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10대라고 정치를 아냐고 묻는 어른들에, 부모님 따라 박근혜 지지하는 친구들에...
그래서 투표 도우미를 신청하여 오늘, 6시간동안 생판 모르는 중학교 운동장에서 벌벌 떨면서 투표를 지켜봤습니다.
너무 추워서 진짜 내가 왜 이러고 있나 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왠지 제가 잘못한 것 때문에 이 날이 안좋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참고 참았습니다.
솔직히, 지난 5년동안 mb정권 하에 저의 집안의 경제적 문제도 심해져서 부모님의 다툼도 잦아졌고, 제 인생의 모토로 삼고, 저를 신부 서약까지 맺게 해주신 신부님도 잃었습니다. 그래서 점점 정치를 알게 되었고, 바뀌어야 한다라는 생각도 짙어졌습니다.
근데 안되네요.
투표권도 없는 고딩이 벌벌 떨어봤자 그걸 보고 유권자 분들께서 표심을 바꿔줄리는 없을텐데 10대의 허황된 심리랄까, 이런거라도 해야 왠지 좋은 날이라도 될줄 알았습니다.
5년입니다.
이제는 10년입니다.
이제 다음은 저의 10대는 없습니다.
사회에 나가서 군대를 겪고, 대학 혹은 일자리에 속한 인원이 되서 제가 직접 나서게 됩니다. 사실 바랬습니다. 형님,누님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바꿔주시리라. 근데 높이 날 수록 추락하면 더 아프다고, 많이 힘듭니다.
지금 아버지는 먼저 주무시고, 어머니는 투표 중계를 외면하시고 드라마를 보십니다. 가족들도 바랬죠. 변화를요.
사실은, 지금 투표권을 가진 형님 누님들께 뭐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10대를 거치셨고, 다들 힘드셨을 텐데 왜 알면서 못바꿔주냐고.
너무 힘들다보니 두서없이 말도 막쓰고 결말도 이상하게 내고... 죄송합니다. 어른들이 술마시는 이유를 알것같은 하루였습니다.
점점 잠이 오네요.
내일은 해가 뜨겠지만 해를 못보고 학교로 가서 해를 못보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많이 힘드네요.
오늘 투표하신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