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런재주 없으니 음슴체로 쓰겠음
어버이날 근사한 저녁먹고 전철타고 오는길이었슴
10시쯤? 늦은 시간이라 꾸벅꾸벅 졸고있는데
갑자기 문열리는곳 쪽에서 여자가 버럭 화내는 소리가 나서 무슨일인가 하고 봤더니
커플인듯 보이는 남녀가 서로 싸우고있었음
자세히 보니까 싸운다기보다는 여자는 화가 잔뜩나서 소리지르고 있었고
남자는 뭐가 좋은지 싱글싱글 웃으면서 (의성어로 표현하면 히히) 여자를 껴앉고있었음
0.3초간 치한인가? 생각했는데, 커플룩에 여자가 말하는걸 들어보니 커플이 확실해보였음
어디서 한잔하고온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열차칸이 쩌렁쩌렁 울리게 소리지르고있어서 사람들이 다 그쪽을 쳐다보고있었는데,
여 : 나 내릴거야!
남 : 안돼, 다음역에 내려(계속 다음역이라고만 함)
-다음역-
여: 나 진짜 내릴꺼야!
남: (억지로 껴앉고 히히거리면서) 안돼, 다음역에 내려
이런식으로 네다섯 정거장 정도 시끄러운 실랑이가 계속되고
여자는 거의 울먹거리다가 집에서 전화가 왔는지 "엄마 XX가 자꾸 못가게 안놔줘" 라고 하고 "내릴꺼야"를 온갖 욕을 섞어서 난리를 쳤지만
남자는 초지일관 "히히 못가!"를 시전하며 계속 여자를 껴앉다가
결국 남자가 내릴 역에 다 와서야 둘은 내렸음
보니까 반지도 꼈고 둘다 멀쩡하게 생겼는데 왜 저러나 싶었음
그나저나 역시 김화백님은 실화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구나 싶어서 새삼 존경심이 생겼음
음, 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히히 추천하기 전까진 못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