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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에서 등장하는 아이누 관련 캐릭터 일람.jpg
게시물ID : animation_411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쿠샤인
추천 : 13
조회수 : 1774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7/03/16 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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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이누(Ainu) 민족의 아이누는 말 그래도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다른 민족에게는 아이누로 자칭하고 자기네들끼리는 우타리(Utari, 동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아이누족은 원래 일본 열도에 선주하던 조몬(繩文)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민족으로 일본 열도에 살다 야요이(彌生)인으로 대표되는 한반도계 이주민들에게 밀려나거나 흡수되어 점차 홋카이도로 쫓겨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홋카이도마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 편입되면서 아이누족은 그들의 문화와 관습을 잃어버리고 일본어와 일본식 사고를 강요받게 되었구요. 이후 이런저런 차별을 받아오다 2008년에 아이누족이 일본에서 정식으로 '선주민' 으로 인정받으면서 점차 아이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일본 애니나 만화에서는 아이누 관련 캐릭터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대체로 아이누 민족은 지역에 따라 4가지로 구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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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동북지역에 살던 도호쿠(東北) 아이누
2. 홋카이도(北海道) 아이누
3. 사할린(가라후토 樺太) 아이누
4. 쿠릴(치시마 千島) 아이누

위 지도는 아이누 민족의 세력범위를 보여주는 지도인데, 지도를 보시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일단 일본 애니에서 등장한 아이누계 캐릭터를 지역별로 세분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도호쿠 아이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일본의 간토(關東)와 도호쿠 지방은 원래 아이누인의 터전이었지만 헤이안 시대 이후 조선시대 4군 6진처럼 대대적인 개발이 시작되면서 에조 혹은 에미시로 불리던 아이누족은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고 결국 도호쿠 지역의 아이누는 학살과 강제통혼, 동화정책 등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아이누보다 더 일찍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아이누어의 4대 방언인 홋카이도, 사할린, 쿠릴 아이누어의 경우에는 그래도 자료가 꽤 남아있는데 정작 도호쿠 아이누의 경우 지명과 몇몇 단어 외에는 자료가 없어 다른 아이누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안습).

아시타카&산(모노노케 히메)
네, 작중에는 에미시로 나오는 아시타카와 원령공주인 산입니다. 원래 모노노케 히메는 아이누족의 신화 중 흰 개와 세 아이의 설화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인데요. 원래 흰 개와 세 아이 설화는 아이누 신화 중에서도 자료가 적어 별 내용이 없었지만 모노노케 히메의 대흥행으로 지금은 누구나 아는 유명한 설화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에미시가 원래 일본 열도의 선주민이고 아시타카와 산이 결혼해서 낳은 자녀들이 아이누인의 시조가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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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도리 마치(쿠마미코)
딱 봐도 복장이 아이누 느낌이 나는 마치입니다. 지역도 도호쿠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도호쿠 아이누를 모티브로 했음을 잘 알 수 있죠. 하지만 작중 3화에서 주인공 마치가 무녀복의 기원에 대해 물어보던 중 "아이누는 홋카이도에 있는 거 아니었어?" 라고 물을 정도로 도호쿠 아이누 자체가 존재감이 없습니다. 나중에 사촌오빠 요시오가 아이누는 도호쿠에도 살고 있었고 작중 배경인 쿠마데 마을도 원래는 아이누의 취락이었다고 설명해주긴 하지만요.

-홋카이도 아이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홋카이도는 혼슈에서 밀려난 아이누 민족의 주된 거주지였고 일본의 영토로 편입된 지 얼마 안되서 아이누 관련 캐릭터들은 주 무대가 홋카이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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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코루루/리무루루/레라(사무라이 스피리츠)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의 인키캐릭터인 나코루루 및 자매들입니다. 사무라이 스피리츠가 93년도에 발매되었으니 사실상 일본 최초의 아이누 여캐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제작자도 또한 아이누 문화를 알리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기술도 아이누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인기캐릭을 2탄에서 죽여버리는 바람에 결국 팬들의 항의가 속출해서 그 이후로 계속 과거편만 다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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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리무루루는 나코루루의 동생으로 원래 계획으로는 2탄에서 나코루루가 죽은 뒤 동생 리무루루가 언니의 의지를 이어받는 식으로 하려고 했다가 나코루루의 인기가 너무 커서 무산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인기가 있고 실제 게임상으로는 언니를 좋아하는 사이라고 하네요.(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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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라는 원래 나코루루의 다른 캐릭터였다가 역시 마찬가지로 인기를 얻으면서 별도 캐릭터화된 사례입니다. 이 처자는 반대로 동생인 리무루루를 좋아하고 있죠. 작중에서도 나오지만 아이누어로 레라(rera)의 의미는 '바람' 입니다. 위의 나코루루가 매와 같이 있다면 이 아가씨는 시크루란 이름의 늑대와 같이 다니는데 밑에 나오는 아시르파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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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고향은 카무이코탄(kamuykotan, 신의 마을)인데 카무이코탄이라는 지명은 북해도에서 간간히 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아사히카와(旭川) 인근의 카무이코탄(神威古潭)을 무대로 삼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실제 아사히카와 시의 카무이코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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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호로&피리카(샤먼킹)
샤먼킹에 나오는 요우의 친구인 샤먼 호로호로와 그의 여동생 피리카입니다. 홋카이도 출신이고 정령으로 코로포쿠르(아이누의 머위정령)을 삼고 있죠. 호로호로의 원어인 포로(poro)는 아이누어로 '큰, 많은' 이라는 뜻이고 본명인 호로케우(Horkew)는 늑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누어 피리카(pirka)의 의미는 '좋은, 아름다운' 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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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르파(골든 카무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골든 카무이의 아시르파입니다. 아시르파는 아이누어로 asir(새로운)+pa(해)로서 새해를 뜻하는 말입니다. 일본식 이름인 아스코(明日子)는 아시르파를 의역한 것이구요. 여타 아이누 캐릭과 달리 푸른 눈을 띄고 있어 혼혈의 가능성이 있는데 작중에서도 히지카타가 아시르파를 보고 러시아계 혼혈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쿠릴 아이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원래 쿠릴열도는 아이누의 거주지였지만 러시아와 일본이 땅따먹기하는 와중에 영유권이 몇차례나 바뀌었고 결국 아이누족은 1910년대에 모조리 홋카이도로 강제이주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지금은 러시아 땅이 되어 상당수가 군사적인 이유 등으로 무인도화되었고 몇몇 섬에는 러시아인이 살고 있죠. 일본은 쿠릴열도 중에서 홋카이도와 인접한 4개 섬(에토로후, 쿠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서 러시아와 갈등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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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카무이(고바야시네 메이드래곤)
아이누어로 '칸나(kanna)' 는 위쪽을 뜻하는 말이고 '카무이(kamuy)' 는 신을 뜻하는 말입니다. 즉 '(하늘)위의 신' 으로 아이누 신화에서는 번개의 신(雷神)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죠. 복장도 또한 아이누풍의 복장을 하고 있고 작중에서 전기를 통해 마력을 얻는 걸 보면 번개신을 모티브로 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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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캐릭이 왜 쿠릴 아이누와 관련이 있나구요? 일본어 위키백과에서 고바야시네 메이드래곤 항목 중 칸나 카무이 편을 보면 쿠릴 열도의 우시시르(Ушишир) 섬 출신이라고 나오는데 이 섬이 쿠릴 아이누의 성지이자 칸나 카무이가 직접 만들고 강림한 곳이거든요. 참고로 우시시르의 유래는 아이누어로 우세이(usey 온천)+시르(sir 땅), 즉 온천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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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시르 섬의 절경 중 하나이자 칸나 카무이가 직접 강림한 성지인 끄라테르나야(Кратерная) 만

이상으로 대충 살펴보았습니다만 주로 아이누 캐릭터는 홋카이도나 도호쿠 출신이 많고 사할린이나 쿠릴 아이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사할린과 쿠릴열도는 자료가 부족하고 현재 러시아의 영토인만큼 아무래도 다루기가 민감하니 나올 일은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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