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올라온 도박중독자 예비 신랑에 관한 글을 읽고...
인상 깊게 읽었던 몇 년 전 오유 글을 찾아왔습니다.
이 글의 작성자는 딱 도박을 안 하는 스타일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일 년 먹을 만큼 마셨다. 이제 여기서 5만원을 잃어도 뽕을 뽑았다" 같은 대목이 그거죠.
도박장에 놀러가서 잃는 돈은 그냥 거기서 놀고, 무한 음료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게임기를 돌려본 비용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놀이동산 가서 롤러코스터 타고 온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중독자가 될 확률이 현저히 적습니다.
다만 B형이라는 사람은 전형적인 중독자 스타일입니다...
내가 그 돈을 "잃었다"는 사실과 "잘하면 딸 수 있겠다", "본전을 찾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고,
승부욕이나 오기가 강한 사람들은 아예 도박 비슷한 것도 얼씬하면 안되는 겁니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쉬운 예를 들자면...
모바일 게임의 랜덤박스 같은 컨텐츠를 아예 안하거나,
한다 해도 게임하면서 쌓이는 캐쉬(출석보상, 이벤트 등)로만 재미삼아 굴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니면 뭐 본인이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당하게 과금해서 산뜻하게 놀거나요.
이런 사람들은 도박에 큰 흥미가 없는 부류입니다.
어차피 낮은 확률인데... 나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런 거죠.
무료로 하는 모바일 게임이니까 내 용돈에서 이 정도 지출해도 그냥 게임 재밌게 한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조차 막상 "실제 현금"이 걸린 도박에선 얄짤없이 중독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런 중독자 스타일은 그냥 바로 다이렉트로 꽂혀요.
나도 별 6개짜리 카드 뽑고 싶다... 결투장 다이아 등급까지 올라가고 싶다... 지금보다 더 좋은 무기를 맞추고 싶다...
이런 마음에 자꾸 핸드폰 소액결제로 캐쉬를 충전하고 랜덤박스를 과하게 지출하게 되는 사람들.
과하게...라는 건 한 달 용돈 30만원인 대학생이 랜덤박스를 20만원어치 사서 점심 굶으며 학교 다니는 거나...
적금을 월 50씩 넣던 직장인이 이번 달 적금을 포기하고 그걸 몽땅 현질로 대체하는 그런 경우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도박을 하면 쉽게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도박은 정말 위험한 겁니다.
본인이 "음... 그럼 난 별로 중독 위험은 없는 사람이네? 다음에 한 번 놀러가볼까?"라는 생각이 드신다해도
저는 100번은 더 말리고 싶습니다.
사람 일이란 걸 정말 모르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