의 경우
지방자체조례에 따라 전면감면 혹은 일부 면제, 교통료 할인, 휴대폰 요금 35퍼 할인,
직계가 무주택일 경우 아파트 특별공급등의 국가유공자 혜택이 주어집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혜택들입니다. 하지만..
직업군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직수당 등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다못해 사회에 나와 1년만 일하고 퇴사해도 퇴직금을 받는데..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가 없네요.
또한 사망자 통지 당시 전화로 전사통보를 했다고합니다.
분명히 천안함 직후 유가족에 대한 사망통보 방식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세월호가 생각나는 이유가 뭘까요-_-;;)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님에게는 전화로 전사가 통보되어 여고교사이신 어머님이 황망히 수업 중 나오셔야 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군인에 대한 예우와 한국의 군인에 대한 예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징병제와 모병제의 차이점, 양국의 경제력의 차이 등
사실 미군의 상황을 우리에게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변명과 이해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전사자에 대한 예우만큼은 돈은 둘째치고라도 예의를 갖춘다는 부분은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