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왕따 논란에서 느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사실'일지언정 진실, 그리고 전체는 아니라는 것.
멤버 간의 불화를 SNS에 표출한 것, 그리고 김광수 대표의 공개 대응은 분명 현명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왕따를 했다고 조리돌림과 돌팔매를 맞고 사회적 매장을 당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는데 당시엔 어느 누구도 '누군가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 외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온라인 여론의 현재는 지금도 디 워, 황빠, 쓰레기 만두 사태, 타블로 학력 조작 모략 사건 속 그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어떤 의견(추측?)이 일단 한번 대세가 되면 아무도 어떤 이의를 제기하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만든 추측과 사실의 재구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나 회의에 대하여 어떤 논리적 반박도 없는 일방적 매도와 집단폭력의 파티가 쓸고 지나간 뒤에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지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생계마저 위협당하며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사람들의 아물지 않는 상처와, 쓰레기 만두 사태에서처럼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무고한 사람들의 시체만 남을 뿐이죠.
좀더 확실해질 때까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 안될까요.
떳떳하면 네들도 다 까발리고 공론화하고 맞고소하고 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라고도 할 수 있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사실이든 아니든 나쁜 쪽으로 이슈가 커지면 커질 수록 손해를 보는 직업입니다. 제대로 조사하면 다 털리는 '꽃뱀' 짓이 남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심심찮게 자행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연예인이 여자를 데리고 모텔 가서 그 짓(?)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슈화 되는 게 그 연예인에겐 크나큰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연예인은 여론 앞에서 항상 약자입니다. 제가 보기에, 대중은 연예인을 한쪽에서는 숭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 막강한 여론의 힘으로 그 숭배의 대상을 역으로 지배하고 억압하는 데서 어떤 쾌감을 느끼는 듯 합니다. 이게 바로 한때 호감이었던 연예인이 하루 아침에 천하의 개X놈이 돼 버리는 현상의 숨은 이유가 아닐까요.
세븐틴 밥줄 사건을 두고 너무 멀리 나간 듯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이네요. 문제를 제기한 과거 팬이 올린 글이 사실 무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만, 좀더 큰 맥락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듯 합니다. 해당 팬의 글을 읽을 때와 똑같은 태도로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봐 주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글을 보면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세븐틴 팬이 아닙니다. 황우석 사태 때부터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적 쏠림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을 뿐인, 그냥 우연히 그 글을 보게 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