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내용인지라 하오체로 함을 양해바라오
본인은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서 사회과 교사로 근무하고 있소
금일이 만우절인지라
사극의상대여업체에서 홍곤룡포를 빌려 학교에 입고 출근하였소
스스로 짐이라 부르며
조선의 제 28대 임금 헌조(본인 이름자 마지막 자가 헌 이오)라 칭하니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더이다
본인도 흐뭇하고 기뻤소
사진은 교실에 가 보니 아무도 없어
운동장에서 수업 기다리던 아이들을 찾아 정겹게 담소 나누던 장면이오
초상권을 우려하여 멀리서 찍은 사진 한 장만 올리오
하필 그 때 운동장에 먼지 날린다고 물 뿌려주는 차가 들어와서
운동장에 오래 있지 못하여 안타깝소
이 또한 학창시절의 즐거움이 아니겠소
본인 또한 몹시 즐거운
교직생활의 추억이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