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전역한지 4개월 되가는 남징어임.
때는 5월 쯔음? 이였음.
필자는 철원과 포천 경계쯤? 있는 통신 부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음.
분대장이란 것도 달아보고 열심히 하다보니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군생활의 꽃! 병장이 되었음.
훈련 때에는 열심히 하지만 훈련이 아닌 평소 막사 작업을 할 때에는
병장이 되면서 생긴 패시브인 클로킹 능력으로
요리조리 피해다닌지 어언 한 달...
이제는 일을 쉬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동기와 합심해서 온지 얼마 안된 여부사관을 꼬셔서
막사 작업을 하기로함ㅋ
하기로한 작업은 막사 주변을 돌면서 울타리를 보수하는 일이였음.
하지만 일을 하는 인원이 병장 2명에 온지 얼마 안된 부사관 인데 일을 제대로 하겠음?ㅋㅋㅋ
막사 건물이 안보일 쯔음 해서 우리는 노가리와 셀카 삼매경에 빠져 있었음.
약 1/3정도 보수를 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동기가 "어어!! 씨x 뱀 배앰 배애ㅐ애앰 어어엉ㅠㅠㅠ"
이러면서 갑자기 뛰어감ㅋㅋㅋ
참고로 내 동기는 키가 약 183에 등에 쌍용이 꿈틀대는 친구 였음.
나는 뱀이라는 소리에 무의식 적으로 반응을 하고
동기가 있던 자리로 겁나 뛰어갔음.
하지만 뱀은 이미 울타리 넘어로 스믈스믈 기어감.
뱀은 놓쳤지만 뱀을 내 두눈에 담은 순간
내 몸에선 뱀사냥꾼의 영혼이 날뛰고 있었음.
몸도 마음도 식힐겸 점심시간이 되었고
점심을 먹고 동기와 다시 울타리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우리의 여부사관은 일이 있어서 가버림
우리 둘과 평소 열심히 하던 후임을 데려옴[좀 쉬게 해주려고]
오전과 반대편으로 가서 작업을 하면서도
내 몸안에서는 뱀을 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내 이성과 싸우고 있었음
그러다가 드디어 뱀을 발견함ㅋㅋㅋ
"오오오 뱀이다!!!!" 나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주워 뛰어 갔음ㅋㅋㅋ
뱀을 발견하고 보니 크기는 약 50cm 가량이었고 색은 갈색에 어두운 줄무늬가 있었음
머리통이 작길래 '요건 내 밥이다' 라는 생각으로
나뭇가지로 머리통을 톡톡 쳐봤음 근데 이 뱀이 도망가지도 않고
갑자기 몸을 움츠리는거임
딱봐도 공격하기 전에 자세? 같은 거였음
그래서 그냥 목부분에 나뭇가지로 고정시키고 맨손으로 잡아올림.
그 순간 나는 무엇인가 실수했고 뱀이 내 손가락을 무는 과정까지
대략 1초 남짓한 시간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음.
원래 뱀을 잡을 때 머리가 돌아가지 않게 머리 바로 뒤쪽을 잡아야 하는데
그 쪽을 나뭇가지로 눌러서 조금 더 뒤쪽을 잡은게 화근이였음
결국 머리는 90도 이상 돌아갔고 이빨로 내 왼쪽 검지손가락을 물음ㅋ
아프지는 않았고 그 바늘로 손가락 껍데기만 찌르는? 그런 느낌 이였음ㅋㅋ
뱀이 남기고간 구멍 위에는 투명한 액체 한 방울이 고여 내손을 타고 떨어짐
물렸다는걸 인지하고 일어서서 일단 가만히 있는데
동기가 더 호들갑을 떨면서 "야 어떡해 ㅠㅠㅠ어어어엉 ㅠㅠ 물렸잖아!!"
옆에서 화내고 슬퍼하고 하는데 뭔가 고마웠음.
날 이렇게 생각해주는구나 하고
어쩃든 뱀에게 물렸으니 병원에 가야하는데
입대전에 인터넷에서 독사한테 물렸으면 뱀 사진을 찍어 가라고 한게 생각이나서
뱀을 일단 영혼까지 구타를 한뒤에 새끼줄에 묶어서 끌고감
막사에 도착해서 부소대장이 사진을 찍고
부소대장+소대장 해서 의무대를 갔음ㅋ
의무대에 도착해서 카운터에서 뱀에 물려서 왔어요.
이러니까
"????뭐라구요??"
"뱀 물려서 왔다구요."
카운터를 보던 사람도 병사 였는데
뱀에 물린 사람은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몰랐음.
처음에는 신경외과로 갔다가 그쪽 군의관이 자기는 모른다고 피부과로 가라그래서
피부과로 갔더니 자기도 뱀물린 사람은 처음본다고 응급실로 가라고함ㅋㅋ
그때 나는 진짜 군대가 답없다는걸 느낌
어쩃든 응급실에 뱀물려 왔다고 말하고 기다리고 있었음
뱀에 물린지 한 30분? 됬나 그 때 부턴 손가락에서 웅웅웅 하면서 맥박이 손가락에서 뜀ㅋㅋ
해독제를 찾으러간 군의관과 의무병은 해독제를 가지고 왔지만
조합법을 몰라서 결국 나는 거기서 30분이나 뒤에 해독제를 맞음
해독제를 맞기전에 팔에 응급 처치라고 옷으로 팔을 꽉 묶고 있었음
군의관이 그걸 보더니 " 어차피 물렸으면 끝이야. 걍 풀어놔."
이러길래 그런갑다 하고 팔과 손가락을 묶은걸 모두 풀엇음.
그리고 5분인가 지났나? 물렸던 검지손가락은 부풀어 오르다 못해 빵빵해져서 비엔나소시지 3줄로 변해 버렸고
열기가 손가락을 넘어 손등으로 타고오기 시작함.
조금 더 지나니 왼손 전체가 부풀어 올랐고 나는 내 왼손이 터지는줄 알았음ㅋㅋㅋㅋ
그걸본 군의관이 갑자기 당황하더니 "어어 이거 왜이래. 여기서 치료 못하겠는데? 병원으로 가봐"
이래서 소대장 자차 타고 포천 일동에 있는 병원으로 감
응급실에 도착할 무렵에는 왼손은 글러브가 됬고 팔목~팔뚝 까지 두께가 똑같아짐.
열기 때문에 색깔도 빨개서 헬보이 되는줄 알았음ㅋㅋ
그때 쯔음 해서 부소대장이 나를 문 뱀을 찾아냈고
그뱀은 쇠살모사였음.
독으로는 우리나라 3손가락안에 뽑는 독산데 독양이 적어서 사람은 못죽인다함ㅋㅋ
그뭐냐 예전에 한참 이슈됬던 뱀한테 엄지물려서 다 썩고 수술로 치료되신분 기억나시려나??
것도 쇠살모사가 문거임.
각설하고 돌아가서 나는 결국 병원에 입원을 하게됨ㅋ
약 2주정도를 입원해 있었고
그 사이에 전술훈련도 빠지고 간호장교중에 매우 귀여우신 분이 있어서
팔에 주사기 달고 다니는건 귀찮았지만 나름 행복한 병원생활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입니다 ㅎㅎㅎㅎ
쓰다보니 글이 길어 졌네요 ㅠㅠ
재미 없으실 수도 있는데
100퍼 실화이고 경험담 이에요
만약 반응이 좋으면 사단장이 기르는 꽃사슴 엉덩이에 석궁 만들어서 쏜 썰도 풀어볼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