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도 오고해서 밤에 후배랑 눈사람 만들러 뛰쳐나감.
후배는 이글루를 만들기로 하고 난 뭘 만들까 하다가...
강의듣는 건물 입구가 계단인게 생각나서 계단기어올라가는 좀비를 만들어보기로했음.
시작임. 원래 하체 없이 세세한 내장을 표현하려했음.
하지만 목장갑 두개를 겹쳐낀상태에 진짜 딱딱하게 뭉쳐서 다듬지 않는 이상은 힘들다는걸 느낌.
느낌만 확실하게 주기로 함.
건물 경비아저씨가 친절하게도 눈치우시면서 모은눈을 퍼다주심. 감사합니다.
세세한 내장표현이 힘들자 다리를 급조해서 가져다 붙임.
가끔 사람들이 지나가다 쳐다봄...
위쪽에서 바라본 모습. 일단 얼굴에는 구멍만 뚫어놈.
팔에 근육 조금씩 잡아주기 시작.
옆모습. 아 손 자꾸 뭉개져서 나중에 하기로 하고 일단 그냥 둠.
척추와 비어있는 몸통 만들기...척추 손보느라 좀 고생함.
척추....좀 흔들렸는데 중간에 뜨게 만듬. 덕분에 디테일이 확 살았음.
다리가 양쪽이었는데 골반에 박혀있는 뼈 위치를 잘못 잡는바람에 한쪽 다리 부득이하게 삭제.
장갑이 젖고 손이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힘들어짐...ㅠㅠ
결국 마무리만 좀 하고 그만두기로함...ㅠㅠ
완성작. 하체 맘에 안드는데 도저히 춥고 손이 얼어서 못할지경에 다다름....ㅠㅠ
휘어있고 약간 꼬인 척추가 포인트.
등라인이랑 날개뼈 근육쪽, 내장이 다 빠져서 속이 비어있는 느낌을 줄려고 조금 눌려보이게 작업했음.
머리 그냥 놔두니깐 심심해서 구멍 좀 뚫음.
아래부터는 디테일샷.
얼굴.
옆모습.
골반과 상체.
머리구멍
계단 모서리에 눌린 팔근육 표현. 어깨라인이 꽤 잘 나왔음..
손가락이 자꾸 부서져서....그냥 저렇게 만듬...눈 꽉꽉 뭉치기도 힘들어서 걍 적당히 처리함.
왼쪽팔과 계단 사이 역시 빈공간으로 만들어서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려 노력했음.
야밤에 개삽질...
밤 사이에 어떤 미친작자들이 학교를 차타고 돌면 눈사람을 파괴하고 다닌다는 제보 입수.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후배로부터 내 눈사람의 머리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음.
깊이빡침.
누군지 몰라도 썩을놈들 자다가 그렇게 머리나 없어져버려라.
플래쉬 터트렸더니 호러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서워용...ㅠㅠ
눈도 많이 오는데 눈길들 조심하셔요...!
눈 그치면 또 눈사람 만들러 가야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