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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가이드 리뷰 2 : '무스비'와 김춘추의 <꽃>
게시물ID : animation_4066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23
조회수 : 149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1/06 07: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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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nimation&no=406644&s_no=406644&page=1
- 가이드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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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가 집중 안 될 것 같아 몬스터를 마셨더니 잠이 안오네요.


그래서 리뷰 2도 써봅니다.


전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 리뷰에서는





4.운명의 실(=무스비)


5. 이름





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4. 운명의 실 (=무스비)



어렸을 때, 혹시 이거 만든 기억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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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만드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닐 무렵에는


직접 손으로 짜서 만들어 친구를 주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들어 준 뒤에


첫 눈일 내리기 전에 끊어지면(맞나요?) 사랑이 이뤄진다는 행운의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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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형태로도 만들어지는 듯합니다.








<너의 이름은>에서 어떤 무엇과 비슷해보이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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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바로 미츠하가 머리에 묶고 있던 붉은색 머리끈입니다.



고무줄 형태가 아니라 길게 만들어 매듭을 짓는 형식으로 머리를 묶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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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머리를 짧게 잘랐을 땐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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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개인적으로 왠지... 하루히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기분 탓이겠죠?)




불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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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인연은 붉은 실로 연결돼 있다."


라는 말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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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만든 다양한 일러스트를 보면 많은 분들이 저 '붉은 머리끈'을 강조하여 그렸습니다.


물론 전개 속 중요한 장치를 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겠죠?




저는 저 '붉은 머리끈'을 통해


"인연은 붉은 실로 연결돼 있다."


라는 말의 의미를 말하고 싶습니다.













이야기 중후반을 가면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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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반지는 흔히 현실세계에서 두 사람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하거나, 커플일 때 반지를 맞추죠.



반지는 붉은 끈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허나, 단순히 스토리상으로만 바라본다면


붉은 끈과 반지는 서로 같은 종류가 아니기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라 보심 될 듯 합니다.







저는 여기서 운명의 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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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 설화에 관한 사진은 모업체에서 만든 자료를 차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붉은 실' 에 대해서는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죠.





저는 <너의 이름은>에서 바로 이 '운명의 실'을 차용한 것이 바로 위에 나온

미츠하의 머리끈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미츠하의 머리끈이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유라 생각합니다.








결국,

미츠하의 머리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사랑

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복선인 셈이죠.





외할머니가 계속 언급하는 '무스비'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무스비'라는 단어가 맺음, 매듭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운명의 실을 언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스비'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고, 사라졌다 해도


결국 운명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이름



<너의 이름은>이라는 제목답게 '이름'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김춘추의 <꽃>이란 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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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의 <꽃>이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부분입니다.



김춘추의 <꽃>을 해석해보면,


그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그 사람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 사람이 내게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의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니 나의 이름을 불러줘.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자.



이런 해석입니다.







즉 위의 시에서 말하는 '이름'이라는 것.


내가 그 사람에게 주는 관심 때문에 그 사람이 내게 특별한 인연으로 다가온다

라는 뜻을 내포하는 시인 셈입니다.








<너의 이름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바뀐 두 사람이 후에, 서로의 이름을 기억해내려 하면서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


이것을 사회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면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사라져간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들은 내게 특별한 사람들이다.'

라는 뜻이란 것입니다.





물론 <너의 이름은>에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기억하고 있다' 라는 내용도 내포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 설명이 잘못된 것 아니냐?





그게 아닙니다 ^^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름'은 단지 '지칭하는 대명사'일 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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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라는 만화에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입니다.


"사람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 죽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허나, 이름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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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개소리인지 밑에서 차근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유바바가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아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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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하쿠가 센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이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라고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센'이라는 이름을 사회적인 측면에서 언급하자면 

'김대리, 이부장' 혹은 '00엄마, 00아빠' 정도라 봅니다.




결혼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아니면 나이를 먹어가면 

나의 본래 이름을 누군가가 불러주지 않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즉, 나의 인생이 00엄마, 00아빠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이름을 잊지 말라 하는 것입니다.


치히로는 이름을 빼앗긴 뒤..


회사로 예를 들면  '센 사원', '센 인턴(=센씨)' 이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점차 잃어가는 것이죠.




이처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정체성이라는 것은 '나 자신, 그리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란 걸 말해주면서


나를 잊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자신의 이름 알게 되면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끊임없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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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걸 언어학적으로 바라보면 조금 다른 해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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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위에 보이는 것을 '지우개'를 '지우개'라 부르니까 '지우개'인 것이죠.


만일 '지우개'가 아닌 '화살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면

우리는 현재 '지우개 -> 화살표' 라고 부르며 살고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언어학적으로 볼 때, 이름은 큰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그 본질이 중요한 것이죠.


이름은 언제, 어디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우개'라 부르지만 영어권에서는 'eraser(이레이저)'라고 부르죠.


이름은 항상 바뀝니다.


그래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없다면 그걸 지칭할 수 없습니다.



무슨말이냐면 이름을 모르면 그걸 부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눈치채셨나요?








다시 김춘추의 <꽃>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대의 이름을 불러 그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됐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름을 알게 되는 것이 곧 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언어학적으로 갑니다.


이름은 어디서나 변한다. 하지만 이름이 없으면 그걸 부를 수가 없다.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이 왜 중요한지 이제 아시겠나요?


어째서 너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아도 운명의 실로 엮인 사람.

 만날 사람은 만나는지 이제 아시겠나요?






왜 동일본지진이 일어났을 때, 세상을 등진 사람들

우리가 그들의 이름을 알고 있어도, 행여 이름을 잊어도, 혹은 모른다 해도,

우리 모든 일본인들의 마음 속에는 그 때 그 사람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는 함께 슬퍼하고 있다.

우리는 그 사고자, 사고 유가족들을 잊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메시지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말했는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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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은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닙니다.

'비록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내 마음 속에 그 사람의 흔적을 잊지 않는 것' 이 중요하죠.


​그게 뭔지 모르지만 계속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걸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걸 부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간략하게 말씀드리자


"외적으로 기억하는 것보다 내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적으로 알고만 있는 것은 결국 반쪽. 외적인 것까지 함께 기억해야 진짜 아는 것이다. 하지만 모른다고 뭐라하지 마라. 그들은 항상 마음 속에 그것을 간직하며 살아간다.

현실에 의해 아주 잠시 잊은 것 뿐이다. 타키와 미츠하처럼."





그래서 저는 "사람이 죽는 순간은 잊혀졌을 때다" 라는 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을 통해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이와 유사한 장면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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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히로가 제니바를 만났을 때 제니바가 말해줍니다.


"한 번 만났다면 잊었을리가 없다. 단지 기억을 못할 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치히로는 하쿠와 만났던 순간을 어렴풋 기억합니다.


그리고 이는 하쿠 역시 마찬가지죠.


물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타인의 이름은 매우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쿠가 말하죠.


"네 이름이 치히로라는 건 알고 있어."


허나, 여기서는 이름 외에는 서로 누구인지, 전혀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죠.


그리고 잊혀졌던 기억이 살아나게 됩니다.






<너의 이름은>이 이미지를 통해 이름을 기억해 낸 이야기한다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름을 통해 이미지를 기억해 낸 이야기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너의 이름은>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계속 물어봅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야?"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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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둘은 간절히 기억해 내려 합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타키와 미츠하는 김춘추의 <꽃>처럼

서로가 서로를 몸짓이 아닌 꽃으로 보려하기에 서로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은 중요하면서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드리며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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