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떠올리기에 세기말은 무섭고 거칠기만 한것 같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카페 알파'가 그 주인공이죠.
특유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느긋한 스토리, 로봇이지만 인간같은 그녀들의 감성과 생각이 무척이나 따스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치유계 만화의 계보에 [ARIA]이전에 카페 알파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세상이 바다밑으로 가라앉고 여러 나라가 하나 하나 사라져가는 황혼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여느때 처럼 가게를 열고, 해돋이를 보고, 불꽃놀이를 즐기며 말이죠.
사람들의 거리, 요코하마.
평범한(?)불꽃놀이.
황혼의 시대. 그러나 그 풍경은 평화롭습니다.
스토리를 가장 잘 요약해주는 작가님의 한마디.
점점 저물어 가는 세상속에 어른들은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에 남겨주려 합니다.
아이들은 자라나 자신들의 세계를 넓혀갑니다. 모든것이 사라져가는 시대지만, 사람은 살아갑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로봇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움과 쓸쓸함을 느끼며, 자신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로봇들 말이죠.
사실, 이 만화는 재미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실컷 웃을수 있는 개그만화나 통쾌한 액션만화 같은 것과는 다르게 아주 잔잔하게, 그러면서 생각할만한 무언가를 건네주는 그런 만화입니다. 어쩌면 일상물이나 치유계 만화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도 이건 좀 심심하단 느낌이 들수도 있을겁니다.
그래도 이 만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그 잔잔함이, 시간을 들여 생각하게 하는 그 여유가 좋기 때문입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살이에 치친 당신께, 따스한 커피 한잔과 함께 권해드리고 싶은 만화, 카페 알파였습니다.
주말 저녁이 깊어가네요.
p.s 좋아하는 만화를 소개한다는건 참 쉬우면서도 어렵네요. 너무나 중구난방한 졸필이라 오히려 이상하게 느끼시진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