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hammer40K 소설 그냥 심심해서 갈겨봤습니다. ㅡ_ㅡ;;;
주인공은 드레드노트입니다;;
(1)
깊은 심연속의 몽환속에서 나는 계속 잠들어 있었다.
이는 마치 어머니의 양수속에서 잠겨 삶을 기다리는 태아와 같다.
차가운 금속의 몸이 내몸으로 인식된지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낯설다.
끊임없는 그 어둠속에 고요하게 잠겨있는다.
1년전이 오늘같고 내일이 예전 같으며 오늘이 먼 과거와 같은 삶에서
시간이란것은 의미 없는 것이다.
그속에서 나는 갑작스럽게 그 고요함의 종말을 맞이하였다.
"%#...%^$%^$@"
이건... 사람의 목소리다.
영원하리라 지속되던 고요함에서 들리는 인간의 목소리는 신선했다.
비록 들리는 것이 아닌 이 금속의 육신에 달려있는 청각센서를 통해 전달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듣는것과 같으리라.
"형제.%^$..#$%^&"
형제.
정말 오랜만에 듣는 아니 방금 들었던듯 언제나 듣는 듯 친근한 단어.
나는 순간 나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아니 이것이 깨닫는 다는 것인가.
오래된 고요함에서 나는 사소한 감각조차 신선하고 즐거웠다.
다시 한번 나를 고요함에서 건져내 준 목소리가 들렸다.
"형제여. 데미우스 형제. 일어나주시오. 형제여."
눈을(시각센서라지만 눈이라고 하자) 뜨자 서보암을 등에 장착한 성스러운 머신 스피릿을
돌보고 챕터의 무기고에서 봉사하는 형제-테크마린- 이었다.
입을 열어 대답을 할려다가 정작 입이 아닌 부위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쓰게 웃는다.
하지만 이 금속으로된 육체에서는 웃는다는 표현은 불가능하다.
[도....동면.....에....나...]
"170년 만입니다. 브라더 데미우스. 죽음에 가까운 안식에서 다시 일어나셔야 합니다. 형제여."
170년동안 나는 죽어있었다는 것인가.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
그 죽음같은 안식속에서 어제와 오늘 내일이 구분되지 않은 그 찰나의 세월이
170년이었다.
2천년간의 명예로운 봉사를 이어나갈 수 있지만 죽음과 삶이 구분되지 않으니
나같은 드레드노트야 말로 진정한 죽음의 천사인것인가.
[나...동면에....그분의 ....적...말살....]
생각은 많아졌으나 오랜 죽음으로 인해 나의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래서야 형제들과 전장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머신스피릿도 나와 같이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 이 육신을 움직이기 위해
이리저리 애를 쓰고있다.
[다시 깨어났다. 형제. 그분의. 적 말살인가. 크리스 형제?]
(2)
시야가 뚜렷해 졌다.
청각센서, 스피커 정상이다.
머신스피릿의 상태도 양호했고 나의 육신은 내가 원하는데로 움직였다.
테크마린 크리스가 섬세한 손길로 성유를 바르며 나의 몸을 점검하는 동안
아너피서 아머를 입은 노병이 나를 찾아왔다.
[어린(young) 테크리오스 아닌가.]
"나에게 그런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형제는 선배 뿐입니다. 데미우스 형제."
[많이 늙었군 브라더 테크리오스]
내가 죽지도 살지도 않은채 이 금속의 육신에 들어간지 몇년 되지 않았을때
테크리오스는 이제 막 수술을 마친 스카웃이었다.
이제 막 볼터를 지급받아 황제의 적을 죽일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나의 기억의 파편속에 남아있다.
기억을 잃은건 아니다 기억은 파편처럼 머리속 이곳저곳에 퍼져있다.
그 파편중 큰 파편들은 금세 건져낼 수 있었지만 작은 파편은 건져내기 힘들다.
유리는 깨지면 큰 파편은 줍기 쉽고 잘 안다치는 법이지만 작은 파편은 줍기도 어렵거니와 쉽게 다친다.
다른 신병보다도 이상하게 기억에 남은 그는 챕터의 성물 파워아머를 입었다.
카라페이스 아머를 입고 전장을 뛰어다녔던 그가 지금은 한 중대를 책임지고 지휘하는 캡틴이 된 모습은 어색하다.
나보다 더 뛰어난 형제들도 많았으나 내가 이 성스러운 그분의 기계 속에서 영생에 가까운 삶과 영원한 봉사라는 영광을 맡았을 때보다는 아니겠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늙게 만듭니다. 형제여."
[나는 그것이 멈추었지.]
이 금속육신은 시간의 흐름조차 찰나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황제폐하와 제국에 대한 봉사는 멈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형제."
이 육신은 그것을 위한 것이다.
영원히 황제와 제국에 대한 봉사를 전장에서 머신스피릿과 함께 사라질 때까지 지속 되기 위한 육신.
[맞네. 형제. 봉사는 영원히 끝나지 않네.]
"여전하시군요. 형제여. 테크마린 크리스."
"예 캡틴!"
"데미우스 형제를 드랍포드로 안내하게. 정확히 아크리바 표준시 1730시에 강하할 예정이다. 크리스 형제도 데미우스 형제를 지원한다."
"예 캡틴!"
내 왼팔에 달려있는 어썰트 캐논의 탄과 오른팔의 화염방사기에 프로메슘을 채웠다.
드랍포드에 타기 위해 복도를 거닐면서 시각센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변함없다.
한때 워프항행중 함선에 침투한 워프비스트와 전투할 때 내가 이끌던 분대원들이 화염방사기로 워프비스트를 정화할때 생긴 흔적도 그대로 였다.
복도에서 무장을 갖춘 형제들이 존경심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런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비록 이 영광이 계속 되리라 믿고 있었지만 나는 외로웠다.
저들은 단순히 내가 드레드노트라는 희귀한 유물이자 이 유물을 조종한다는 나에 대한 좀 더 효과적으로 그분의 적을 죽이기에 적절한 병기일 뿐이다.
드랍포드에 올라타고 잠시 시각센서를 끈다음 생각했다.
인류의 지배자 황제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의 분노가 적의 분노를 능가하는 것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단호한 의지와 피와 강철로서 적을 정화할 영광을 내려주시옵소서.
나는 기도했다.
[현재 시각 1728시. 1730시에 강하한다. 황제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3)
[전 대원 탑승완료. 각 드랍포드 머신스피릿 보고. 이상없음. 형제들이여 강하를 준비하라. 현재 시간 1729시. 스탠바이... 10,9,8,...]
[황제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4,3,2,1. 강하!]
스트라이크 크루저에서 분리된 드랍포드가 대기권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지만 나의 청각센서는 그러한 소음은 걸러버렸고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념은 나의 방패이오 격노는 나의 검일지어니]
채플린 베비언의 선창에 형제들이 화답한다.
[우리는 황제의 검이오 제국의 방패이니라]
[신념은 너의 등불일지어니]
[그 등불로서 제국의 앞길을 비추리라]
[이단은 나태함에서 비롯되니라]
[나태함을 경멸하고 고행을 멈추지 말지어다]
채플린과 배틀 브라더의 대화는 하나로 합쳐지고 하나의 찬송가가 되었다.
나도 입으로 그 찬송가를 따라 부르려다 그만 두었다.
[대기권 진입완료. 지상으로부터 거리 765.....]
[강화완료 2분전]
지상과 가까워 질수록 나의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나의 파워피스트로 그린 스킨을 잡아 뜯어버릴 것이다.
성스로운 포화로 적을 정화할 것이다.
적을 지워버릴 것이다.
[황제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강하완료 10초전!! 9! 8! 7! 6! 5! 4! 3! 2! 1!]
[For the Emperor!!]
엄청난 굉음을 울리며 내가 탄 드랍포드가 안전하게 강하에 성공했다.
[황제의 이름으로!!]
드랍포드에서 내린 마린들의 격노는 볼터로서 강림하였다.
죽음을 장전한 볼터는 그린 스킨의 진격을 끊었고 그들의 신의 곁으로 날려버렸다.
익숙한 소음과 광경이었다.
수많은 가드맨들의 시체와 살아남은 가드맨들의 절규와 환호.
거대한 쇳덩어리(그들의 언어로는 쵸파)든 놉이 나에게 달려든다.
"Waaaaaagh!!"
놉이 지른 소리에 수많은 오크들이 거대한 놉을 따라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항상 그렇다.
크고 강한자를 따른다.
오로지 힘의 논리로서 성장한 오크에게 나라는 거대한 황제의 주먹은 가장 이상적인 상대인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크억?"
파워피스트에 머리를 잡힌 놉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놈은 쵸파를 휘두르면서 내몸을 가격했으나 그런것에 부서질 내 장갑판이 아니다.
파워피스트의 동력을 올리자 놈의 몸부림이 더욱 심해졌으나 오히려 헛손질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파워피스트에 연결된 신경망을 통해 놈의 두개골이 부서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놈의 몸이 축 늘어진다.
나를 둘러싸고 내 장갑판을 두들기던 오크들의 얼굴에 공포가 서린다.
오크는 제압하는것이 의외로 간단하다.
가장 큰 놈을 죽이면 금세 와해된다.
놈들이 주춤주춤 물러서기 시작했다.
[Purge. Clean. kill]
왼팔에 달린 어썰트 캐논이 죽음을 쏟아냈다.
(4)
탄통하나를 비우고 새로운 탄통으로 재장전 하는 동안 나는 잠시 전장을 둘러보았다.
놉이 쓰러지고 나서 오크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나고 있었다.
형제들과 가드맨들은 환호하면서 오크들을 밀어붙였다.
나는 묵묵히 오크들을 죽였다.
가장 단순하면서 가장 효과적인 전쟁을 하는 오크를 상대하는 것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상대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압도적인 힘.
작은 그레친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지만 가드맨들의 라스건이 그런 외계 짐승들을 용서치 않았다.
[오너라 외계인! 너의 죽음이 왔노라!]
나의 분노는 스피커를 통해 전장에 울려퍼졌다.
나는 스페이스마린.
드레드노트.
황제의 주먹.
기계의 신 머신갓 옴니시아의 축복을 받은 이 몸으로 나는 수없이 세례를 받았다.
성유로.
찬사로.
그리고 적의 피로.
스페이스마린은 사제나 채플린이 발라주는 성유가 아닌 적진에 뛰어들어 적의 피와 살점으로서 세례를 받는다.
오크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우선 차리 델타 선은 지켜냈군."
"마키우스 형제가 투입된 포인트 '줄루'에서 잔존 임피리얼 가드와 방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캡틴."
최후까지 살아남은 임피리얼 가드의 장교와 지휘부가 다음 작전을 짜는 동안 크리스 형제가 나의 몸을 점검했다.
배신자 마린들의 라스캐논도 견뎌낸 내 몸이다.
"이상없습니다. 형제여. 황제와 옴니시아께 찬양을..."
세심하게 부품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던 크리스 형제는 짧게 한숨을 쉬며 대답한다.
육체는 약하다.
머신갓 옴니시아를 믿는 기계교의 교리를 따르는 테크마린으로서 그는 이 몸을 조종하는 나보다는 성스러운 드레드노트라는 기계를 더 소중히 한다.
수백의 오크를 죽이고 수만의 오크를 몰아내었다.
크리스형제는 전장에서 오크를 죽이면서 오크들이 들고있는 제국의 기계가 오크의 손에 더럽혀진 것을 보며 분노했고 그 분노를 죽음으로 표현했다.
내몸의 정비를 끝낸 테크마린은 마지막으로 성유를 바른 후 한참 테크프리스트들이 부숴진 전쟁기계들을 수리하느라 분주한 야전 정비창으로 달려갔다.
오크의 예봉을 꺽었으니 이제 남은 건 저 오크 무리를 이끌고 있는 워보스를 잡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를 비롯한 중무장한 터미네이터 분대가 딥스트라이크로 워보스와 호위 놉들을 잡는것이다.
워보스만 잡는다면 오크는 끝이다.
"데미우스형제."
한참 작전도판을 보며 임피리얼 가드 지휘관과 이야기 하던 테크리우스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듯했다.
[나를 비롯해 소수 터미네이터로 딥 스트라이크로 침투하는 것인가.]
"그럴 생각이었지만 이번 오크의 Waagh가 생각보다 크고 강력합니다. 지금 상대한 오크는 소수였습니다."
아무래도 워보스가 아닌 워로드급의 대규모 오크무리인듯 했다.
수만의 오크를 잡았으나 이게 일부분이라면 매우 심각하다.
"이 행성을 지원하기 위해 이글 워리어 챕터에서 명일 1320시에 강하합니다. 챕터 마스터께서 랜드 레이더의 사용허가를 내렸고 추가로 1중대 베테랑 분대와 프레데터까지 2120시에 강하합니다. 그리고 동면중이신 다른 선배 두분도 강하합니다."
랜드레이더같은 성물을 꺼낼 정도면 오크의 Waagh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나같은 형제까지 두명이나 추가로 지원한다니 나는 일찍히 수많은 전투를 겪었지만 한 전장에 드레드노트가 3기에 랜드레이더와 프레데터가 함께 작전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챕터에서 합동으로 실시하는 훈련에서도 그정도의 대규모훈련은 보기 힘들다.
스페이스마린은 소규모로 침투하고 적의 수뇌부를 말살한 뒤 재빨리 후퇴하는 소규모 특공부대이지 이런식으로 대규모 회전을 하는 군대는 아니다.
나의 경고센서에서 거대한 기계가 오는것이 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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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으시다면 다음편도 써서 올리겠습니다 -_-)
워햄 코리아에 자작작품에 써서 올리는중이긴한데
영 맘에 안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