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라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살던 중 고등하교 1학년때 노무현 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 되는 것을 보고
뭔가 세상이 바뀔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정치판은 늘 시끄러웠고
언론과 야당은 대통령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어른들 말로는 노무현은 사람은 좋은데 국정을 이끌어 갈 기반이 약했다고 했다.
그 이후 선거권을 가지게 되었고 17대 대선은 유권자로 참여할 수 있었다.
큰 관심은 없었지만 처음 내 손으로 뽑는 대통령이었기에 여러 후보들을 살펴 봤었다.
도무지 이명박이라는 사람은 사기꾼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정동영이라는 사람은 그저 그런 정치인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중에 문국현이라는 사람이 제법 마음에 들어 그에게 투표를 했지만 문국현은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잊혀졌다.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왜?" 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언론을 통해서 접하는 정보만으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도무지 찾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런 일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내 살길이나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나름 가슴 뿌듯한, 어른이 된 듯한 결론을 내렸었다.
이명박이 당선 되었고 조금 후 노무현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아팠다. 당시 군인 신분이었던 나는 분향소에 가지 말라는 내부지침으로 분향소에 가지 못했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죽어 나갔고 쌍용차 노조들은 잇따라 못숨을 끊었다.
재벌 총수들은 수백억을 횡령하고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고 생활고 끝에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친 30대 가장은 징역을 살았다.
점점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해서 궁금했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왜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는지...
나름 이런 저런 생각 끝에 결국은 '돈'이었다. 돈 때문에 이 난리가 나는 거였다.
그렇다면 나는 돈에 얽매이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돈에 눈이 멀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또 다시 나름의 뿌듯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목숨을 잃어갔고 일제시대때 큰 피해를 당하신 할머니들은
끝을 알수 없는 싸움을 하고 계셨고 여전히 높으신 분들은 비리를 저지르고 있었다.
이 외에도 너무나 다양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점점 더 많아 지는 것 같았다.
과정이 어떠하든 결국 이기는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사회에서 정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손에 빵이 2개가 있고 옆에 있는 친구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다면 나는 기꺼이 나의 빵을 나누어 주리라 다짐했다.
내가 나눌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나누어 준다면...언젠가 내가 가진게 없을 때 다른 사람이 조금은 도와주지 않을까?
서로서로 조금씩이라도 나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욕심을 비웠더니 그 자리에 행복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건 알고 있다.
먼저 먹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갈 수도 있고 백날 천날 나눠줘 봤자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줄 알면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간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냥 '바보'로 살고 싶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서..
그냥 나는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ps..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좋아했던 별명이죠..'바보 노무현'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리고...선거 공보물을 버리지 못하겠네요..
아직 고통속에 하루하루를 견디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 분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작은 관심이라도 계속해서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어봤습니다..
모두 힘 냅시다!!모르겠습니다..이 말밖에 못하겠습니다.
눈팅만 하다 처음 써 보는 글이었습니다.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