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찬사 일변의 평론들에 대한 반발심으로,
나만이라도 보이후드를 좀 비판적으로 바라보자며,
누군가 보이후드를 내 앞에서 극찬하거든,
나는 언제나 "보이후드"는 과대평가 되었다고 냉소를 날렸지.
어차피 오스카는, 할리우드의 관습적 영화 문법에 도전한 문제작 버드맨보다는
그보다 더 안정적인 보이후드의 손을 틀림없이 들어줄 거라 믿었기에,
나 혼자라도 버드맨을 응원하자 생각했더라마는,
막상 보이후드가 이토록 부당한 냉대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래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울컥.
우리는 모두 어떻게 지금의 우리가 되었나,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의 우리가 아니었고,
우리는 매 삶의 순간의 한 조각 한 조각 맞닿고 겹쳐져,
그렇게 만들어진, 그렇게 만들어질 존재임을,
이제는 무서울 것이 없어진 기성세대가 된 나라는 존재에게도
지금 내 존재의 뿌리였던 소년의 시절이 있었음을
더 없이 차분한 시선으로 새삼 깨닫게 해준
고맙고도 기특한 영화였음을
내가 기억할게,
울지마, 보이후드.
"네가 어린 아이일 때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에게 꿈을 쫓으라고 하지.
하지만 네가 나이를 먹으면 사람들은 네가 꿈을 쫓으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언짢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