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말 두산 공격 상황을 풀영상 다시보기로 세심하게 관찰했습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볼카운트 원 볼-원 스트에서 3구째를 땅볼 중전 안타로 만듭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김현수가 워낙에 잘 치는 타자이고 또 타구를 예측하고 때렸다기보다 잘 갖다맞춘 타구였죠.
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다음 타자 최준석을 보면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투수와 1루 주자를 교대로 응시하는 것 같은 미묘한 시선의 떨림이 있습니다.
바로 초구를 노려 3루간을 빼냅니다.
다음 타자 홍성흔은 더욱 노골적으로 시선을 교대로 투수와 1루 주자를 봅니다.
이건 분명 1루 주자로부터 어떤 무언의 의견교환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마치 초구가 떨어지는 변화구가 들어올 것을 알았다는 듯이 페이크 번트 동작을 취하다가 배트를 뒤로 뺍니다.
다시 다음 공에 거침없이 배트를 휘둘러 중전안타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류제국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뭔가가 있다는 확신을 한 듯한 표정을 보입니다.
그리고 포수 윤요섭과 잠시 대화를 나누죠.
제가 짐작하기엔 여기서 사인을 조금 바꾼 듯 합니다.
그 후 오재원의 3구 만에 헛스윙 삼진과 이원석의 풀카운트 루킹 삼진이 나옵니다.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헛스윙, 바깥쪽 꽉찬 직구에는 루킹 삼진.
이게 가능했던 건 사인을 완전히 반대로 뒤바꿨기 때문에 나온 결과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즉, 타자들이 "예상"했던 것과 반대의 공이 들어왔기 때문에 대처를 못했던 것 아닐까요?
글쎄요. 과연 3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인 투수가 다음 2연속 타자를 삼진 잡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3회 무사까지 7개의 안타를 맞았던 투수가 6회 1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만 맞은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