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님이 사랑니 마취풀리기 기다리면서 고민하는 자게글보고 문득 생각난 나의 사랑니빼기. 글이 길면 읽는 님들도 힘들고 쓰는 나도 힘드므로 이공계 학생의 주특기인 요점만쓰기를 활용
치과에 가서 이 사진을 찍었는데 사랑니가 완전 누워있어서 (4개 다) 빼지 않으면 자꾸 앞으로 밀려서 나중에 어금니쪽 잇몸이 상한다고 빨리 빼라는 의사선생님의 조언
엄마는 어이구ㅠㅠ휴ㅜㅠ빨리빼야지 하시면서 날 바로 사랑니 잘뺀다는 치과로 데려가심 접수하자마자 다짜고짜 눕더니, 오늘은 두개만 뺄게요 하시면서 의사선생님이 왼쪽할까 오른쪽할까 물어보심. 나는 그냥 사과가 좋아 딸기가 좋아 할때처럼 아무렇게나 오른쪽이라고 대답함. 마취를 하는데, 마취주사도 욜랭크고 마취도 욜랭아픔ㅠㅠ 그래도 치과인생 15년차인데 이정도 마취쯤은!!오오오옹 하면서 견뎌냈음
그런데 몇분지나고서 이를 빼는데 드릴같은거랑 망치같은걸 갖고오셨음 게다가 간호사 네 명이 내 팔다리를 한쪽씩 잡음. 읭?이게뭐지 하면서 의아해하고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고통이 밀려들어옴 알고보니 마취가 잇몸속까지 제대로 안되고 겉에만 된것임. 안에는 살짝 덜되어 있던 것임 ㅠㅠ
그때의 그 느낌은 정말 차라리 날 죽여! 죽이라고! 이런 느낌의 약 100배 정도... 20대 꽃다운 여대생의 체면도 버리고 앚ㄷ래ㅏㅣㄴ아ㅐㄹ나아아아!!안이ㅏㅣ날아아아아아카ㅐㅔㄷ갈ㅇ;ㅣㅏㅎ아! 하면서 그 큰 치과 의자에서 몸 흔들고 울면서 팔다리를 사정없이 흔듬. 의사선생님은 그러나 쏘쿨하고 씨크하게 계속 잇몸을 째고 이를 깨기 시작함. (누워있는 사랑니는 깨서 꺼내야 한다고 함) 정말로 망치로 내 이를 깰줄은 상상도 못했음. 마치 문막야적장 홍부장처럼 매정하게 내 이를 깨대는데 정말 아 레알 글쓰다 소름돋았어 레알이야 아 생각나서 더이상 못쓰겠다 ㅠㅠ
재ㅑㄱ94ㅐ나;ㅏ라;ㅣㅏㅣ라'ㅣ;ㅎ 어째서 그때 마취를 반만 해줬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임 여튼 그래서 조각난 피범벅 이빨을 꺼내는데 이미 내 상태는 인간의 그것이 아니었음 "아ㅐㅈ댜랒ㄷ레ㅐㅈ다리;ㄹ가ㅣ;ㄴㄹ이ㅏ;!!;ㅣ단리너야ㅐㄹ이ㅏ;ㄴㅇㄹ" "입 크게 벌려요! 아! 아 하시라구요!" 내가 우니까 입이 다물어져서 의사선생님이 화냄. 지금도 그생각하면 의사선생님 입장은 이해되지만 서러움.ㅠㅠ
꼬매주는데도 나의 그 너덜너덜한 잇몸에 바늘이 왔다갔다하는게 느껴짐 다 끝나고 기어서 나옴. 진짜. 바닥에 울면서 철푸덕 나동그라지니까 엄마가 하얗게 질림 그자리에서 30분울고 겨우 계산하고 나가서 또 치과 계단에서 30분울고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또 움. 아저씨가 무슨일인지 진지하게 물어봄ㅠㅠ
그리고 며칠간 병자처럼 잘 못먹고 입도못다물고 침 질질흘리면서 다녔는데 신기하게 엄청 빨리 아물어서, 일부러 원시적으로 빼서 신체에 경각심을 줘서 치유능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서 빨리 아물게 하려는 의사선생님의 깊은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