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사람이 다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 어쩔 순 없다고 해도 스스로 생각있는 민주시민이라고 자부했던 사람들이 작금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비방하던 일베나 타 사이트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박근혜를 뽑은 사람은 다 저능아고 경상도가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요?

여러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누구나 가진 소중한 1표를 어떤 후보에게 사용하건 그건 본인의 전적인 자유입니다. 이 권리를 특정 후보에게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흠이 되거나 욕먹을거리가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전라도도 역시 똑같은 논리로 상대진형에게 욕을 퍼먹을 겁니다. 

그럼 이렇게 대답하시겠지요. 우리에게 정의가 있고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니 당연히 후보 2번 뽑는 게 정상아니냐?아닙니다!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만에 논리와 이성을 가지고 누군가를 뽑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기호 1번을 뽑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기호 2번을 뽑건 1번을 뽑건 대의 민주주의에 충실한 올바른 민주시민일 겁니다.

여러분들이 아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상대편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상대적인 진실은 있을지 몰라도 절대적인 진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는 시각과 얻은 정보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후보에 투표 한 것입니다. 투표권 행사를 막는 일은 욕먹을 지언정 누구한테 투표했다고 욕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는 절대 되서는 안되는 후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편이 문재인이 되서는 절대 안된다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하십시요. 투표로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 핵심입니다. 몇 몇분은 이 근간을 부정하려는 것 같이 보입니다. 

투표결과가 맘에 안드십니까? 그래도 승복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인정하셔야 합니다. 투표결과가 맘에 안 든다고 상대편을 비방하고 깍아내리면 그게 민주주의입니까? 그것이 여러분들이 그렇게나 혐오하셨던 기성세대들의 행태이고 집권여당의 행태입니다.

 그것이 파시즘이고 독재입니다. 진보진영에 있는 사람만이 우리나라에 국민이 아닙니다. 진보와 보수, 우파 좌파를 모두 포함한 사람들이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선거에 질수는 있지만 민주주의를 저버려서는 안됩니다. 이 점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화가 나서 잠시 정신을 잃었던 거라구요? 

그런 변명은 하지 말아 주십시요. 스스로를 민주시민, 올바른 진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그런 행태를 보여서는 안됩니다. 그건 진보진형 전체에 물먹이는 짓입니다. 그 동안 쌓아올렸던 이미지를 한 번에 날려버리는 일입니다. 대체 일베와 새누리당과 진보 커뮤니티들이 무엇이 다른지 현재의 모습을 보면 구별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혹시라도 오늘 패배한다면 진보진영은 다음 5년간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반수가 왜 박근혜를 찍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논리와 감성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행보를 지속해서 다음 5년을 기약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해결방식 아닙니까? 

왜 투표를 하신겁니까? 인증글 올려서 베오베 갈려고 찍으신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지식인 코스프레 할려고 가식 떠는 것도 아니실꺼구요. 더 좋은 대한민국만들기 위해서 하신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주어진 결과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더 나아진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생각하셔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18대가 안된다면 19대, 그래도 안된다면 20대 대선까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참고 밀고 나가셔야 합니다. 정녕 진보가 옳다면 오직'투표'만을 통해서 그것은 입증 될 것입니다. 이 점을 잊지 말아주십시요.

물론 지금 상황에서 모두가 부처멘탈 가지고 허허허 박수칠 수 만은 없는 겁니다. 저도 2번 찍었습니다. 저도 분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일베같은 사이트도 있으니 우리도 그만큼 과격해져서 균형과 견제를 수행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가당키나 한지요.

그건 또 다른 일베를 생성해내는 일인데 그게 정말 옳은일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지향점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정녕 원했던 지향점이 또 다른 일베가 되는 길이 었던가요. 다시 한 번 이 점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쯤 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서 빨리 머리를 식히시길 바랍니다. 진보에 대한 회의감과 패배가 팽배하기 전에 말입니다.

니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부디 괴물과 싸우시며 자신 또한 괴물로 변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지 않으실 거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