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잘 상상하면서 읽어보세요
매우 촉촉한 제형의 립스틱 (예: 입생로랑 루쥬 볼륍떼, 미샤 듀이루즈, 맥 러스터) 을 방금 사서 신나서 색 보려고 쭉 밀어 올렸는데 떨어뜨린 느낌?
근데 바닥이 시멘트인 느낌?
너무 예쁜 색의 매니큐어를 열심히 베이스 한콧 두콧 세콧 네콧 탑 총 여섯 콧을 2시간 들여서 올렸는데 정신차려보니까 쭉 밀린 느낌?
근데 그게 방금 산 새하얀 블라우스에 묻은 느낌?
섀도우 너무 예쁘게 올리고 그라데이션도 잘 돼서 신나서 아이라인 그리는데 쭉- 하고 관자놀이로 미끌어진 느낌?
근데 그 아이라인이 새까만 워터푸르푸라 리무버를 화장솜에 적셔서 눈두덩이에 한 20초는 얹어놔야 지워지는 그런 느낌?
이번에는 섀도우도 아이라인도 완벽한데 마스카라가 떡! 하고 눈두덩이에 제대로 묻은 느낌?
근데 그 마스카라가 에뛰드 컬픽스인 느낌?
지우고 다 다시 그렸는데 아무리 그려도 다른 쪽 눈이랑 짝짝이인 느낌?
두 번 써보고 너무 마음에 든 단지형 화장품 (예: 레브론 휩크림, 수분크림) 을 뚜껑없이 떨어뜨린 느낌?
근데 뚜껑쪽으로 떨어져서 내용물이 엎어진 느낌?
발색도 좋고 지속력도 좋은 피그먼트 뚜껑 딱 열고 바르려고 했는데 새끼손까락을 삐끗해서 엎어버린 느낌?
근데 그게 내 제일 좋아하는 파우치/ 제일 아끼는 가방/ 침대 위로 쏟아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