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가치의 미래, 안철수 님께

―당신에게 진 빚, 이제 우리가 갚겠습니다

정권교체, 정치개혁, 경제민주화―우리 사회가 풀어 나가야 할 최대의 당면 과제입니다.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입으로만 부르짖은 채 해결하지 못한 시대적 화두입니다. 그렇기에 새로움을 갈망하는 2,30대를 중심으로 많은 국민들이 당신에게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대정신은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당신에게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소중한 미래의 가치에 대한 울부짖음이 당신의 아름다운 양보로 메아리쳐 들려오는 것을 듣고서야, 아! 우리는 당신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말았구나,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젊음을 바쳐 갈구했던 민주주의의 완성을 당신은 진정 이룰 수 있었는데,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 의해 확대재생산되어 갔던 사회양극화와 갈등의 5년, 그리고 이에 편승하여 부활하는 유신의 악령을 잠재우기 위해 소중한 가치를 외치는 당신을 우리는 적극 지지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먼 길을 떠나더라도 반드시 첫걸음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은 산을 오르더라도 반드시 맨 밑에서부터 올라가야 하듯이, 당신과 우리가 갈망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사회, 소중한 가치를 만들기 위해 눈물을 거두고 첫발을 다시 떼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반성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안철수 개인이 아니라 ‘안철수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던 우리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엽적인 개혁의 현안들을 놓고 유불리를 따지기에 앞서, 개혁의 근본 정신과 문제의식을 전제로 스스로 살을 발라내고 뼈를 도려내야 합니다. 그것이 안철수 님이 ‘새정치공동선언’으로 담아내려 했던 시대적 고민이자 국민의 목소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진심으로 자기 것으로 공유할 때, 비로소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는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소중한 가치의 미래에 불을 지핀 안철수 님. 당신은 이제 훌훌 털고 국민 모두와 함께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새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그리고 저 지긋지긋한 독재의 연장, 유신의 부활을 막아내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당신과 같은 세대, 7,80년대 청춘을 불살라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우리도 당신과 함께 하겠습니다.

소중한 가치에 대한 희망의 불꽃은 당신의 몫입니다. 당신만이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2012년 11월 27일

유신독재 부활 저지를 위한 민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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