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안경 맞추기가 가격적으로 겁이나 줄 곧 오래된 안경을 착용하곤 했었는데요 플라스틱이 경화된 탓에 한 쪽 다리가 부러지더군요
급한대로 임시방편으로 안경다리를 초강력본드로 붙인답시고 본드 뚜껑을 여는 순간 푸슉하고 온 얼굴에 본드를 뒤집어 씌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남반구가 여름이라 아마 팽창되어 있던 튜브가 터진 거 같아요
그 과정에서 우측 눈 안으로 본드가 들어갔고 그 순간 불똥이 튄 것처럼 미친듯이 아파오면서 앞이 안보이더라고요 얼른 흐르는 물로 눈 주변을 세척한 뒤 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응급실에 도착 후, 무시무시한 관료주의와 백호주의 사상이 깃든 국가답게 증상은 듣지도 않고 방치를 당했습니다 "가서 저 중간에 앉아" 하는데 "본드가 튀어서 눈이 타들어 갈것 같아, 앞이 잘 안 보여 도와 줄래?" 해도 "중간에 앉으라고!" 버럭 소릴 지르더군요
하여간 순번이 다가오고 응급 대응팀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듣고 제 눈을 검사하더니 바로 처치해주겠다며 접수응대실에 뛰쳐나가선 "Emergency Top priority call" 외치더랍니다 그 틱틱대던 접수원이 그제서야 "Shit" 거리더군요... 참...
아무튼 마취제를 넣고 억지로 눈 안에 알콜성 세척제 3병을 들이 부으며 남아있는 화학물질을 제거하고 여러 처치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얼른 물로 씻고 왔기에 눈 안구에 3mm정도 손상을 입는데에 그쳤더라고 하더군요 미친듯이 눈이 쓰라리는 건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고 시력저하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모르겠다 하더라고요 실명 안 된 것만해도 천만다행이라면서요...
철도기관사가 꿈인 역무원으로 일하는 절 위해서 기도 좀 부탁 드려도 될까요? ㅠㅜ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 현지업체에 종사해도 2등국민 취급 받는 현실이 서럽고 쓰라린 우측 눈과 함께 울적하네요
공립병원 특성상 거동이 되면 입원은 되지 않기에 도움 받아 집에오니 온 손과 옷과 집 바닥이 본드 범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