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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문학] (BGM) 아주부 프로스트
게시물ID : lol_4187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그림
추천 : 8
조회수 : 102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2/21 08:58:2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ATeMG

" 많이 기다렸어? "
클템이 소주한병과 소주잔 두개를 들고서 나타났다. 말을 꺼내고 싶지만 어째선지 목에서 말이 터지질 못한다
클템이 옆자리에 털썩 하고 주저 앉았다. 말이 터지질 않으니 술잔을 따르는걸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한다.
클템은 따르자마자 바로 한잔을 들이켜버렸다. 크으 하는 신음소리가 괜시리 더 고달프다.

" 상면아 "
부르는 목소리에 대답하지 못하고 술잔만 만지작 거린다. 마음은 이게 아닌데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면서도 그럴 수 없다.

" 그때 기억나냐? 우리 윈터시즌때. "
알다마다. 그때 그 트런들 픽을 누가 잊을 수 있을까. 그 전자두뇌라 불리던 클템을 내리막길로 이끌었던 그 픽.
아마도 그때만 아니었으면 클템은 지금 클템을 대신하는 헬리오스의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하필이면 랜덤픽이 걸려서는 계속 휘둘리기만 했잖아. 결승전이라서 더 긴장되고 또 잘해야지 하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트런들을 보니까 다 무너져내리는것 같더라고 "
그랬을것이다. 클템은 괜찮다고 모두들 잘해줬다고 위로해줬지만. 정작 위로가 필요했던 사람은 클템이었다.

" 그때는 기억 나냐? CLG EU 랑 했을때. 매라가 다이애나 물어서 해설위원들도 그랬잖아 ' 매라가 꿈에나오겠어요! ' "
기억한다. 메드라이프가 신이라고 불리던 시절. 매라가 부럽기도 할정도로 매라는 정말 잘했다. 예전 생각들을 한두개씩 떠올리기 시작하자
물밀듯이 떠오른다. 좋았던 기억들도 안좋았던 기억들도 모두 떠올라서 이제는 웃으면서 넘겨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나 클템의 해설 흉내에 웃어주지 못할정도로 목구멍은 여전히 꾹꾹 막혀있다.


클템은 침묵을 이어갔다.


" 진짜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
현우형의 그 말한마디가 목구멍을 막고있던 눈물을 치켜올렸다. 울컥하고 쏟아질 뻔한걸 간신히 참아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다시 돌아오면 안될까? 그때로 돌아가고 싶으면 다시 들어오면 되잖아.
그러나 뻔한 질문이고 뻔한 대답이다. 현우형도 나도 이미 정리한 일이다. 현우형은 돌아오지 않는다. 
현우형은 해설위원으로써 잘해주고 있고 나는 CJ 프로스트의 탑으로써 남아있다. 그게 현실이고 정해진 자리다.

" 우리는 이제 정말 끝난걸까. "
현우형은 술잔을 혼자 따라서 두잔째 들이킨다.
" 민기도 상면이 너도 민성이도 롤드컵 우승 한번 해봐야하는데... 들어온지 얼마 안된 창석이랑 호산이도 시즌 우승은 한번 시켜줘야하는데.... "
고개를 숙인다,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울음을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와서 고개를 들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보일까봐 고개를 숙인다.

" 상면아 "
현우형이 또 한번 이름을 불렀다

" 이제 우리 시절은 다 지나 갔나보다.  민성이도, 민기도, 나도. "
왜 그런말을해 다시 잘할 수 있어 

" 진짜 영원할 것 같았는데. 아주부 프로스트가, MIG가 세계 최고의 팀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았는데. "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펑펑 운다. 현우형은 그런 나를 바라보면서 웃는다.

" 미안하다. "
미안해라는 말을 들으니 현실감이 들었다. 무슨의미의 미안하다는 뜻일까. 왜 현우형이 미안해 해야하는걸까. 
이대로 울고만 있다가는 정말로 현우형이 가버릴 것 같았다. 위로라던지, 무슨 말이라도 해야될것 같은데. 아무런 말도, 할일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디서 부터 잘못됐을까 잘못된지점을 알면 고칠 수 있을까. 정말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건가.

우리는 이제 정말 끝난걸까.

상관 없다. 그냥 모두 모여서 팀랭 한판도 지더라도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그때면 된다. 그러면 족하다 현우형은 아주부 프로스트의 정신적 지주로,
나는 아주부 프로스트의 탑으로, 모두 제자리를 지키고 제 역할을 해주며 웃는 그런 팀으로 돌아가서 서로 웃으면 된다 그러니까 제발.
말을하려니 목이 아파온다 목이 찢어질것같다 그래도 말을 해야했다 다시 하자고 다시 돌아오라고 목을 쥐어짜내어 말을 한다.
" 그러니까 형. "








꿈에서 깬다.
현우형이 사라져 버렸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검은 방이 당황스럽다. 그러나 이내 익숙해진다.
결국 나는 꿈에서 마저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꿈에서라도 좋으니까 그냥 우리랑 같이 있어달라는 그 말이 이렇게 어려운걸까.
이게 꿈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지만. 뺨위로 흐르는 눈물은, 
꿈에 있을때보다 더 생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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