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에 걸리니 그 분이 오시면 호명을 하지 마세요. 들어오실 때는 '젊은그대'를 부르시고 나가실때는 '무조건'을 불러주세요"
24일 서울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홀에서 개최된 '2007선진국민연대' 출범식 현장, 예정에 없던 뜻 밖의 인사가 찾아왔다. 공식 행사 일정표에도 없던 그는 바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 그가 등장하자 장내에 '젊은 그대' 음악이 깔리며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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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홀에서 개최된 '2007선진국민연대' 출범식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축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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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홀에서 개최된 '2007선진국민연대' 출범식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입장하고 있다.ⓒ뉴데일리 |
이날 출범한 2007선진국민연대는 공식적으로 '특정정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중도실용 노선을 기치로한 자발적인 시민단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의 171개 포럼등이 모여 결성된 단체로 사실상 이 후보의 외곽지원군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날 이 후보가 이들의 출범식에 참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왜 '예정에도 없이' 나타난 걸까? 선거법 때문이다. 특히 '산악회 사건'으로 한바탕 선거법에 시달렸던 이 후보 지지자들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5000여명으로 가득찬 올림픽 홀에는 간간히
선관위에서 파견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 후보와 별개의 조직'인 2007선진국민연대이기에 이 후보측은 비공개로 참석 일정을 잡았다. 당내 공식일정에도 이 후보가 이날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비밀이었다. 행사 관계자도 '귀빈'으로 이 후보가 온다는 것을 참석자들에 알리지 않았다.
이 후보의 등장으로 행사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행여나 '
이명박'을 연호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주시했다. 특히 이 후보의 등장과 동시에 지지자들이 '이명박'을 연호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 그래서 사회자는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것이 박수와 노래였다. 사회자는 이 후보를 '그분'이라고 지칭하며 장내에 들어올 것임을 알렸다. "그분이 오시면 선거법에 걸리니 들어오실때는 '젊은 그대'를 부르시고 나가실때는 '무조건'을 불러달라"고 요청한 것. 이 후보가 장내에 들어오자 '젊은 그대' 음악과 함께 참석자들의 박수소리가 퍼졌다. 미리 주의를 줘서인지 '이명박' 연호는 없었다.
이명박 "여러분을 사랑한다. 법이 아무리 엄격해도 사랑하는게 죄인가" 이 후보도 '선거법' 논란을 감안한 듯 축사를 하며, "진심으로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사랑한다"고 말한 뒤 "법이 아무리 엄격해도 사랑하는게 죄인가. 무엇때문인지 말 안해도 말로 표현안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일도 결코 두려워 하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함께하면 태산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길을 만들고 미래로 미래로 나갈 수 있다. 뜨거운 마음과 열정을 함께 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앞날에 광명이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저는 많은 어려움과 부족함이 있지만 여러분 같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함께 나아갈 수 있다"며 "동지라고 부르고 싶지만 (선거법 때문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 부르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고 덧붙였다.
강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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