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우연히 티비에서 시네마 천국이란 영화를 보게됐다. 토토가 알프레도를 떠나 성장하여 성인이 되는 모습과 결국엔 엘레나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걸보고 인생도 사랑도 덧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어떤 사람들은 토토가 어른이 된 후 엘레나를 안만나는 버전을 좋아하지만, 난 중년의 토토가 그만큼의 세월을 보낸 엘레나를 만나 힘들어하는 감독판을 더 좋아한다. 어두운 차안에 앉아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엘레나를 기다리던 중년의 토토와 이젠 젊은 날의 빛이 바래버린 엘레나가 자신을 모습을 부끄러하던 하던 장면이 비수가 되어 가슴 속에 박히는 것만 같았다. 20살도 채 안되는 나이에 인생이란게 허무하게 느껴졌다.
#시네마천국 OST가 너무 갖고싶었다.그 때 당시엔 정식으로 수입이 안되어서 레코드점에 부탁해서 지금으로 치면 직구 비슷하게 웃돈을 주고 1달을 넘게 기다려 시네마천국 씨디를 손에 넣었다. 정말 수없이 들었다. 공부할 때도 등교할 때도 버스탈 때도 들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우울했다. 한때는 이런종류의 음악들이 뉴에이지 음악이라서 사탄의 음악이라서 내 마음을 병들게 하고 그래서 우울하게 만드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순진했던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