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장르 소설가입니다.
내년 중순에 지금 쓰고 있는 거 완결하고 차기작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떤 소재가 재미있을지 판단이 안 서네요.
제가 노리는 타겟층은 서브컬쳐에 어느 정도 조예가 있는 독자들입니다.
만약 아래 있는 소재들 중 하나로 글을 쓴다면 어떤 게 제일 재밌을 것 같으신가요?
1. 거대한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마왕. 어리바리한 마족 시녀와 몸이 바뀌었다. 시녀는 마왕이 피도 눈물도 없는 개차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마왕은 마왕대로 서민의 고충을 알게 된다. 그 와중에 마왕을 잡겠다고 쳐들어온 용사는 인질이 되어 마왕성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게 되는데...
(좀 진부한 컨셉)
2. 근미래, 서울에서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고, 정부는 그들을 관리한다. 주인공은 초능력자들로 인해 벌어지는 범죄를 수사하는 민간 수사 기관의 수사관. 수사관과 초능력자가 한 조를 이루어(한조 아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그들의 임무. 트라우마로 인해 새로운 파트너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해 온 주인공은, 결국 새로운 파트너를 받게 된다. 새로 부임한 파트너는 고작 500원 짜리 동전 하나를 들어올리는 게 한계인 여성 초능력자. 주인공의 앞날은?
3. 용병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국가가 깨워버린 거대한 괴물이 마을을 초토화 시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끓어오르는 분노에 여왕을 시해하려던 주인공은 붙잡히고, 거대한 괴물을 봉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마녀를 찾아 나선다. 마녀의 임무는 자신의 역할을 이어받을 딸을 낳고 죽는 것. 마녀는 여행 내내 주인공을 유혹하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과 국가에 대한 분노에 휩싸인 그는 그녀를 밀어내며 여행을 계속한다.
3-1. (원래 3의 바탕이 된 소재)
주인공은 복잡한 생각을 할 줄 모르는 용병이다. 세상은 마족과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인간 세상에 유폐된 마족의 왕녀(여주인공)를 만나게 되고, 함께 쫓기는 신세가 된다. 마족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여주인공이 낳은 아들. 그는 어머니를 유폐한 외조부와 다른 마족들을 싸그리 숙청하고 어머니를 찾기 위해 나서지만, 여주인공은 마계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마계의 왕은 어머니를 되찾아오기 위해 인간계와 마계를 융합(혹은 인간계를 싸그리 파괴)할 계획을 세운다. 주인공은 만신창이가 되어가면서도 여주인공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결국 마계의 왕을 물리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이랑 여주인공은 죽음)
4. 주인공은 온 세상을 통치하는 종교 집단에서 만든 강화인간.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용을 잡는 것이 임무인 그녀는 가장 교활하고 잔악한 성격을 가진 용을 잡기 위해 산악부족 마을로 향한다. 숨통을 끊기 직전, 교활한 용은 부모를 잃은 원주민 소년의 몸에 기생하고, 그녀는 아이와 용을 분리할 방법을 찾기 위해 교단의 본부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강화인간 시술로 잃어버렸던 감정과 모성애를 되찾게 된다.
5. 근미래, 부모를 여의고 오빠와 함께 살던 여주인공은 가상현실 세계에 첫 발을 딛게 된다. 그녀는 얼떨결에 가상현실 기반의 슈팅 게임인 '오버킬'에 발을 들이게 되고, 거기서 멘토인 레드테일을 만난다. 주인공은 다양한 사람들이 가상현실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것을 지켜보면서 성장한다.
지금 제가 가장 준비를 많이 해둔 것은 2번입니다.
나머지는 군대 시절부터 찔끔찔끔 구상만 해둔 상황이고요.
만약 여러분이 서브컬쳐 마니아의 감각으로 판단하신다면, 어떤 소재가 그나마 제일 낫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