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입후 첫글이니 인사부터하고 갑니다. 몇달동안 눈팅만 했는데 어제 재밌는 일이 있어서 쓰고싶어 가입했어요 ㅎㅎ. 이번달 용돈을 다쓰고 음스므로 음슴체로 가요.
미국에 몇년전에 와서 직장잡고 작년에 작은 집 사서 열심히 리모델링 중임
반년간 리모델링 하면서 마님이 제일 먼저 시킨 '부엌에 선반달기'를 아직도 안해서 매일 혼나고 있었음 (나도 하고 싶지만 부엌 리모델링이 덜 끝나서 달 수 없었음. 두번 일하기 싫음)
지난주말에 3달에 걸친 부엌 리모델링이 끝났는데 마님이 수고했다고 칭찬은 커녕 빨리 선반부터 달으라고 짜증냄.
본인은 소심 A형이라 잘 삐짐. 한국에서 장모님도 와 계신데 표정관리 정말 안됐음. 썩은표정으로 '선반 달려면 앙카를 박아야되는데 시끄럽고 먼지도 많이 날리고 하니 나중에 시간봐서 밤에 해줄께' 라고 했음. 그리고 삐져서 그날밤, 그 다음날 선반 안 달아주고 그냥 잠.(다른건 모르겠는데 선반 다는 일이 젤 귀찮음)
어젯밤까지 눈치보던 마님이 밤에 애들 재우고 와서 내가 게임하고 있으니 '아이 오빠~ 오늘밤에도 안 박아줄꺼야?'라고 물어봄.
난 열심히 롤 하느라 바빠서 뒤도 안 돌아보고 '나중에 해줄께' 라고 했음.
'벌써 며칠째 기다렸잖아~ 오늘밤 해줘~ 응?'
우리편 트롤 하나가 나가서 서렌치고 '알았어'하며 뒤를 돌아보니 배시시 웃는 아내 뒤로 문 옆을 지나가는 장모님이 보였음.
'장모님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하니 당황하심.
'그.. 그래 자네도 잘 자게'
'엄마 우리 뭐 좀 해야되는데 시끄러우니까 문 닫고 자'
더 당황하심.
곰곰히 생각해보니 장모님이 오해하신것 같음. 딱히 어떻게 설명하기도 뭣함... '장모님 그게 아니라요, 벽에 앙카를 박으면 시끄럽구요 어쩌구 저쩌구.... '
장모님 방에 가시고 한시간 넘게 선반달았음.(좀 많았음) 그리고 장모님이 오해하신걸 안풀고 자기도 뭣해서 소리 안나게 오해하신 그것도 하고 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