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멧돼지고기를 사냥해서 먹으면 불법이랍니다 !
시작
글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 행보관님은 굉장히 멋진 분이셨음.
재미도 있었지만 병사들을 잘 이해해주는 분이셨음.
한 번은 이등병이 '병장들은 청소시간에 커피마신다' 걸로 소원수리에 쓴 적이 있음.
그때 빡치신 행보관님이 전병력 집합시켜서 '병장들 ㅈㄴ빠져갖고 니들이 모범을 보여야지 어쩌구 저쩌구' 라고 말하시고
상병장급 퇴장시킴.
그 뒤에 일 이등병들 모아놓고 '쟤네들은 1년이상 너네가 해온 걸 다 했던 놈들이다. 조금만 이해해주면 안되겠느냐
너네도 병장달고 청소하고 싶겠냐? 너네가 선임들을 이해해야 나중에 후임들이 너네들을 이해한다' 뭐 이런식.
FM을 원하시지만 가라+FM이라. 결과만 FM으로 내놓으시던 분.
여튼 멧돼지고기먹은 썰을 하자면 우리는 ATT를 나가면 야전취사장을 꼭 했음.
야전취사장시 보급은 보급관님임 하시고 취사장 관리는 행보관님이 하시는데 행보관님이 병력 밥 만드는 걸 지시하고
땔깜이나 부대에 필요한 나무들을 얻으려고 산으로 산책을 가셨나봄.
당시에 점심 밥 갖다주고 빈그릇 갖고 온 운전병이라 거기서 노가리 + 도와주고 있는데
행보관님이 내려오시더니 병사 4명 오라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면서 자기가 멧돼지를 잡았녜 주먹으로 인중을 쳤네 이랫는데 가봤더니 멧돼지가 그 사냥꾼드링 만들어놓은 올가미에
다리가 걸려서 죽어있었음; 아시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시면 발목이 더욱 더 조여지는;; 출혈 장난아니었던 것 같음;;
여튼 도착해보니 멧돼지 딱... 행보관님이 말씀하시길.. "그새 죽어있네.."
라고 하심; 행보관님이 발견하셨을 떄는 살아있었나봄; 여튼 행보관님이 "이거 사냥꾼들한테 가면 제값 못받는다.. 데리고 가자" 라고 하심;
금방 옆에서 나뭇가지 4개에 모포 하나 연결해서 끌고가기 쉽게 만드심;
행보관님 포함 5명이서 그 모포에 멧돼지를 올리고 끌고 내려옴;;
이미 부대는 난리가남; 그 날이 마지막 훈련이고 다음날 아침에 복귀만 하면됬음;;
행보관님이 잠시 대대장님한테 보고드릴테니 취사병애들한테 이거 가죽하고 고기하고 분리해놓으라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보관님 모시고 대대CP 천막 갔는데 막 그럼;
이거 멧돼지를 잡앗는데 병사들이랑 고기파티하자고, 어짜피 내일 복귀고 이번 훈련 아주 잘 끝냈으니
술까지는 못 마시더라도 애들 고기라도 맥이자함; 당시가 11월 늦게 받고있던 ATT라 다들 추워하고 있었음.
대대장님도 한 5분 설득 받더니 전병력한테 9시까지 진지이동 2회 더 하고 실수없으면 선물준다고 이야기함;ㅋㅋ
다시 야전취사장 왔더니 병사들 아무것도 못하고 어버버 ㅋㅋㅋ
행보관님이 웃으시면서 "마 이것도 못하나 칼 줘바라" 하시더니 혼자서 해체하심;
거의 한 1시간 30분 걸린듯;; 가죽은 너무 억쎄서 안되겟다 하시면서 버리시고 고기에서 내장 고기 다 분리함;
내장은 산짐승들 먹으라고 산 저 멀리에 던지시고;;
고기가 나오니 이제 취사병들도 고기를 썰었음;
근데 행보관님이 삼겹살 처럼 자르지 말고 좀 두껍게 크게 썰라고 함;
그리고 나무 구해와서 좀 태우시더니 대리석? 비스무리하게 생긴 얇고 큰 돌을 몇개 만드심ㅋㅋㅋㅋㅋ
캠프파이어처럼 거기다가 불을 지핌;;
이렇게 한 5시간동안 물뿌리고 계속 불 지피다가 9시쯤에 병사들이 와서 ㅋㅋㅋㅋㅋㅋㅋ 그 고기를 구워먹음ㅋㅋㅋㅋㅋㅋㅋㅋ
대대장님이 성공적인 훈련이라 행보관이 너네한테 선물주는거라고 ㅋㅋㅋㅋ 우와,,,,
일단 일반 돼지고기처럼 분홍빛이 아니라 엄청 빨감;;
그리고 맛도 엄청 부드러우면서 좀 질기다고 해야되나? 기름이 엄청 많음.
제주똥돼지고기랑 비할바가 아님;
그거 먹는데 와,, 세상에 이런 고기가 다 있구나 싶음;;
추가썰로 대대장님이 보급관 시켜서 소주 사오게 한 다음에 병사 한 명당 한 잔씩만 지급함ㅋㅋㅋㅋㅋㅋ
당시 군단평가 1등해서 대대장님도 기분좋으셨음.
우와, 멧돼지고기 맛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