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이었을거에요.
공무원 면접 봐놓고 혹시 떨어질지도 몰라
주간타임엔 편의점 알바하고, 야간타임엔 치느님 수송하며
알바 두탕씩 뛰던 조마조마한 시절..
아무튼 지금은 게을러 터지고 의욕도 없는 아재지만
4년전의 저는 의욕넘치고 부지런하며
받은 건 꼭 되돌려주고 싶어하는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이 편의점이 주유소랑 같이 붙어있었는데,
주유소 규모가 꽤 커서 정직원도 세명정도 있고
알바도 세네명 쓰는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꼭 이 주유소 정직원 중 한명이 주간 제 타임 때
비타오백 같은 음료수나, 레츠비 캔커피 같은 마실 것들을
날마다 사러 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알바를 하고 있고,
본인은 정직원이라는 우월의식 같은 게 있었는지
꼭 저한테 "얼마냐?" 라며 반말을 하고
꼭 손을 내밀어도 카드를 카운터에 툭 던지며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짓을 자주 했습니다.
한 일주일 그러다 보니 너무 짜증나서...
"저.. 반말 좀 안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카드도 손에다 좀..."
- 야 내가 여기 사장님이랑 잘 아는데, 알바가 손님한테 그러면 되냐? 주는대로 받아야지.
오는 대답이 딱 이모양이니 더 말 섞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무대응 무응답으로 그냥 묵묵히
제 할일만 했습니다.
반말을 하든 카드를 던지든.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근데 이 주유소 직원이 하나 간과하고 있던게....
저는 자가용을 타고다니며 알바를 두탕 뛰고 있었거든요.
편의점 알바는 어차피 한달만 하기로 약정하고 들어간 거였고....
생각해보니 최저시급 2500원 받았었네요. 성질나...
딱 알바를 관두는 날 다음날,
치킨 배달 알바하러 가는 길에 일부러 그 주유소를 들릅니다.
일부러 그 예의없는 정직원서 있는 주유기 앞에 섭니다.
"안녕하십니까. 얼마 넣어드릴까요?"
-(카드를 검지와 중지로 집어 내밀며) 만원.
"네???? 만원이요????"
-그래. 만원. 왜?
저를 알아보고나서,
그 때의 당황스럽고 똥씹은 듯한 표정은 잊을 수가 없더군요.
사실 그렇게 하고나서도 분이 안풀려 만원씩 주유하러 몇번 더 갔습니다만, 세번 이후부터는 차를 알아보고 일부러 피해버리더라구요.
아무튼,
알바도 일 그만두는 순간 손님입니다.
잘해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