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서울 번화가에서 작은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베오베에 간 "어글리 코리안"에 대한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한 번 끄적거리고 가요~
특정 국가에 대한 옹호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없으니
그냥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어요 ㅎㅎ
1) 서양인
악센트를 들으면 어느 계통이구나 싶긴 하지만,
딱 본다고 "아일랜드 사람이네ㅋ" 하고 느낌이 오는 고수는 아니라ㅋㅋ
그냥 서양인이라고 통칭해서 표현할게요ㅎㅎㅎ
서양 사람들은 대부분 매너가 좋은 편이에요.
어느 국가에서 왔건 기본적으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99%라서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어요.
(그 사람들은 제 영어에 고역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여...ㅋ)
특히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 같은 사람들은 어설픈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섞어서 말해도 뚝딱 알아들어요ㅋㅋ
예를 들어서, 차가운 생수 말고 상온 보관 되어있는 그냥 미지근한 물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그 때 미지근한 생수 말고 그냥 17차나 하늘보리 같은 것만 있었어요.
그러면 저는 "no mineral water. not cold one is just tea. are you ok?" 이 정도만 해도 알아들어요ㅋㅋㅋㅋ
영어 이상하게 하는 거 하나도 신경 안 씁니다ㅋㅋㅋ
오히려 제가 표현을 못해서 버벅거려도 "아냐, 됐어.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가르쳐줘서 고마워ㅎㅎ^^" 인사하고 가더라고요~
또 다른 특징은 비닐봉투나 쇼핑백 등에 애착이 없다는 거.
많이 샀길래 담아주려고 하면 "노 땡쓰^^ㅋ" 하면서 주섬주섬 자기 등가방에 꾸겨넣거나 한아름 손에 들고 가더라고요.
"쇼핑백 공짜야. 괜찮아."라고 해도, "아냐, 그냥 가져갈게. 됐어~" 이런 반응이 80% 이상.
물론 엄청 많이 샀을 땐 자기들도 쇼핑백 받아가요ㅎㅎ
가장 큰 특징은 서양인들은 "고마워"가 입에 붙어있단 겁니다.
뭔가 물어보든 계산을 하든 습관적으로 땡큐땡큐~~~
[+] 물론 이상한 진상들도 있긴 있어욬ㅋㅋㅋㅋ
맥주 2리터 피쳐 들고 다니면서 얼굴 벌겋게 취해서 가게 물건 망가뜨려놓고도
"손님은 왕이다. 왜 나보고 변상하라는 거냐!"
저 지긋지긋한 왕 마인드가 서양에도 있던가요?!
2) 일본인
일본 사람들은 제 기대보다는 친절하진 않았어요.
서양인들이 "땡큐"가 붙어있다면, 일본인들은 "스미마셍"이 붙어있죠ㅋ
의외로 고맙다는 말은 거의 못 들어봤어욬ㅋㅋㅋㅋㅋㅋ
예를 들자면, 서양인들은 "OO는 어디로 가나요?" - "저쪽으로 가세요." - "OK, 떙큐~" 이런 대화인데...
일본인들은, "스미마셍~ OO는 어디로 가나요?" - "저쪽으로 가세요." -"OK~" (끝)
그리고 영어를 정말 못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엄청, 매우, 굉장히........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도 발음이 상당히 안 좋아서 뭐라는지 못 알아듣겠어요...
영어로 회화가 유창하게 되는 사람은 스무명 중에 한 명 꼴...?
그보다 문제는 되게 당연한 것처럼 일본어로 물어봐요ㅋ;;;
제가 대답을 능통하게 못해서 그렇지 무슨 말을 하는진 다 알아듣긴 해요.
그렇지만 대놓고 일본어로 하는 게 왠지 얄미워서 해맑게 "저 일본어 못해요^^ㅎ" 하고 일본말로 대답합니다ㅋ
하지만 나름대로 의사소통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은 저도 같이 대화해요^^;
일본분들 특징 중 하나는 가이드북과 지도와 통역 어플리케이션을 열심히 쓴단 거ㅎㅎㅎ
그치만 그 가이드북과 지도를 보여줘봤자 죄다 일본어나 한자뿐이라 알아보기가 매우 힘들단 거ㅠㅠ
(일본 가이드북은 해당 나라 언어가 공용 표기 되어있지 않은 게 많은가 봐요.)
그치만 일본 사람들 장점은 민폐 끼칠 만한 일을 안한다는 거.
매우 조심스럽고 꼼꼼해서 가끔 속이 터진다는 거ㅎㅎㅎㅎㅎ
무슨 물건을 사든 뒷면(그래봤자 다 한글인데 그거...)도 섬세하게 보고~
계산할 때도 동전 하나하나 활용하면서 계산 잘해요ㅋ
이건 곁가지 이야기인데요ㅎㅎ
일본 아가씨들 옷을 참 예쁘게 입어요.
여름인데 가죽 부츠에 통굽 하이힐에 자켓에 레이스에 프릴에 두꺼운 화장에 엄청 큰 키티 캐리어에...
그렇게 꾸미고도 짐 들고도 하나도 힘든 티 안 내고 다리 절뚝이지 않고 웃으면서 잘 다녀요ㅋㅋ
3) 중국인
ㅋ...
중국분들은 떼로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소 가족 단위ㅎㅎ
그리고 쇼핑을 정말 많이 합니다. 면세점, 백화점, 화장품, 옷, 잡화 등등 쇼핑백을 자기 몸통만한 걸 이고지고 다녀요ㅋㅋㅋ
그래서 이 양반들 들어오면 가게가 미어터집니다ㅋ
중국 사람은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양반들도 있고 전혀 못하는 케이스도 많아요.
잘하는 사람은 발음도 아주 자연스러워서 서양인이랑 얘기하는 것만큼 의사소통이 될 정도에요ㅎㅎ
물론 그런 사람은 열 명 중 하나 꼴...ㅠㅠ
중국인들은 행사하는 거 굉장히 좋아해요.
할인하거나, 1+1이라거나 그런 것만 딱딱 캐치해서 잘 사욬ㅋㅋㅋㅋㅋ
그리고 의심이 많은 편이에요ㅎ
서양인들은 대부분 영수증 주려고 하면 필요없다고 버려달라는 사람이 더 많은데,
중국인들은 영수증을 꼭꼭 가져가려고 해요.
잔돈도 맞게 줬는지 보려고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지폐랑 동전 앞뒷면 뒤집어가면서 확인해요.
종종 호의를 베풀기 위해서, "너 잔돈 많으니까 내가 갖고 다니기 쉽게 큰 돈으로 바꿔줄게." 라고 하면...
엄청나게 의심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제 안 물어봐요...ㅠㅠ
글공... 이 부분은 얘기할까말까 했는데...
가끔 나쁜 맘 가진 중국 사람들도 있어요.
떼거리로 와서 이거저거 물어보고 가져오라고 시키고 나중에 보면 다른 쪽에 있던 물건 없어져있거나...
소액권(오천원, 만원)로 계산하고서는 고액권(만원, 오만원) 냈다고 바득바득 우기거나...
(이 경우는 착각해서 그런 거라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1년 넘게 일하면서 이런 거 우기는 분은 중국 사람 이외에 한 번도 못 봤어요.)
4) 흑형누나들
ㅋㅋㅋㅋㅋㅋ
개구쟁이들임다ㅋㅋㅋ
기본적으로 밝고 유쾌한 양반들이 많아요!!
잡담도 잘 거는 편이에욬ㅋㅋㅋㅋ
이런 일도 있었어요. 어느 날 물건을 계산해주고 있는데 갑자기,
190cm는 되는 거 같은 흑형들이 "두 유 노 때~~빠?" 라고 물어보는 거에요.
그래서 "때~~빠? ㅇㅅㅇ 왓??" 하고 되물었더니만...
그 커다란 흑형들 둘이서ㅋㅋㅋ 자기들 얼굴에 손바닥을 가져다대면서 몸을 비비꼬면서~~
"때~~~봐~~악"
그제서야 뭔지 깨닫고 저도 깔깔깔 웃으면서, "아~~ 뒈~~박!!?" 했더니만ㅋㅋㅋ
박수를 치고 막 발을 구르고 좋아하면서ㅋㅋㅋ
현지에 와서 본토 발음으로 뒈~~박 듣고 싶었다곸ㅋㅋㅋ 소원성취했다곸ㅋㅋㅋㅋ
"이제 비행기 타러 갈 거임ㅋ 굿뽜이!!! 해버나이쓰데이!!"
이러고 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무리 어케 하지'ㅅ'??
암튼 어떤 나라 싫다든지 그런 거 아니고요ㅋ
좋은 사람, 착한 사람도 많아요~~
근데 외국인 관광객 진상보다 울 나라 나들이객 진상이 만 배는 더 심하단 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