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편향, 특정인 미화, 졸속 개관 등의 논란이 제기됐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오는 26일 공식 개관한다. 일반 공개를 앞두고 20일 언론공개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역사박물관은 이런 논란을 의식해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발전과 산업화 치적은 집중 조명한 반면 국가폭력이나 민주화운동의 역사는 충분히 다루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광화문 옛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을 리모델링해 들어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국내 최초의 근현대사박물관이다.
권위주의 시대 경제 발전 초점
인혁당 등 국가 폭력 내용 부실
김왕식 관장 "균형적 시각" 강조
전시실은 △대한민국의 태동(1876∼1945년)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1945∼1960년)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1961∼1987년)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1988∼현재) 등 개항기부터 오늘날까지 시대순으로 크게 4개로 구성됐다.
1전시실에는 현존 최고(最古)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안중근 의사가 생전에 남긴 글씨, 3·1 독립선언서 등이 전시됐고, 2전시실에는 6·25 전사자 유품, 시발 자동차, 4·19 혁명 관련 자료 등도 선보였다. 3전시실엔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월급 명세서,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 등이 나왔으며, 88 서울올림픽 이후 우리나라 선진화와 세계로의 도약을 주제로 삼은 4전시실엔 올림픽 관련 자료, 스마트폰 등이 전시됐다.
김왕식 역사박물관 초대 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발전과 민주화 성과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정 정치 지도자를 강조한 박물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시내용 중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것은 부족해 보였고, 인혁당 사건 등 국가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찾기 어려웠다. 이승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와 집무실 책상, 업적에 대한 영상자료 등을 갖춘 대통령실도 만들었지만, 관람객의 공감을 얻을 지 미지수다.
역사박물관은 현 대통령 퇴임 전에 문을 열기 위해 개관 일정을 세 차례 바꾸고, 관장을 재공모하는 등의 파행으로 일부 시민사회와 학계로부터 졸속 추진 비판을 받아왔다.
김호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2122100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