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32487
김지하를 비난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으나
시인 김지하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안도현의 작품을 비판이 아닌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작품은 소중한 가치를 지닌 문학작품이다.
그러나,
안도현에 대한 뉴데일리 박성현 칼럼은 도가 지나쳤다.
'안도현은 실력으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그 시가 종친초(종북, 친북, 떼촛불 혼합체) 문화권력의 입맛에 맞았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다.
그는 애초, 종친초 문화권력이 띄워낸 3류 시인에 지나지 않는다.' - 뉴데일리-
안도현의 시가 그때부터 유명해졌다?
박 칼럼의 말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 근처에서나 인기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최소 7차교육과정에서부터 수록되었다.
김영삼 정권 말엽에 교과서 수록이 고려되었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 이전부터 문단과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이러한 그의 작품활동을 오로지 정치권에 기생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뒤는 더욱 가관이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는 거의 화장실 낙서 수준이다.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
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 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진실로 뜨거운 사람이었던가?
전교조 건물 화장실 벽에 끄적거려 놓으면 딱 좋은 시다.
사람들에게 막연한 죄책감/연민을 강매한다.
죄책감과 연민을 억지로 퍼뜨리는 것—이것이 종친초 문화권력의 선동 전술이다. ' - 뉴데일리-
전교조 건물 화장실? 막연한 죄책감? 연민? 강매?
이 기사에서 안도현은 '연탄재 컴플렉스'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시 두 편에 동일한 모티프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왜 시인 안도현을 이야기할 때 단 두 작품으로만 그를 재단하려 하는가.
그의 시집 한 권이라도 다 읽고 이런 소리를 하는가.
그는 민중시와 서정시를 아우르는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단지 시 두 편을 보고 '싸구려 연민, 연탄 컴플렉스'라고 비난하는 것이 옳은가.
한 작가의 경향은 그가 써내려간 작품의 처음과 끝이 다르다는 것은 극명한 사실이다.
긴 세월을 살다 간 서정주도 생명파에서 전통서정에 이르기까지의 작품경향은 다양하다.
김지하도, 안도현도 작품경향은 다양하다.
왜 그들을 한 가지 얼굴을 가진 작가로만 파악하는가.
'안의 시는 싸구려다.
가짜다.
인기와 영향력을 탐하는 장삿속이다.
안의 지겨운 시가 떠받들여 졌던 것은 오직 [종친초 문화권력] 덕분이다.' - 뉴데일리-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인이란 사람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소리죽여 울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가장 먼저 울고
가장 나중까지 우는 사람들이라고.
세상 가장 아픈 상처를 함께 아파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기에 시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박정희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낮은 자를 위한 목소리를 내었던,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시인'김지하의 작품도
시대의 아픔에 '눈발'로 찾아가자던 '시인'안도현의 작품도
너무나도 소중한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손이 떨린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
내가 교사의 꿈을 갖게 한 시인,
문단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시인의 작품세계가
'참여시'와 '민중시', '서정시'도 구분못하는 한 칼럼니스트에게 '강간'당하는 모습을 보아
도저히 잠이 오지 않는다.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김지하, 안도현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좋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을 폄훼하려는 짓은 이를 악물고 욕을 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