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12.12.05 00:25l최종 업데이트 12.12.05 00:25 이주연
[박근혜 후보 측] "후보, 잘했죠?" 토론 끝나자 화색 돌아
그런데 이정희 후보의 맹공을 받은 박근혜 후보 캠프도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 후보가 공격할 때 "잘한다~"라며 반겼다는 후문이다. 이 후보의 공격과 박 후보의 방어로만 치닫다 보니 주목받아야 할 문 후보가 가려져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안보 무능'을 묻는 문 후보의 질문에 박 후보가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를 구분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자 박 후보 캠프에서는 만족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 후보 비서실장인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토론을 마치자마자 "박 후보, 잘했죠?"라며 관전평을 내놨다. '문 후보의 존재감이 가려졌다'는 질문에 박 후보 캠프 조윤선 대변인은 "그건 우리끼리 (얘기하자)"며 웃었다.
토론이 끝난 후 소감을 묻자 박 후보는 "(토론) 보신 분이 얘기하는 데 잘…"이라며 "평가는 국민들이 해주시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토론장에 들어설 때 딱딱하게 굳어있던 박 후보의 얼굴에도 여유 있는 미소가 감돌았다.
[문재인 후보 측] 처음엔 같이 웃다가... 점점 굳어진 표정
반면 문재인 후보 측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토론 초반에만 해도 여유가 있었다. 박 후보가 '이재연·김석기'라며 통합진보당 의원 이름을 잘못 말한 것에 대해 이 후보가 "제대로 얘기하라"며 꼬집자 문 후보측 관계자들이 모인 방안에는 웃음기가 돌았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못하는 공격을 대신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트리려 나왔다", "박근혜 후보는 무자격자"라고 말하는 등 발언의 수위를 높이자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웃음이 새어나오지 않았다. '이정희 vs 박근혜' 토론 구도로 가고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열심히 토론 준비한 게 무참하게 됐다"며 "후보 존재감이 너무 없어졌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섭섭함은 이정희 후보에게 향했다. 그는 "이정희 후보의 공격은 본인의 존재감을 살리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두 여성 후보자가 피 튀기게 싸우는데 문 후보가 끼어들 분위기도 아니었고, 후보 본인이 끼어들 성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격당한 박 후보에 대해서도 "어차피 이 후보가 얘기한 걸 몰랐던 국민들은 우리 측 지지자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맹공 당한 박 후보 지지자들만 더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문 후보는 토론이 끝난 후 '만족하냐'는 질문에 "잘 안 되네요"라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날 3자 TV 토론 방식에 대해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가 있어야 활발한 토론이 될텐데, 묻고 답하고 정해진 시간에 끝나니 토론 자체가 활발하게 되기 어려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 후보는 "토론이 더 많아야 한다"며 "토론이 많으면 유권자들이 편하게 후보들을 비교할 수 있어서 토론을 하자고 (박 후보 측에) 제안하는데, 박 후보가 응하지 않고 있다"며 꼬집었다. 그는 "지난 대선만 해도 10번 정도의 토론이 있었다"며 "의무 토론 외에 후보들 간의 활발한 TV 토론을 기회를 더 많이 갖자, 양자든 3자든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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