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푸래미님의 한복 글을 시작으로 꽤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 글들 중에 어떤 덧글을 봤습니다.
일본틱하다
웹툰 작가들 중에서도 이런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그리면 일본틱하다고 하고 이렇게 그리면 촌스럽다 하고
도대체 한국적으로 그리라는데 어떻게 해야되는 거냐고
다른 분들에게 묻습니다
도대체 한국적인 그림체는 무엇인가요?
여우비나 아니면 검정고무신이나
아니면 김치워리어나 국내에서 뽑아진 그림들을 일컫는 말인가요?
그럼 한국 사람이면 국내에서 만들어진 그림들을 사랑하고
그러한 그림체를 쫓아서 그려야 한다는 건가요?
도대체 한국적인 그림체의 기준이 뭔가요?
미생인가요? 아니면 원로 작가 선생님들의 그림체인가요?
아니면 흑요석님의 그림인가요?
한복이나 전통 막 이런 걸 그려야 한국적인 그림체인가요?
그림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체를 논한다면
도대체 어떤 그림체가 한국적인 그림체인가요?
뭘 그려도 일본틱하다면 지금 이 나라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림쟁이들은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 건가요?
정작 본인들도 작가 자신의 개성이 담긴 그림을 보면서
"일본틱하네요."
"일본 그림체 따라한 것 같네요."
"일본 그림같아요."
이렇게 나오는데, 그럼 작가들은 어떤 그림을 그려야
저 입에서 한국적인 그림체네요라는 말이 나오는 걸까요?
이 글을 쓰고 검색해보는데 서문다미 작가님의 글을 찾았습니다
2004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Q.HOre
아무래도 저는 어릴때부터 한국만화보다 일본만화를 훨씬 많이 봐서 어느게 한국 그림체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전통 순정만화가" "전통 무협 만화가" 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다 거기서 거기로 보입니다. 어떤게 한국적인 그림체인지..;;
어떤 분들이 말하시길, 요즘 아마추어들을 보자면 (저도 포함해서) 거의 다 일본 만화에 영향을 받아 한국적인 그림이 없다고 하시는데; 도대체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죠; 실사체 같은 그림체가 한국적인 것입니까? 아니면... 도대체 무엇인 한국적인 것입니까?
A. 서문다미 |
당신이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만화를 그리고 있다면 그것은 한국만화입니다.
우리나라 만화란 태생부터가 일본 만화에서 파생된 외국에서 들어온 외례문화입니다.
허나 그것을 즐기고 생산한 순간부터
그것은 외국문화가 아닌 자국문화의 한 부분으로 편입되는 거죠.
또한 일본 만화 역시 미국만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외례문화가 자국문화로 정착된 것이죠.
문화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것.
그 원류가 어디에 있다해도 우리가 사용한다면 이미 그것은 자국문화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식의 분류는 과거 국내 창작만화가 거의 전무했던
일본만화를 배껴그리던 대본소만화 시절에 나온 것으로
국내 만화잡지가 생산되고 국내 창작만화가 당연시 되는 요즘 시대착오적인 생각입니다.
이젠 어느 나라에서 누가 만든 만화. 라는 개개인의 작가 라벨을 붙이는 것이
더 정확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만화영향이 아닌 "모모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라고 말하는 편이 더 확실한 표현이겠죠.
한국만화.
헌법에 이런 것이 한국만화라고 안 적혀 있습니다.
국가라는 좁은 틀 안에 창작품을 가두는 것 자체가
협소하고 편협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은 국가와 인종 심지어 우주와 생사까지 넘나드는
사고의 무한함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겁니다.
어째서 한국이니 일본이니 좁은 틀 안에 만화를 가둬야 합니까?
그런 구시대적 발상에 신경쓰지 마십시오.
게다가 당신이 한국에 살고 한국 사람이라면 어쩔수없이 한국적인 사고방식과 문화가
작품에 들어나기 때문에 본인이 싫다고 해도 어쩔수없이 한국만화입니다.
신경쓰지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