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까지 내용 정리해봤어요 ㅎㅎ
뒷내용이 너무 궁금합니다.
능력자 분들이 뒷내용 이어주셨으면...
http://todayhumor.com/?humorbest_581794
언제부터였을까
모든건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
---
수많은 미사일로 하늘을 가득채우던 그 날
불길에 휘감기며 비명만이 들려오는 황폐해져버린 대지위에 흘러내리던 붉은피
그 날을 기점으로 인류의 멸망은 시작되었다
---
바다는 마르고, 땅은 갈라지고, 모든 생명체가 멸종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매마른 황야. 높은 암벽 위에서 한 무리의 거친 사내들이 손에는 무기를 들고 협곡 밑을 내려다보고 있다. 협곡 사이로는 한 자동차가 홀로 달리고 있었다. 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오른손을 들자, 거친 사내들은 황야에서 홀로 달리는 자동차를 향해 바이크를 타고 질주한다.
"이얏호-!"
"으하하하하!"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저항할 새도 없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들이 차 안을 약탈하기 시작한다.
"우히히히, 물이다!"
"먹을 것도 잔뜩 있어!"
차 트렁크에서는 돈다발이 한가득 나왔다. 한 사내가 그것을 허공에 흩뿌린다.
"이런 것까지 갖고 있다니. 이젠 뒤 닦을 종이로도 못 쓰는데 말이야!!"
그렇다. 바야흐로 폭력의 시대. 세상은 다시 폭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변했다.
그렇다. 폭력이 지배한다는 것은 곧 힘은 권력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적어도 나의 아버지는 그 권력이라는 놈에 먹혀 사람을 벌레죽이듯 죽이던 이른바 '휴먼킬러'였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일이지만 그때 그 당시에 내가 뭔가에 홀린것인지, 눈을 뜨니 아버지와 어머니로 추정되는 고깃덩이들이 방 전체에 피와 함께 사방으로 퍼져있었다. 고개를 내려보니 내손에는 산탄총이 들려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천천히 손을 올려 얼굴을 만진다.
볼에는 칼에 긁힌 상처가, 왼쪽눈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아픔따윈 없다. 눈안으로 손가락이 들어가는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주변으로 손을 옮긴다.
아마 손가락은 내 눈에서, 내가 죽인 저 두명에게서나온 피로 범벅이 되어있겠지
그런 생각으로 입을 매만졌다.
나는 웃고 있었다.
---
"휴먼킬러라면서 아버지 언제나 아버지가 말하던 그 광기는 어디갔수?"
난 방에 흩어진 고깃덩어리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나의 왼쪽 주머니에 들어있는 담배를 하나꺼내물며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밖은 그 날이후 언제나 구름으로 태양을 가리고있었다
언제나처럼 창밖은 비명소리만이 들려올뿐이다
"이제 나도 슬슬 나가볼까?"
창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던 나는 담배를 고깃덩어리에 던지며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이 죽은 그 집을 벗어나기시작하였다
---
사방은 창백하다. 그날 이후 하늘에선 회색 재가 눈 대신 내리며 세상을 뒤덮었다. 나무들은 푸르름을 잃은체 앙상하게 말라죽은지 오래였다.
차들은 녹슬고 버려진 체, 바람에 삐걱거릴 뿐이었다. 한때 가족을 품었던 집들은 이제,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도 없다고 해서 섣불리 빈집에 들어갔다가는 그날 저녁은 이터(eater)들의 식탁위에서 뒹구를 것이 뻔하다.
'부르릉, 부웅'
부드러운 중저음과 함께 이제는 유일한 아버지의 유품인 할리 데이비슨이 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려가기 시작한다.
방치된 차들을 피해 달리다보니 어느새 기름이 떨어져간다. 잠시 주변을 살펴보니, 저 멀리 주유소 간판이 보인다.
더불어 주유소 안의 사무실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고 있었다.
갈것인가? 말것인가?
---
'어짜피 기름도 필요했어..'
작은 되내이며 주유소 먼 곳에 할리를 세웠다. 할리를 탄 채 가까이 접근하면 먼저 발견될 수 있으니까. 숟가락을 든 것보다 익숙하게 몸을 낮춘 상태로 장비를 점검했다. 확실한 준비없인 내일도 없으니까.
-사박사박
낙엽이 쌓인 도로 옆 숲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혹시 나뭇가지라도 밣진 않을까 잔뜩 예민해진다. 구형 M-16 소총을 잡은 손에서 축축한 땀이 흐른다. 주유소까지 이렇게 멀었나?
'근접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사방의 소리보단 자기 자신의 소리지'
문득 아버지란 인간의 조언이 떠오른다. -참나. 그렇게 잘난 인간이 왜 나한테 죽었지?- 숲의 마지막 나무를 지나쳤다. 80걸음.
'휴먼 킬러는 군인이지. 정확하게 말하면 용병이야. 용병은 도시 문명의 시작과 함께 시작됐어. 현대 국가가 완성될 때까지 우리는 항상 문명과 함께 였어.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도시에 있었고 우리는 숲에 있었다는거야.'
숲을 지나쳤지만 지겹도록 익숙한 숲 냄세가 이어진다. -그냥 도시에 적응하지 못한거 아냐? 솔직히 그 날이 오기 전에도 그저 그런 인간이였잖아.- 주유소 간판이 선명하게 보인다. 50걸음.
'망할 새끼야! 왜 장비에 기름칠 안해놨어! 관리를 안해주면 니 새끼 애비가 나가서 뒤진단 말이야!"
일부러 칠해둔 페인트처럼 잔뜩 녹슨 트럭 2대가 주차되어 있다. -씨발, 그래서 날 그렇게 때린거야? 기름칠 할려고? 나가서 뒤지지 말라고?- 트럭 뒤에 몸을 숨기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20걸음.
'전투가 시작되면 절대 앉아서 쉬지마. 다친줄 알고 먼저 죽이려 드니까. 대가리에 총알이 박혀도 서있어. 거기서 죽더라도 그게 더 멋있으니까.'
몸을 숙을 상태로 재빨리 주유기로 이동했다. 아직 주유소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당신이 멋있는 줄 아나 본데, 단 한번도 멋있었던 적 없었어. 그냥 역겨운 새끼였지.- 혹시라도 들킬까 누에고치처럼 몸을 움추렸다. 10걸음.
'상대에게 발각되지 않으려면 나 자신을 죽이는 수 밖에 없어. 심장소리도 들을 수 없게 시체처럼 있어. 그래야 네가 살아.'
숨을 멈춘 상태로 재빨리 창문쪽으로 이동했다. 들켰을까? 잠시 귀를 기울였다. -나도 당신이 시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제 시체가 되었지만.- 창문 사이로 인기척이 들린다. 다행히 눈치 채진 못한 것 같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0걸음.
'적을 발견하면 눈이 마주치기 전에 쏴. 그래야 니가 살아. 그리고... 그래야 덜 슬퍼.'
몸을 돌리며 빛처럼 일어섰다. 의식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총을 겨눴다. 주유소를 안을 확인하는 순간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씨발. 이터(eater) 새끼들!"
---
"뭐여 혼자왔네?"
이터중 한명이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먹히러온것은 처음이지 자 먹혀보자"
그는 그말과 함께 자신이 들고있는 칼을 흔들며 다가온다
'제발 제발 빌어먹을 몸아 움직여라'
난 방아쇠를 꽉진손을 쳐다보며 생각한다 하지만 긴장된 손은 힘이 빠진듯 움직이지않았다
"자 쫄지말고 이라와봐 꼬맹아"
그는 나에게 그말을 하며 더 다가왔고
"어이구 꼬마를 그렇게 놀리지마라 오줌지릴라"
"안 아프게 한입에 먹어줄게 꼬맹아"
"크흐흐흐흐하하하하하 먹이다 먹이"
다른 이터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며 이야기한다
"씨발 움직이라고!!!!"
소리치며 욕을하자 몸이 그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탕
"크윽 젠장"
아깝게 빗나간듯 어깨를 부여잡고 이터가 소리지른다
"시발 족쳐!!!"
이터들에게 어깨를 맞은 이터가 소리친다
그러자 이터들이 움직인다
"시발 죽이자!!!!"
"사냥 사냥시간이다!!!!"
탕
탕
쿵
쿵
"젠장 시벌놈 칼전이라고!!!"
탕
쿵
정확히 한명씩 총소리가 들리면 바닥에 엎어지기시작하였다
그들이 엎어지는 소리는 나의 온몸을 돌며 소름끼칠만큼 즐거움을 느끼게해준다
"젠장 빌어먹을 꼬맹이!!!!!"
자신의 동료가 쓰러지는것을 본 처음 총을 맞은 이터는 나를 노려보며 소리친다
"왜 동료가 죽은건 처음이지?"
난 그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씨이발 개새키 내가 널 죽여버리겠어"
이터는 나를 노려보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의 욕은 나를 더욱더 즐겁게 만들어준다
"난 참 빌어먹을 놈의 자식이 맞긴하군"
희열이 느껴지는것을 느끼며 이야기한다
"난 말야 아부지의 이말을 해보고싶었어 잘들어봐 난 이런 적이좋더라 죽은 놈 그리고 이제 죽을놈"
아버지가 언제나 사냥을 끝마치면 하는 말을 이터에게 전해주었다
"젠장 그놈의 자식인건가?"
이터는 아버지를 아는듯하였다
"그래 맞아 그리고 안녕"
탕
털썩
이터의 머리에 총알 구멍을 내준 나는 천천히 주유를 위하여 주유기로 걸어가기시작하였다
---
이때 주유한 기름의 양을 구하시오
"까고 있네."
주유기에 쓰여진 낙서를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계가 이렇게 되기 전, 어지간히도 할 일 없는 사람이 적은 글씨같다.
주위에 굴러다니는 기름통 중 그나마 멀쩡한 것을 찾아내 주유기에서 꺼낸 기름을 담았다. 기름을 담으면서 생각했다. 어쩌다가 이런 세계가 된 것일까. 옛날, 교통사고보다 길에서 총 맞아 죽는게 더 어려웠던 그 시절은 어땠을까. 살인이란 끔찍한 사이코들이나 하는 짓으로 인식되었던 그 세계는 지금보다 좋았을까. 최소한 살기 위해 인간을 잡아먹진 않았겠지.
잠시 감상에 빠져있다 기름통을 내려다보니 반 정도 밖에 차있지 않았다. 더 채우려 했지만 주유기엔 더 이상 남은 양이 없었다.
---
'부르릉'
텅빈 눈안에서 고인 땀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슬픔에 무게를 견디지 못해 흘러 내릴때 쯤이었을 것이다.
-치지직...생...치지직.....
그날 이후 비정상적이된 전자기장의 변화로 모든 전파가 차단됬다는 것이 세계에 알려진 마지막 진실이었다.
-치지직....다시.....
"끼이익"
불필요한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았기 때문일까? 시끄러운 차 소리에 가려진 미약한 라디오 소리였지만 단번에 알아 들을 수 있었다.
"치이익... 모든 생존자에게...치이익..."
텅빈 눈에서 흘러 내린 슬픔이란 감정이 공허한 마음으로 흘러 기쁨으로 순환되는 순간이었다.
---
"치익... 치치직.... 모든 생존자에게....."
라디오를 더 잘 듣기 위해 차를 세웠다.
"빠르고 부담없는 자동차 담보 할부 대출. 별도의 상담없이 차량당 최대 한도액까지 신속한 입금을 보장합니...."
이런 젠장, 위대한 자본주의여.
---
"염병할 라디오!"
이미 마비되어 버린 라디오는 그 날이 오기 전에 미리 입력해놓은 광고 방송를 종종 내뱉곤 했다. 또 희망을 품어 버렸다. 슬프게 웃으며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나에게 죽임당한 몇몇 고깃덩이도 인간이였던 마지막 순간에 그들에 대해서 말하곤 했다. 하나같이 라디오에서 들었다며 심판당할 것이라 소리질렀다. 그들 역시 자본주의라는 괴물이 두고 간 광고라는 쓰레기에 속아버린 것이다. 담배 맛이 쓰다.
"치지직.... 생존자 여러분.... 치치직"
담배를 떨어뜨릴 뻔 했다. 이건 아무리 들어도 광고가 아니다. 음악 소리도, 잘 다듬어진 여자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우연찮게 여관방에 투숙한 사춘기 사내 아이처럼 라디오의 볼륨을 올리고 귀를 잔뜩 갖다 붙였다.
"치지지직.... 여기는.... 남쪽..... 치지지직"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내가 아는 내용이다. 남쪽. 남쪽에 숨어 저항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엔 언제나 물음표로 대답했다.
"치지지직... 남쪽...."
언젠가 아버지란 인간에게 들은 적 있었다. -미래세력- 일을 마친 뒤, 피 비린내를 술로 씻을 때 종종 독백하듯 중얼거리곤 했다.
[권력에... 힘에... 종속되지 않고... 오직 인간의 삷을 살기 위해 저항하는 놈들이 있다더군. 남쪽이였던가...]
감정을 자제하고 간신히 할리에 올라섰다. 조용히 시동을 걸었다. 묵직하고 힘찬 배기음이 공기 속에 녹아든다.
[태어나자 마자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 현실을 거부하고, 자라서는 같은 인간을 잡아 먹으며 성장하는 지랄같은 세상...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를 죽이기 위해 더 많은 기술을 연마해야 하는 세상. 더 그렇지 않으면 고깃덩이가 되어 먹히는 세상,
고깃덩이를 마주할 때 마다 욕지기를 내뱉지만, 결국엔 고깃덩이가 되기 싫어 휴먼 킬러나 이터가 되어야 하는 세상.
현실을 저주하고 내 아이만큼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결국 내 아이의 잎에 더러운 고깃덩이를 내밀어야 하는 이 세상. 그들은 이 세상이 싫다고 하더군]
핸들을 돌렸다. 적어도 내 눈으로 그들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었다. 아버지란 인간이 무서우리만큼 담담하게 설명했던 그들을 마주하고 싶었다. 묻고 싶었다. 가능하냐고. 그것이 가능하냐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것이 가능하냐고. 내 아비와 마찬가지로 그저 담담하게 묻고 싶었다.
[신정부군도 그들처럼 말했지. 곧 세상이 바뀐다고. 그 날이 오기 전, 풍부롭고 자유로웠던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나는 그 말에 속았어. 계속해서 사람을 죽였지. 반정부파를 죽이고 이터를 죽이고 그 댓가로 값싼 명예를 얻었어. 그런데 그대로야. 나는 아직도 휴먼 킬러야... 너도.]
몇 시간 뒤면 신정부군에서 경로를 이탈한 내 위치를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나를 추적하겠지. 나는 아직 쓸모가 있으니까. 그리고 다른 휴먼 킬러들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본보기가 필요하겠지. 얼마 전에 실종된 J.C처럼.
[웃긴건 그 놈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어. 이십년 전에 신정부군과 대항했던 청년파처럼 그저 그런 얼뜨기들이 모여서 되도 안되는 이상이나 외치고 있는 집단인지도 몰라. 만약에 그 놈들이 권력을 잡는다고 해도 신정부군과 똑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르는거야. 안그래? 꼬맹이 킬러?]
고개를 저으며 엑셀을 잡았다. 머리 속을 파고 드는 생각의 조작을 씻기 위해 속력을 올렸다. 내 시선 옆으로 나무가, 가로등이, 산이, 생각이 바람처럼 흐른다.
[...그래도 그 놈들이 실제로 존재했으면 좋겠어. 낙심하고 자빠져서 술이나 처먹는 것 보다는 조금이나마 기대하면서 살고 싶어. 그래... 어쩌면 이 세상에 필요한 건 그것인지도 몰라. 기대말이야.]
할리의 배기음 사이로 라디오의 노이즈가 계속해서 재생된다. 약하지만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는 전파를 송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라디오가 힘을 냈으면 하는 마음에 주먹을 꽉 쥔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그 놈 무리 중 한 명을 본 적 있는 것 같아.]
순간 라디오에 노이즈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치치직... 생존자 여러분..치지직"
[바보처럼 웃고 있더라고. 쓰레기더미 위에서. 그냥 바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놈들 중 한 명이였던 것 같아]
엑셀에 더 힘을 준다. 나도 모르게 턱이 얼얼해질 정도로 이빨을 꽉 물었다. 지금 분명 누군가가 말하고 있다.
'치지지직.... 여기는... 치지지지직...'
[무슨 옷을 입고 있었는데... 무슨 색깔이였더라... 제길. 나도 이제 늙었어. 가서 술이나 더 가져와!]
' 미래세력......치치직... ㅂ니다.'
할리 옆으로 차가운 바람이 흐른다. 아침이 오기 전, 아직은 밤공기가 차다.
---
'제길...!'
도로가 전복된 차량으로 막혀있다. 급커브 구간에서 급히 달리다 뒤집어진 것 같다.
커브에 가려 보이지 않았기에 바로 직전에 겨우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
도로에 차량이 나뒹구는게 드문 광경은 아니다. 그날 이후로는 흔한 광경이라 해야 옳겠지..
먼동이 터오며 주위의 어둠이 걷힌다. 살펴보니 사고가 일어난지 그리 오래 지난 것 같지않다.
매캐한 내음이 난다. 이차의 기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이 차 운전자에겐 필요 없을테니....
차량의 기름 주입구를 열기위해 운전석으로 다가간다. 뒤집힌 차량의 운전자는 역시 즉사한 것 같다.
기이한 각도로 뒤틀린 목을 덜렁거리고 있다. 애도를 표할 여유는 사라진지 오래다. 할 일을 하고 지나갈 뿐..
그런데 놀랍게도 뒷좌석에서 신음 소리가 들린다. 살아있는 자가 있단말인가?
---
"그...그어어어..."
혹시나 싶은 마음에 뒷자석을 보았으나, 그는 이미 손 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도 한 참 넘어섰었다.
목에 바닥에서 튀어나온 가드레일의 파이프가 꽂혀진 채 옆에서 들여다보는 나조차 돌아보지 못하고
하늘만을 바라보며 피끓는 소리를 계속 내고 있을 뿐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는 그를 무시하고 엎어진 차 옆에서 한 통만큼의 기름을 빼 낸다음 간이로 심지를 만들어 주유구에 연결한 뒤 불을 붙였다.
-콰앙!
이것이 내가 심지에 불을 붙일때까지도 고통스럽게 신음소리를 내던 그 사람에 대한 최대한의 친절이었다.
혹시나 뒤따라오는 놈들이 기름을 쓰지 못하게 하는건 덤이고...
---
-콰앙!
굉음과 함께 차는 터지고 말았다.
'그녀는 이미 안식을 찾아 떠났겠지. 어떤 의미론 그녀가 부러운데?'
홀로 지나가듯 생각하며 피식 웃는 찰나,
"바스락 바스락"
그리 멀지 않은곳에서 어떤 작은 소리가 들린다.
흘깃 보니 50걸음 거리에 아주 작은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터인가,?'
'아니다 이터들은 저렇게 한자리에서 소음을 내고 있을리가 없다.'
'그럼 뭐지?'
호기심이 증폭된다.
저런종류의 생물채들은 아직까지 내 경험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 고양이?'
운이 좋다면 오늘 저녁은 고기를 먹을 수도 있겠다.
혹시 모르니 움직일때까지 기다릴까?
그 자리에서 기다리기를 10여분, 그 물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물체는 그것에 총구를 겨누고 있는 나를 보더니 어렵사리 입을 땐다.
"사... 살려주세요.."
---
아이였다.
살려달라는 존재는 내 키에 반이닌 될 법한 아이였다. 문득 낯선 기분이 들었다. 맨발에 발바닥은 피가 엉켜 붙은 이 아이는 남자로도 여자로도 보이지 않았다.
소년, 어쩌면 소녀.
타오르는 불꽃에 흉흉한 검은 연기가 하늘을 울려서인지 투둑투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돌아설까, 말까?
고민을 하는데 어디선가 소음이 들렸다. 나 혼자 살기도 바쁜 세상이다.
돌아서려는데 문득 소년의 낡고 찢어진 의복 사이로 팔뚝의 문신이 들어왔다. Y.K.S.A ?
빗방울이 세져갔다. 나도 모르게 입을 다물고 아이를 쳐다봤다.
떨어지듯 쏟아지듯, 어정쩡하게 내리는 빗속에서 어린 천사가 하늘을 날고있다. 내게 다가왔다. 가벼운 무개감이 느껴졌다.
그 아이는 비를 맞자 보이지않던 날개가 생겨나 날아 올라 내 어깨에 매달렸다.
---
떨어지듯 쏟아지듯, 어정쩡하게 내리는 빗속에서 어린 천사가 하늘을 날고있다. 내게 다가왔다. 가벼운 무개감이 느껴졌다.
그 아이는 비를 맞자 보이지않던 날개가 생겨나 날아 올라 내 어깨에 매달렸다
"변이체인가?"
난 날개를 만져보려 그 아이의 어깨를 만지려햇지만 아이는 나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다가가기 시작하자 공포에떨기시작한다
"아...미안.."
난 황급히 손을 치운후 그아이를 지탱하며 이곳을 벗어나려하였지만
"이 새키들아 이 근방에 있을거야 쥐잡듯 뒤져봐"
한 남자의 컬컬한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기시작한다
"아....."
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떨기시작한 아이를 바라본후 천천히 그들의 목소리가 나는곳의 반대로 걸어가기시작하였다
---
말로만 듣던 변이체가 눈앞에 나타난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지만,
이런 쓸데없는 호기심에 내 목을 걸만큼은 아니었다.
언젠가 알딸딸하게 취한 아버지가 말했었다.
[삶? 크흐흐흐 그런 복잡한건 잘 모른다. 그렇지만 생존에 대해선 잘 알지. 그건 아주 단순한거야.
감당못할 위험이 닥치면 도망친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거지....
도망치는 건 부끄러운게 아니다. 약자에게 허락된 몇 안되는 권리지.
쓸데없이 맞서지 마라. 제일 중요한건 하나뿐이니까]
항상 강한 말만 해대던, 멋진 말만 하던 아버지의 색다른 말이라 기억이 또렷이 난다.
뭐, 그 인간이 한 말 중에서 건질건 별로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