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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줏어먹는 폐지할머니...
게시물ID : gomin_497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배위하는형
추천 : 68
조회수 : 146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2/12/07 09:59:27

아침에 보니 30대여자가 사망한지 7개월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사인은...아사...

 

참 ...2012년을 사는나에게...1950년대가 보였습니다... 가슴이 먹먹하네요.

 

바로 어제 였습니다. 작은 사무실을 하는 저는 홀로 출근해서 전날 야근해서 먹다남은 치킨조각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

일층에 버렸습니다. 올라와서 일을 보다가 거래처와 미팅이 잡혀 내려가 차를 빼는데.

할머니 한분이 제가 버린 쓰레기 봉지를 뒤지며 그추운날씨에 쓰레기 봉지를 뒤지고 계시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멍해졌습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많은 감정이 교차 하기시작했습니다.

 

평소 넉살 좋은 저는 혹시나 할머님이 상처 받으실까봐 웃으며 다가갔습니다 할머니 추운데 여기서 이러지마시고 사무실에서 몸좀 녹이시라고..

할머님은 눈치만 보시고 사양하시며 남은 치킨 몇조각을 주머니에 넣으시더라구요.

 

그상황에서 제가 해드릴수있는일이없어서 지갑속에있던 2만원을 주머니에 넣어드렸습니다. 할머님은 사양하시더라구요..

폐지를 줍는 할머님 같은데 워낙 이동네에 폐지 줍는 분들이 많아서 매번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할머님은 그냥 보낼수가없었습니다.

 

사양하시는 할머니께 억지로 주머니에 돈이만원을 넣어드리며 따뜻한거 드셔서 몸좀 녹이시라고 하며 차를 빼서 미팅을 가려고했습니다.

 

그런데 룸미러에서 할머님의 모습을 보니 할머님이 자리를 옮기셔서 남은 치킨 조각을 마져 드시고계셔서 ...다시 차를 돌렸습니다.

 

쪼그려 앉아서 드시는 할머님 옆에 같이 앉아 이것저것 여쪄봤습니다. 자식은 있냐는 할머님이 자식들 서울에서 산다는 말만 하시고

더이상은 말씀을 아끼시더라구요.

자주 뵙게되면 자주 돕고싶어서 할머님께 어디서 사시냐고 하니 저멀리라는 말씀만하시고 오랫만에 손주녀석같은 제가 말을 걸으니

점점 경계가 풀리시고 조금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할머님이 주머니에서 홍삼캔디하나를 꺼내서 제게 건냈습니다.

참...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였습니다. 저는 반갑게 웃으며 내가 사탕좋아하는지 어찌 알았냐고 할머님께 말씀드리고

그자리에서 오드득 오드득 사탕을 깨물어 먹으니 할머님이 다 빠진 치아를 들어내며 처음으로 웃으셨습니다.

 

할머님의 유모차에 폐지가 담겨있는걸 보고 잠깐만 기다리시라며 사무실에 올라가 여기저기서 얻은 안보는 잡지며 홍보책자며

많은 폐지아닌 폐지를 들고 내려오니 할머님은 연신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그렇게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5분정도였는데도 몹시 추웠습니다..

할머님도 분명추우실텐데 연신 흘러내리는 콧물을 손으로 훔치시고 폐지를 정리하시기시작하셨습니다.

워낙 유모차가 작아서 정리할것도 없었지만 좀 도와드리려고 옆에서 거들어드리니 괜찮다고 하시고혼자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할머님 이정도 가져가면 얼마나 받냐고 물으니 뭐라고말씀하셨는데 워낙 말씀이 어눌하셔서 제가 들은 내용은

책같은건 좀더 처준다고하시면서 80원인가 얼마인가 말씀하시는데 짐작컨데로 1kg의 가격을 말하는것 같았습니다.

웃으면서 할머니 유모차 무겁지도 않은데 언제 부자되시게요~~하며 농담을 건내니... 유모차 뒤쪽에서 때가 많이 뭍은 통장을 보여

주셨습니다.. 날짜별로.. 천몇백원 이천몇백원...이렇게 입금내역이 있더라구요... 잔액은 3만원남짓...

 

그걸본후 제 삶이 후회스럽기시작했습니다. 할머님은 하루 이천원을 버시기 위해... 저 작은 유모차에 몇번이나 왕복하셨을걸생각하니...

아무생각없이 술값에..몇만원에서 많게는 몇십만원도 썼던 제가 참 작아지는 순간이였습니다..

 

다른할머님들은 리어카를 끌고다니는데.. 자기는 힘에 부쳐서 끌지못한다는 할머님의 말에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할머님께 내가 너무 배고파서 순대국먹으러가자고 웃으며 말해도 할머님은 연신 사양을하시더라구요.

혼자먹기 싫다고 할머님께 웃으며 보체도 할머님은 조금 불편하셨는지..가실준비를 하더라구요.

 

제가 주머니에 넣어드렸던 돈이만원도 길거리에 뿌리시다시피하시며 거절하시기에 다시 넣어드릴수가없었습니다.

 

이대로 보내면 안될것같아서 다시 할머님께 아까 보여드렸던 통장좀 보여달라고하니 의심을 하시기 시작하드라구요.

경계를 하시는것같아서 사무실에 폐지가 많아서 밖에 그냥 버리면 다른분들이 줏어가니 몇일에 한번씩 저에게 전화주시면 모아뒀다가

할머님 오시는날에 나가겠다고 ...뭐 지금 생각하면 말도안되는 핑계를 둘러대며 통장을 받아... 앞장에 제 번호를 적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몰래 계좌번호를 적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다른 리어카 끄는 할머님이 오셔서 그할머님께 뭐라고하시는것 같드라구요..

폐지도 줍는 구역이 있나봐요. 왜 여기서 줍냐고 이런말씀을 하시는것 같아 제가 그할머님께 우리 할머님이라고 손주보러온거라고

말씀드리고나니 혼잣말을 하시며 가시더라구요.

 

할머님께 원래 구역이있냐고 물으니 불편하신지 서둘러 가시려고 하드라구요..그래서 할머님께 꼭 연락 주시고 오시라고

고물상에가서 저한테 전화주시고 오시라고 당부를 하고 그렇게 할머님을 보내드렸습니다..

 

차에타자마자 통장에있던 제 이번달 남은 용돈15만원... 할머님께 넣어드렸습니다.. 아직 와이프한테 용돈타려면 일주일이남았지만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퇴근해  집에갔는데 와이프가 치킨에 맥주를 먹자고 ㅜㅜ  퇴근시간 맞혀서 시켜놨드라구요.

 

또 할머님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 추운곳에서 폐지를 줍다가... 쓰레기봉지를 뒤지시던...

 

와이프한테 오전에 있던 일을 말했습니다..  제 엉덩이를 팡팡해주더니 용돈을 1주일 가불해주더라구요ㅎㅎ

올4월 결혼해서 아직 꽉 잡혀삽니다 ㅜㅎ

 

아무튼 어제 일을 계기로 제 씀씀이도 고쳐야겠으며...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기로했습니다..

평소 핸드폰으로만 눈팅하던제가 아침에 30대여자가 아사했다는 기사를 보고... 문득 어제 일이생각나서

두서없이 글써봅니다...

 

오늘도 오시나 출근한 후 내려가보니 오늘은 오시지를 않네요.. 오늘도 눈이 많이 온다는데..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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