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오베 보고 쓰는 꿈나무 예비현역들을 위한 군생활 마인드 가이드
게시물ID : military_110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OEM
추천 : 18
조회수 : 8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11/28 01:22:36

베오베에 올라왔던 어느 병신같은 운전병을 보고 문득 생각난 군생활 마인드 가이드입니다.

굉장히 지엽적인 얘기긴 하지만 가서 남는 시간이 조용히 되새김질 해보시면 여섯번 쳐맞을꺼 한번 쳐맞습니다.

예비역들은 "훗" 하면서 걍 딴거 보시면 되고, 현역들은 썰을 풀던가 우리부대는 안이럼~ 쯧쯧 하시면 됩니다.


요즘에 이등별이니, 동기내무실이니 가서 최소한 맞는 일은 없을거 같죠?


웃기지말라그래요.


초,중,고 남고 혹은 남자반 나온 사람들이라면 남자들만 우글우글한 생태계가 어떤지 알잖아요?

게다가 군대는 대놓고 "계급"이라는게 있는 조직이구요. 하다 못해 같은 나이 또래가 있어도 은근히 서열이 갈리는데

군대라고 과연 안전할까요?


어쩌면 안맞을수도 있어요. 대신 자아가 쪼개지는 듯한 욕을 쳐먹고 고통의 세월을 보낼수도 있습니다.


근데 아무리 해도 안생기듯,

아무리 해도 안맞고 안혼날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뭔가를 시킬꺼고 이등병시절의 여러분은 대부분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반면에 지시를 내리는 사람은 익숙하고요. 거기서 오는 괴리에 아직 군대 마인드가 되지 못한 고문관들은 욕을 쳐먹습니다.


 저 역시 손꼽히는 레전드 고문관(?)이였습니다. 정확히는 젤 만만했죠. 동기들 가운데 젤 어리버리 했고 또 나머지 동기들은

대부분 후덜덜한 인상이라...저랑 또 한명 맹해보이는 둘이서는 거의 하루도 욕을 안들은 날이 없습니다. 원래 고문관을

타고났을꺼라구요? 글쎄요. 아마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갈굼끝에 적응했고 나중엔 권력잡고 떵떵거리며 살았습니다.

부조리의 떵떵이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거 다했어요. 말도 안되는 전통같은거 다 날려버리고 애들 때리는거 단속하고...

물론 역시 막판에 통수맞고 폭력사태 나서 최고 선임자로서 지휘관에게 무릎꿇고 석고대죄해서 딱 세명만 책임지고 춥고 

배고픈데로가서 목봉체조좀 했습니다.  (제가 다닐땐 마지막으로 그런 시절이였어요.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의미없어요.

 잘해줘봤자 ㅎㅎ 그래봐야 뒷통수치고 안보는데서 자기보다 후임들 부릴라고 하고 제 앞에서는 매우 애들 위하는 척하고 몰래

각종 군기위반행위하고 정작 중요한 작전때는 엉망진창. 그것도 안쓰럽다고 붙잡고 케어할려고 했던게 참 ㅋㅋㅋㅋㅋ


 그래도 최소한 저처럼 무한 고문관 루트타서 건물 옥상에서 빨래널때마다 뛰어내릴까 고민하는 애들은 없게 했다는데 위안을 삼습니다. 자, 본격적으로 명심해야할 마인드 규칙들을 알려줄께요


1. 일은 먼저 일단 "한다'. 시키면 고민하지 말고 합니다. 

그렇다고 별 굴욕적인 걸 하라는게 아닙니다. 일상적인 업무나 내무생활중 뭔가 시키면 그냥 하시면 됩니다. 거기에 적절함과 정당성같은걸 판단하지 마시고 그냥 합니다. 그런건 일병 꺽이고 난 다음에 최소한 뭐가 똥이고 된장인지 분명히 알게된 후에 해도 늦지않습니다.


2. 모르는 내용을 시킬때는, 잘모르겠습니다가 아니라 알아보겠습니다 입니다.

물론 다 적용되는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볼께요

고참 : 야!

당신 : 이병! ㅇ!ㅇ!ㅇ!

고참 : 오늘 암구호 뭐냐? // 오늘 저녁 반찬 뭐냐?

(당신은 정말 모릅니다)

당신 :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정답은 알아보겠습니다 입니다. 그리고 알아보러 뛰어갑니다. 뛰지않아야 하는 실내라면 서둘러 알아보기 위해 움직입니다. 딱 이부분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장님이 뭐뭐가 뭐냐고 물어봤을때 "ㅎㅎ 잘 모르겠네요"가 아니라 "관련부서에 알아보겠습니다" 하면서 전화기를 드는게 일 잘하는겁니다. 물론 물어보는 내용이 누군가에게 알아볼수 없는 내용일때나 혹은 자신이 곤혹스런 대답을 해야할때는 그냥 모르겠습니다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3. 망설이지 않는다. 

1번과는 좀 비슷한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를 시켰습니다. 변기솔로 변기를 닦으래요. 굉장히 더럽습니다.

당신은 조심스럽게 솔을 손가락으로 들고 발꿈치를 들고 들어가서 닦았습니다. 당신의 동기는 역시 변기솔을 받아들고 팔다리를 재빨리 걷어붙이고 열심히 변기를 닦습니다. 물론 막 튀라고 하는것은 아니지만 결코 튀는것에 꺼려하는 손놀림이 아닙니다. 혹은 바닥에 토사물을 치우라고 합니다. 당신은 대걸래부터 찾지만. 당신의 동기는 그냥 걸래로 일단 훔쳐서 비닐봉지나 쓰레기통, 청소 바가지에 담아냅니다. 어떻게 보일까요? 기왕 하는 일 망설이지 말고 하시면 됩니다. 당신의 망설임을 당신의 고참은 절대 잊지않습니다.

 

4. 우선순위에서 절대 맞선임, 동기, 맞후임 잊어선 안됩니다.

 당장의 편함을 위해서는 이른바 내무실 실세에게 줄을 설 수 있습니다. 줄을 어떻게 서냐구요? 난 사람들하고 관계가 어렵다고요? 어렵지 않아요. 일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것입니다. 맞선임이 당신에게 어떤 서류를 행정반에 가져다 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가는길에 내무실 실세를 마주치는데 내무실환기좀 시키고 주전자에 물을 떠오라네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케바케이긴 합니다만 가장 온건한 순서는

 - 맞선임에게 실세에게 새로운 지시를 받았음을 다시 보고 하고 변경된 지시사항을 듣는 것입니다. 

 -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동기나, 맞후임에게 맞선임의 지시사항을 인계하고 실세의 지시사항을 재빨리 수행하고 다시 맞선임에게 가서 중간에 일을 얘기하고 인계했다는 보고를 하는 것입니다. 


 "아!! 정상병님이 실세니까 김일병님이 뭐라고 해도 지켜주시겠지??" 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분명 그 순간 실세의 지시사항을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당신 안지켜줍니다.(레알임. 좋은 고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실드해주겠지가 디폴트값이면 반드시 엿먹습니다) 그리고 정상병은 제대할꺼고 김일병도 제대하겠지만 김일병은 당신과 더욱 오래 있습니다. 또 김일병이 착해서 그래그래 잘했어^^라고 웃어도 결코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는거...

 마찬가지로 당신과 가장 군생활을 오래할 당신의 든든한 지지기반 동기들, 그리고 당신의 미래권력에 가장 충실한 행동대장이 될 맞후임들을 소흘하게 대해서는 안됩니다. 존중하고 엿먹일 상황같은거 만들지마세요. "내 책임아냐~ 걔가 맡은거고 걘 나보다 후임이잖아. 알아서 잘해야지. 그게 군대지" 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도우면 분명 돌아옵니다.(통수로? ㅋㅋㅋㅋ)


5. 이제 적응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이제 호봉도 제법 쌓였고....사실 이병주제에 호봉 언급하면 건방진겁니다....바로 밑으로 꼭 내 한달전을 보는것 같은 어리버리한 놈 두명이 들어왔습니다. 왠지 책임감도 느껴지고 자신이 느꼈던 억울한 일들이나 꼭 알려주고 싶은 일들이 생기면서 괜시리 어깨에 힘이 들어갑니다. 매일매일 갈굼으로 보내던 하루도 어느덧 가끔은 웃을 수도 있고 선임들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 같습니다. 드디어 정상병이 PX는 알아서 눈치껏 댕기라고 제제도 어느정도 풀어줍니다. 

 이때가 제일 데인져러스 합니다. 분명 밑에 후임이 들어온만큼 좀더 복잡한 업무들이 할당됩니다. 사실 지나고 나면 뭔 복잡씩이나 할일이지만 가치나 우선순위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이때는 바로 이 불세출의 격언이 등장합니다.


 "내가 해도 될까라고 생각이 들면 하지마라, 이걸 내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면 해라"


 아는 범위를 넘어서는 판단을 하지마세요. 아직 이릅니다. 여전히 당신은 이등병이고 이제 제대를 앞둔 말년은 사실 당신 이름도 잘 못외웁니다. 그런 존재감입니다. 모르면 보고하고 조치하시면 됩니다. 설사 일이 틀어져서 순발력이 없다는 둥, 눈치가 부족하다는 둥 욕을 먹을지라도 당신이 뛰어난 눈치가 있는게 아니라면 우직하게 선보고 후조치를 수행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적어도 고문관은 안됩니다. 물론 작전상황에서 선조치 후보고 에 속하는 행위는 절대적으로 규정을 지켜야합니다. 아시죠? 

"천둥!!!?" 

"나~ 연대장이야" 이래도 굽히면 안된다는거. 아, 우리 연대장은 자기 몰라보는거 젤 싫어한데라고 해도 확실한거 아니면 딜 걸지말고 규정대로 하세요. 그담에 한번 갈굼 당하고 고치면 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무조건 선보고 후조치입니다. 선조치 하시고 싶으면 상병다세요. 억울하면 몇달 일찍오면 됩니다. 근데 아니죠? 그럼 끝난거에요


6. 함부로 내 상관들의 일을 다른 부대의 상관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이 내용이 오늘 베오베에 갔더군요. 핸드폰이나 페북자체보다 장성의 위치 노출이 더 중죄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다 타부대 상급자에겐 비밀입니다. 이 부분 역시 사회 생활에서 마찬가지에요.

 군단, 사단, 연대, 대대, 중대, 소대, 분대 할꺼 없이 직속상관 아니면 절대 자신의 상관의 일을 다른 소속 상급자에게 발설하지 않는 것이 하급자의 기본입니다. 장군님급 뿐만아니라 우리 대대장님이 골프치러 가셨는데 인근 공병대대의 대대장님이 오셔서 입초에서 니네 대대장님 어디가셨니? 물어보면 골프치러 가셨습니다!! 이러면 안되요. 이때야말로 잘 모르겠습니다가 정답입니다. 1소대 박병장님이 와서 야~ 니네 김뱀~어디가셨니? 라고 물어봐도 김뱀(김병장님)이 맥심들고 화장실로 갔다는걸 잘 알지만 "방금 작업을 다녀와서 잘 모르겠습니다"가 정답이에요.  

 그럼 직속상관의 직속상관이 물을땐 어쩔까요? 일의 경중을 따지는 수밖에 없지만 통상적으로는 이때는 "알아보겠습니다" 입니다. 그리고 진짜 알아보러 가서 보고하는겁니다. 그럼 그땐 거취를 알아서 하실꺼에요. 직속상관의 상관도 분명 당신의 지휘관 맞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면 안되요. 

(참고로 당직중에 첨보는 장교가 와서 묻는다면 잠깐 화장실가셨습니다 입니다 ㅋㅋㅋㅋ)



7. 억울해서 속이 터질것 같아도 일단 경청합니다. 그리고 얘기합니다.

 군생활 중에는 억울한 일이 많아요. 사회에선 그냥 좀 기분 상하고 말일이 욕이 오고가고 심하면 징계도 받습니다. 그땐?? 그냥 억울해 할까요? 아닙니다. 억울한 사연을 바로 보고할까요? 아닙니다. 우선 경청합니다. 그렇게 한바탕 갈굼의 폭풍이 끝나는 타이밍에 먼저 다 들은 후에 얘기합니다. 실드는 치지않고 사실그대로 얘기합니다. 절대 한창 육두문자 날아오는 타이밍에 "아닙니다! 사실은"이 아니라 육두문자 끝나고 사연 썰 푸시면 됩니다. 이건 여자친구랑 대할때도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먼저 듣고 공감해주기 같은거에요.

 하지만 너무 늦으면 안되요. 그럼 정말 당신의 책임으로 굳어지거든요 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데 정 맞추기 힘드시면 육두문자 끝나거나 혹은 고참의 어조가 차분해지거나 혹은 그 자리가 끝나고 나중에 따로 불러서 얘기할때나(추천1코스) 담배피자고 부를때(추천2코스) 침착하게 사실은 이러이러 했다고 보고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팩트는 다르다는것 + 억울하게 혼났다는것 + 그럼에도 고참을 존중하기 위해 묵묵히 듣고 있다는것이 겹쳐져서 일종의 까임방지권 포인트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게 겹치고 겹치면 신뢰가 되는거에요.




 부디 개념있고 알차게 신병시절 넘기셔서 "군대 ㅅㅂ 괜히 갔어!! 개X 같음" 하기보단 ".....아오...그래도 많이 배웠다..그래" 하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가는거 손해는 최대한 줄여야죠. 겨울군번으로 들어가면 진짜 추워요....진짜 사무치게 추워요. 감기 같은거 걸리면 서러우니 무사히 훈련, 자대배치, 그리고 자대생활, 주특기, 훈련, 일상업무 이겨내시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히 돌아와 예비군 동지가 되어주세요 ㅋ



ㅋㅋ 아오 예비군...좀 끝나라...아오....빡쳐...아오....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개객끼들...진짜...

화이팅~ 젊은 현역들. 미리 감사요. 덕분에 꿀잠잡니다. 근데 전역해도 안생기는건 알죠? 그땐 진짜 아저씨거든 ㅋㅋㅋ 오빠 강요하면 나쁜거거든요 ㅋ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