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좋은 여름날 저의 출근길 풍경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요, 편도로 약 30분 정도 걸립니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재빨리 롯데 경기 틀어놓고, 도시락 준비하고 화창한 날씨에 자전거를 끌고 나오니 정말 기분이 상쾌하.... 긴 뭐가 상쾌합니까?
왕복 1시간 동안 헥헥거리고 자전거 끌고 다닐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자전거 도로 집어넣고, 차로 이동하고 싶지만, 더 이상 방치하다간 배가 무릎까지 내려올 기세라서 별 수 없이 자전거를 끌고 갑니다.
저희 동네입니다. 더블 가라지에 1,800sqft에서 2,000sqft의 단독주택들이 주를 이룹니다.
쓰레기 버리는 날이라서 집집마다 파란쓰레기통이 보입니다.
일주일에 1번씩 쓰레기를 내 놓으면 가져갑니다.
부동산 철칙 중에서 "좋은 동네에 가장 안 좋은 집을 사라."라는 원칙이 있다는데, 그 원칙에 의하면 저희는 집을 잘 얻은 것 같습니다.
동네에서 제일 작고 후지기 때문입니다.
친구에게 집 위치 설명할 때는 편합니다.
"야.. 거의 다 왔어. 네가 이야기한 골목이야"
"어, 그럼 한 눈에 봐서 제일 작고 안 좋아 보이는 집 찾아 봐."
"야... 장난치나? 그렇게 해서 어떻게 찾... ... 잠깐만 찾은 것 같다."
"응, 그 집 맞다. 빨리 와라"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에 걸린 김에 찍은 도로풍경입니다.
조금 이른 아침이라서 차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이 동네에서 제일 바쁜 도로 중의 하나입니다.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흙길로 가느냐? 아스팔트로 가느냐?
보통은 자동차 매연과 같이 달리기 싫어서 흙길로 가지만, 며칠 비가 와서 흙탕물이 튈까 봐 아스팔트로 달렸습니다.
흙길로 갈 때의 단점은 길에 온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간, 이빨에 고추가루 끼 듯이, 바퀴 사이에 오리응가가 끼일 수도 있습니다.
며칠 비가 주춤하기 때문에 오늘은 흙길로 가도 될 것 같습니다.
...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흙탕물 뒤집어 쓰고 회사 도착했습니다.
회사가다 보이는 호수입니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너무 작아서 쑥스럽지만, 그렇다고 욕조라고 부를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저 멀리 오리들이 아침세수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대학이 하나 있고, 그 대학을 중심으로 Technology Park라고 있는데, 그 Park에 산학협동을 위한 많은 업체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다른 오리 무리들입니다. 여기서는 오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기러기라고 하네요. 캐나다 구스라고...
오리인지, 거위인 지, 기러기인지... 제가 윤무부 박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충 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놈은 오리로 퉁 칩니다.
아기오리라고 하기에는 조금 큰 청소년 오리들이 풀뜯어먹고 있고, 큰오리 4마리가 지키고 있습니다.
질풍노도의 무리들을 잘 이끌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옆에만 가도 우루루 도망가더니, 이렇게 새끼들이 있으면 옆에 가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꽥꽥거리면서 위협을 합니다.
역시 동물세계에서도 여자는 무섭고, 어머니는 효도르입니다.
그런데 이놈들이 누구한테 꽥꽥거려... 집에서 아내에게 잔소리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쌓이는데...
확 잡아서 유황오리, 아니 유황기러기를 해 먹으려다가 출근길이 바빠서 그냥 갑니다.
어제 보았던 달팽이입니다. 비가 오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이렇게 인도를 횡단합니다.
왜 그런 지 모르겠습니다. 어저께 보았을 때보다 약 15cm 떨어진 지점에서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오늘은 다행히 못 봤지만, 정말 많은 동물들이 인도변에 차에 치여 죽어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너구리, 다람쥐, 고양이, 토끼 등등등...
만약에 스컹크가 죽어 있다면... 그 주변은 전멸입니다. 냄새가 아주 그냥... 열흘치 변비방구는 향수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시 멀리서 찍어본 공원전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애마, 적토마, 아니 청토마입니다.
작년에 중고사이트를 통해 60불이었는데, 20불 깎아서 40불에 샀습니다.
이름은 청토마이지만, 정말 느립니다.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도 장바구니를 앞에 단 아주머니, "후아, 후아" 하는 소리를 내시는 할아버지 등이 쓍하고 제 자전거를 추월해 갑니다.
이상 평범한 캐나다직장인의 평범한 출근길 풍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