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생일과 박근혜의 당선을 축하한다.

 

세상에 온통 경사가 났는데, 절망을 느낀다.

잠시 돌이켜 생각해본다.

혹시 내가 틀렸던 건 아닐까, 그동안 잘못 생각해온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대한민국 역사, 쭉 이래왔잖나.

 

역사는 승리하는 자의 것이라 했던가.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는 태생부터 독재였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기나긴 독재의 추억을 딛고,

기어코 쟁취한 직선제에서 노태우가, 김영삼이 당선되던 게 자랑스런 우리 역사다.

우리는 독재를 사랑한다. 우리는 '독재 마조히스트'다. 

 

안철수, 상식이 승리한다는 말.

문재인, 정의가 승리한다는 말. 잠시 믿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상식적인 세상이, 정의가 구현되는 세상이 되어가나 싶었다.

노무현은, 김대중은, 믿어온 가치는 죄다 지쳐 쓰러지고, 끝내 무덤이 되었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나 보다.

거기에는 소통도 없고 자존심도 없고 논리도 없고 원인도 없고 방법도 없다.

그러나 결과만은 차갑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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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고 슬퍼하지 말자.

이나라는 민주주의를 얘기할 자격이 없다.

온 몸으로 흐느껴 후회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