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항까지 도보여행을 했었는데요.
이번엔 자전거여행을 하고싶어서 다녀와봤습니다.
겨울에 북쪽으로, 여름에 남쪽으로 가는게 결코 의도적이었던건 아닙니다.
어쨋든 숙박비를 아끼려고 텐트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갔기에 부피가 상당했지만 친구가 자전거 트레일러를 가지고 있었기에 왠만큼 무게가 되는 것까지 죄다 실을수 있었습니다.
아산(온양온천역)에서 출발해서 부여-정읍-광주를 거쳐서 나주까지 갔는데 속도계를 확인해보니 대충 300키로 조금 넘게 달렸다고 나왔습니다.
평균 속도는 시속20키로. 물론 오르막길은 너무 덥고 힘들어서 끌고 올라갔습니다.
셋째날인가 넷째날인가..1번국도 따라서 장성읍 거쳐서 광주역까지 가는 길이 100키로가 조금 넘었는데, 힘들어서 절로 쌍욕이 나오더군요--; 짐이 무게가 제법 되는지라..특히 싸구려 자전거에 짐받이까지 달고 묵직한 가방을 실으니 무게가 엄청나더이다.
나주에 도착해서 친구랑 상의해본 결과, 너무 거리에 쫓겨서 달리기만 하면 재미없다.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가보자라는 의견으로 합의. 일단 담양으로 가서 그 유명한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을 감상했습니다.
담양의 명물 떡갈비를 먹어보려 했지만 1인분에 19000원인데다가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단 말에 포기.
대나무통밥(10000원)을 하나씩 먹어봤는데 맛있었습니다.
모텔에서 에어컨 빠방하게 틀고 또 어딜가볼까..고민하다가 문득 바다가 보고싶어지더군요.
충동적으로 바로 충남 보령 -> 대천항으로 간 뒤에 '호도'라는 섬으로 가는 배편을 끈었습니다.
1시간정도 배를 타고 가서 도착했는데, 동해와 달리 바다냄새도 별로 안나고 물도 깨끗한데다가 사람도 별로 없는 조용한 섬이었습니다. 대만족!
해변 근처의 안쓰는 수족관 모아둔 공간을 섬주민분에게 전화해서 양해를 얻어 텐트치고 베이스 캠프로 삼았습니다.
파도소리가 메아리치고..앞에서는 삼겹살 굽는 소리가 지글지글..
밤에는 꽃게 잡으면서 놀고..^^
비록 샤워장이 고장나서 못 씻고 잤지만 정말 최고로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일주일동안의 여행은 조용한 섬 호도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는데요.
다음 여행은 과연 언제가 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