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하는 사람에게 3대 난제를 고르라면

'고인캐릭 좋아요.'

'EU메타가 게임을 망친다.'

'랭겜은 운이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차피 고인캐릭 좋다는 것은 게임 자체가 손싸움이니 본인 실력이 좋고 챔프에 대한 숙련도가 상당하다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랭겜같은 경우에는 운도 개입되는 것은 맞겠지만 대략적으로 실력에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EU메타가 게임을 망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이 EU를 고집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단 게임을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모두 즐기기 위해서 한다고 대답하겠지요. 그리고 즐기기 위해서는 승리라는 결과는 필수불가결합니다(트롤픽해놓고 욕으로 흥분하는 관심종자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그리고 EU메타는 승리라는 과실을 얻기 위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EU메타가 가장 완벽한 조합이다! 최고다! 이런 생각에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롤이라는 게임은 5인 협동게임입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처음보는 사람들이죠. 픽까지 걸리는 60초 동안 이들이 일관된 전략을 짜는 것이 가능할까요?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힘듭니다. 전략을 짜기 위해 한 명이 오더하면 다른 사람들 중에서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테고요. 하지만 EU는 정형화된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기초적인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합니다. 좋냐 안좋냐는 부차적인 문제고 전략vs무전략이라는 관점에서 EU라는 전략이 있는 쪽이 다소나마 우세하겠지요.

  그럼 EU메타가 아닌 새로운 전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새로운 전략이 나온다면 플레이어가 아닌, 프로게이머들로부터 시작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생각하는 전략은 아무리 효율적인 전략이라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좋은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프로에서 새로운 전략이 나온다면 전략의 유효성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한편, 게임에서 불특정 타인을 만났을 때도 상대가 미리 그 전략을 숙지하고 있다면 순조롭게 픽을 완료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EU메타가 지배적이라고 해도, 포킹조합, 돌진조합, CC조합 등 여러가지 전술이 존재하므로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이상으로 뻘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