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담양 죽녹원에 다녀왔습니다.
요 며칠 새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어
나도 힐링이라는 걸 좀 해보자 하는 생각에 찾아갔습니다.
일요일 낮이라 그런지 아직 옷깃을 여미는 날씨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힐링은 커녕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도 제대로 못 듣고 있었어요.
그렇게 흥흥- _-^대며 걷다가 눈앞에 나타난 안내판에 발길을 멈췄습니다.
2007년 5월 17일.
벌써 5년도 더 된 날짜네요.
5년 전 어느 날, 두 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 길을 걷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 때까지 깽깽대고 있던 내 자신이 조금 쑥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조금 오그라들지만, 새삼 찡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승기 연못을 안 가고 이 두 분이 걸었던 대나무숲 샛길을 걸었습니다.
다른 산책로보다 더 좁고 구불구불하고 바닥도 울퉁불퉁한 길.
그러나 그래서인지 오히려 아무도 없어 많은 생각을 잘 정리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곧게 올라 뻗은 댓줄기...바스락대는 댓잎소리...
여러모로 안타까웠던 분도 생각이 나고
어쩌면 그래서인지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는 분도 생각이 나고..
흠...그랬습니다.
아무튼 명소 안의 명소라고 해야 하나...혹 죽녹원 가시는 분들은 꼭 걸어보세요.
저는 이번에 깜박해서 부재자 신고를 못한 관계로
18일 광양에서 서울까지 올라가 다음 날 투표를 해야 합니다.
솔직히...지금까지 조금 흔들흔들 했었으나- _-;;;;;;;;
꼭 갑니다.
약속!
헤헤.
마무리는 죽녹원 변태 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