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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주의]남편입장에서 적어보는 출산후기.
게시물ID : baby_39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랑남자
추천 : 16
조회수 : 1164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10/18 10:06:17
집의 냄비에 끓여 놓은 미역국을 다 먹어서 음슴체로 적겠습니다.



0. 30% 열렸다는 말에 부랴 택시 타고 병원에 가니 정작 본인은 집으로 향하고 있었음...-_-;;;

1. 알고보니 당장 입원하라는 의사말에 본인은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며
   집으로 돌아와 아이 맡기고 샤워하고 마트에서 신생아용 준비물 장보고 입원함.-_-;;;

2. 가족분만실에 링겔과 촉진제를 맞아 누워있으면서 출산이라는
    기쁨(이라 쓰고 진통)을 맞이할 준비를 했음.
    그리고 방안에 흐르는 적막감을 풀고자 서로 실없는 이야기를 했음
    다행이도 아직까진 웃으면서 받아줌.

3. 하지만 시작되는 옆병실에서 들려오는 산모의 신음소리에 분위기는 더 삭막해지고
   그 적막감을 진통측정기에서 내는 소리가 채워주고 있었음.
   
4. 그와중에 엄마가 비명을 지르면 아이정서에 안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춘향가(?)를 부르지 못할 망정 절대 안지르기로 굳게 다짐함.
   또한 빠른 출산을 위해 무통은 안하기로 결정.

5. 그리고 시작되는 진통.
   도저히 못참겠는지 무통을 하겠다고 하였으나 50%나 진행되어 안된다고 함.ㅠㅠ

6. 진통과 진통이 이어지고 아이맞이가 임박할 무렵
   산모의 내진을 위해 잠시 밖에 나갔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우르르 들어가고
   어어 하는 사이에 담당의사께서 분만실로 들어감.

7. 잠시후 간호사가 곧 나올것 같다며 들어오라는 말에 들어가니
   의사분께서 고무장화와 앞치마를 착용하고 계셨음.;;;

8. 힘들어하는 아내. 
   소리를 안지르고 꾹꾹 참아가는 모습이 안타깝기에
   어깨에 손을 올려 힘내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날 아내가 욕을 그렇게 잘하는지 처음암....ㄷㄷㄷ   

9. 힘들어하는 아내.
   마지막으로 힘을 짜내며 단발마의 신음소리를 내자 
   어디선가 황새가 날라와 의사에게 아이를 척하니 떨어뜨려주고 다시 사라짐....-_-;;;;
   (그때 처음으로 분만실이 왜 'a delivery room'인지 알게 됨.)

10. 아이에게 달려 있는 탯줄을 자르는데
    곱창안에 심지가 들었는지 잘 안잘려서 당황...

11. 출산이 끝나고 아내가 정신을 조금씩 차려 갈때쯤
     자신이 한 욕때문에 나에게 사과를 했으나 그냥 난 웃으며 이마에 입을 맞춰줌.
     (삐져서 그런건 절대 아닌데 욕이 비명소리보다 아이에게 안좋다고 생각하고 있음.......)

12. 그리고 아내에게 다음에 출산가방을 쌀때는 케리어로 하자는 말에
     분노한 아내에게서 방언 터지듯이 나오는 욕과 싸대귀를 맞을뻔함ㅋ

13. 가족분만실에서 일반병실로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큭큭하고 웃길래
     왜 웃냐고 물으니 현재 자기의 몰골이 재벌총수가 된것 같다고 함.ㅋㅋ

14. 그날 저녁부터 시작되는 훗배앓이.
     간호사가 조언해준대로 이불안에 있는 공을 굴리듯
     살짝 힘을 가하며 맛사지 해줌.

15. 훗배앓이 덕분에 없던 생리통이 시작한다며 밤새 끙끙 앓음.
     결국 못 참고 진통제를 맞았는데 신세계가 열리는 기분이였다고 함.^^
     물론 간호사에게 모유에 영향을 주는지 물어보니 상관은 없다고 하심.



이번에도 느낀거지만 여자라는 존재가 정말 위대하고 느껴졌음.ㅠㅠ

그리고 빨리 추운겨울이 지나 봄이 찾아와서 우리가족 손잡고 소풍을 가고 싶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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