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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기도 하고 생생할때 적는 출산후기^^(리얼주의 욕주의)
게시물ID : baby_40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뀨오빠만♥
추천 : 12
조회수 : 121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0/23 19:05:02
20일 4시 50분에 3.5킬로의 건강한 아들을 낳아온 뀨오빠네 엄마입니다^^
여기서 여럿 출산후기와 정보들을 듣고 도움도 많이 얻어서 제 글이라도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이렇게 후기를 남겨봅니다. 족발을 먹기로 했는데 아직 친정아부지가 안오셔서 음슴체 섞어봅니다.
 
20일 새벽 2시 30분경에 기분이 찝찝구리해서 일어나보니  헐....끌어안고 자던 나의 삥끄삥끄한 솜이불과 팬티가 흠뻑....이슬도 못봤는데 이게 무슨 테러인가 싶어 약 30초간 멘붕. 그리고 미안하지만 직장에 있는 남편에게 콜 때리고 급히 병원갈 채비를 함. 여기서부터 비장한 각오를 하고 싶었으나 이상하게 긴장이 안됨...ㅠㅠ아직 진통이 없어서 직감적으로 '아 촉진제의 운명이구나' 싶었음. 
정말 그날 다행이었던건 오전에 친구가 놀러와서 며칠동안 꾸리꾸리하게 있던 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었었다는것. (병원 들어가면 입원기간 동안은 씻기가 정말 힘듭니다. )

그렇게 급히 온 남편이 평소답지 않게 되게 침착한 모습으로 내 짐을 하나 빠짐없이 챙기고 날 차에 태움...(평소때 대충이로 살던 사람이라 좀 감동)
병원에 들어서서 침대에 누워 양수판별 검사와 내진을 받으니 20퍼 진행됐다고 함. 여기서 난 '??!?!'  하며 멘붕했음....아프지도 않았는데 진행?..
일단 진행속도 보자면서 링겔을 꽂고 촉진제 맞기전에 먹고싶은거 먹으라고 간호사님이 말함. 뭐든지 꼭 먹으라고 함...빈속으론 절대 안된다고. 근데 난 집에서 이미 1차로 토하고 온 사람이라 안먹겠다고 뻐김. 죽이라도 먹으래서 결국 남편이 사온 편의점 죽을 억지로 들이킴..ㅠㅠ
그때가 새벽 4시, 그리고 난 진통이고 양수고 새벽 잠을 깼다는게 중요해서 잠온다고 칭얼댐. 간호사가 웃으며 촉진제 맞고 주무세요 함. 
그렇게 우리 둘을 남겨두고 나가시는 간호사님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좁은 싱글침대에서 끌어안고 최후의 꿀잠을 청했음. 7시까지. 

7시에 간호사가 들어와 우릴깨우고 나에게 최후의 만찬을 다시 권함;;;진짜 안먹겠냐고...근데 그 와중에서도 웃긴게 난 돼지국밥 먹고싶다며 남편을 내보냄. 
(나중에 남편은 날 보며 더 잘먹였어야 한다며 엄청나게 후회함.)
그릇따위의 자비도 없어 편의점에서 사온 쪼매난 그릇에 비닐에 담긴 국물을 부어가며 둘이서 깔깔대며 최후의 만찬을 즐김. 지금 생각해도 좀 꼴이 웃겼을것 같음....

그리고 운명의 8시. 촉진제가 나에게 들어오기 시작함. 
    
한시간,두시간동안 태통검사에 수축도 일정하게 오고 있다고 하는데 난 아플끼미가 없어서 그저 ???아 그래요?? 하고 있었음..왜냐면 다른 후기를 읽어보면 진통측정기까지 쓰면서 아픈거 같던데. 간호사님이 웃으며 좀있음 다를거라 함^^^^^^^^(난 그 웃음을 그저 콧방귀 뀌며 넘긴걸 후회하게 될거임ㅠㅜㅠㅜ) 
근데 아가가 태동이 없어서 자꾸 간호사분이 오셔서 흔들어 깨움ㅠㅠㅜㅠ애가 힘들어 할수도 있다며 나에게 산소마스크까지 씌움. 남편이 여기서 1차멘붕함. 꼴이 중환자급이 됨. 

11시 넘어가니 슬슬 진통이 오기 시작함. 한 생리통의 3배? 정도라 그정돈 좀 끙끙대며 참기로 함. 근데 12시가 넘어가니 진짜 어 시x 이거 장난아닌데?  하는 진통이 옴. 이때부터 아마 남편 손 잡아뜯기 시작했을거임. 진통 오는 구간에 남편이 옆에서 계속 호흡 연습을 시켜줌.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라마즈 호흡법을 꼭 꼭 꼭 연습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이것만 잘해도 아픔이 조금 덜해요.) 그래도 그땐 웃으면서 그러다 당신부터 숨넘어 간다고 비웃었음. 이때 내진이 한번 더 들왔다가 30퍼 열렸다며 지금부터 무통이 가능하다고 들음. 근데 난 그때까지도 무통 바늘이 무서워 조금 더 견뎌보겠다며 돌려보냄. 
지금 생각하니 이 대답을 한 날 정말정말정말 죽이고 싶었음-_-
(참고로 무통은 척추에 바늘을 꽂아 마취액을 척추쪽으로 직접 주사하는건데 뼈 사이로 들어오는 바늘 느낌이 꽤나 소름끼칩니다. 하지만 이걸 맞을때면 진통중이라 딱히 뭐^^^^^아 그리고 디스크있음 못맞으십니당) 

결국 한 40퍼때 쯤에 난 살려달라며 무통을 맞게 됐는데 씨x..... 한 15분인가 약 퍼지는걸 위해 똑바로 누워 움직이지 못하게 함. 진통은 오는데 못움직이니 진짜 진짜 진짜 미치고 환장하고 아주아주 엿같았음;;;;;;심지어 효과도 없어서 맞고도 똑같이 소리지르며 이불을 쥐어뜯는 날 본 남편이 2차멘붕하고 무통이 소용없다며 다시 간호사를 부름. 
이번엔 다른 약이라며 아랫배가 더 아플테니 상체를 조금 일으켜 세워서 또 15분 대기시킴;;;하지만 아픈건 여전했음^^^^^^^^ 그때부터 난 진짜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함.......진짜 몸이 저절로 아픔에 소스라치면서 근육 하나하나가 반응해서 날뛰고 굳어지고 세포 하나하나가 내 이성과는 달리 다 고통스럽게 날뛴다고 해야하나......이때부터 지옥의 연속이였음.
진통이 올때 그 싸하게 내 배를 뚫고나오려는 감각에 숨 쉬다가 놀라며 소리치고 살려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했음.여기서 남편 3차멘붕함. 난 사실 아픈걸 굉장히 잘 참는 편인데 오죽하면 그 와중에서도 남편이 도데체 얼마냐 아픈거냐고 물어올 정도. 
물론 난 씨x 누가 니 불x잡아뜯는 기분이다 개xx아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때부턴 대답할 기운조차도 없었으므로 패스. 못한게 후회되긴 함.......ㅠ

3시?부턴가 그때는 진짜 졸도에 들어갔음. 진행은 이제 80퍼. 이제 무통도 안듣는다고 함. 정말 그때부터 난 제발 제발을 외치며 수술이든 뭐든 살려달라 했으나 이젠 수술도 안된다네.......그저 진행은 빠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함. 이때부턴 기억도 거의 없음. 남는 기억이라곤 대기실의 천장이랑 울기직전의 남편 얼굴이었음. 
소리 지르면 나중에 낳을 힘 딸린다고 왠만함 지르지말라고 하던데 이미 난 진통에 지쳐서 힘없다고 막 살려달라 했음.. 그러다 마지막 내진인지 뭔지 와서 내 아래를 보곤 분만실 옮겨준다 함. 이제 다 됐다며 남편이 도닥이는걸 들었는데 그러나 난 "이제 시작인데 무슨 다되긴 다됐냐 이 쉬x늠아!!!!" 를 외치고 싶었음.....

여기서가 진짜 진짜 클라이맥스임.
애 머리가 내려와야 날 집도할 원장님이 온다함. 내가 지금 8x킬로인데 간호사님이 내 아래...회음부를 잡고 산도를 늘린다며 배 아플때 허벅지 잡고 힘주라고 함. 그리고 그때에 잡아당기며.....늘림.....진짜 무슨 가죽 잡아뜯듯이..........몸이 휙휙 돌려질정도로.
이때 남편이 4차 멘붕했다 함. 

정말 엿같은건 가뜩이나 그냥 가만히 있어도 생리통의 5배 넘는 아픔인데다 졸도하고 있는데 진통 오면 내가 다리를 들어올려서 아랫도리에 힘을 주란다. 와씨 정말 씨x 이게 말이냐 개똥이냐 얼른 끝나고싶다 진심 이건 악몽이다 그 생각만으로 힘 주라할때 있는 힘 없는 힘 다 아랫도리에 집중했음.

※절대로 다른곳에 힘주지 마세요. 100년묵은 똥을 눈다고 생각하고 아랫도리에만 힘주세요. 아픈건 알지만  소리도 지르지말고 아랫도리에만 집중!!별표 다섯개 땅땅

힘 주라는 타이밍에만 잘 주면 애가 정말 쑥 잘 나온대서....주는대로 주는데 정말 어느순간 내 응꼬에 수박이 끼인 느낌? 그 타이밍이 오는것임. 거기선 힘 주라고 할때만 줘야함. 쉽진 않지만.....길게 주라고 할때 죽을만큼 줘야하고 계속 해야하고 안그럼 애가 산도에 걸려 질식하거나 어깨가 부러진다함. 그렇게 힘주고 뭔가 느낌이 구릿구릿하는데 힘 주다보니 정말....그때...뭔가 쑥 빠지는 느낌과 함께 내 몸 위에 뭔가 묵직한 뭔가가 올라왔음. 
아이. 
켁켁대는 애 스포이드로 핏물 양수 뽑아내고 하니 애가 이제 힘차게 울기 시작함.
정말 ...그때 힘만 있었음 울었을텐데. 너무너무 기쁜데 울지도 못하고...안경도 못껴서 제대로 못보고...

그렇게 4시 50분에 지옥같은 시간이 끝나고 이 세상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선물을 얻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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