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이 두툼한 외투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지친 걸음을 서툴게 말려보지만뒤돌아보면 발자국, 난 거기에 없더라.움켜 쥔 모래가 손 틈사이로 흩뿌려지고너는 젖은 부스러기처럼 흔적만 남았는데시선을 앗아간 별 빛에 기대어검은 파도가 발목을 붙잡는 순간마저 덩그러니모래밭에 흉터처럼 녹슬어 스러진다.힘을 잃은 무릎이 바다를 차게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