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사태를 치르고 다음날 아침 잠을 못자서 닥서클 가득한 눈으로 출근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11층 옥상으로 갔다. 죄없는 담배만 줄창 피워댔다.
20대 00이가 담배를 피러 왔다
당연히 이어지는 이야기.....
"투표했어?"
"네."
갑자기 이 녀석은 누굴 찍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대퇴부를 지나 후두부를 강타했다.
직접 물어 보긴 뭐해서 살짝 떠 보았다.
"자네는 자네가 찍은 후보가 되서 좋겠어?"
했더니 00이 왈...
"난 아버지가 말한 대로 찍어요. 우리 아버지가 투표장 들어가면서부터 큰소리로 이정희 욕을 해 대는데 쪽팔려 혼났어요."
'이런 20대도 있구나 !'하는 허탈함이랄까...뭐랄까....
사무실 안으로 들어 왔다. 곰곰히 앉아 생각해 보았다.
'이정희 말은 틀린말이 없었다. 아니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었다.'
'그런데 5'60대들은 말도 안되는 선택을 했을까?'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화법과 태도의 문제였다. 같은 내용으로 공격을 하더라도 부드러운 말투로 차분히 예의 지키며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면 어르신들의 엄청난 반감을 사진 않았을 거란 결론이었다. 그거 때문에 몇십만 표는 까먹지 않았을까? 위와 같은 사례가 몇 번 더 있었다. 밥먹으러 가서 ...버스타고 오는데...
넋두리다 어쩔수 없이 무력감이 찾아온다
이제 내년이면 48세.
나도 곧 50대를 바라본다.
다음번 대선은 50대에 치른다. 그땐 꼭꼭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