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사보는 건 난생 처음입니다. 그동안 라이트노벨은 읽어도, 만화는 거의 안 읽었고, 읽을 때도 빌려서만 읽었으니까요.
처음 본 건 오유의 어떤 글이었습니다. 표지부터가 상당히 인상깊은 비주얼이라 결국 구입까지 하게 되었고, 1화를 읽어본 순간 작가의 센스에 기쁨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군마짱 1권에서 봤던 그 괴악한 정신세계를 다른 형태로. 아니, 만화니까 쓰레기의 본망 쪽에 가까울지도. 어떤 의미에서든 참 굉장합니다.
썩은 맛이 풀풀 나면서도 현실적이고, 그러면서도 특유의 감성 역시 유치할 정도로 지켜가면서 독자를 이야기에 끌어당긴다. 이런 단순한 공식을 지킬 줄 모르는 작가가 하도 많아서 그런 거지, 본래의 치유물이란 건 바로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백합인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마인드는 미래일기의 유노를 생각나게 할 수준으로 어이를 날려보내면서도, 나름대로 정상적인 처세술도 있고 애초에 얀데레 치고 말이 통한다는 점도 꽤 매력적이라고 할까요. (적어도 지금까지의 전개만 보면)
으음.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배덕감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느낌이라 참 기분좋은 작품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또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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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을 음미하는 느낌. 매일 읽으면 질리겠지만 가끔 읽는데는 이만한 게 없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