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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대한 짧은 생각
게시물ID : sisa_399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이수수
추천 : 4
조회수 : 416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3/06/08 00:40:58

여러가지 정치적, 사회적 문제가 겹치며 오늘날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굉장히 후퇴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생각과 움직임은 18대 대선에도,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어떤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민주주의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가?'

'민주주의가 정치영역 외 경제나 문화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인가?'

'민주주의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가?'


오늘날과 비슷하게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니, 한국의 발전사 자체가 민주주의의 발전사이기도 하니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일지도...)

87년 당시 우리의 선배 세대들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나라가 부강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권위주의 정부를 무너뜨리고 성공적으로 민주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매는 생각보다 달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선배 세대들은 민주화를 이루지 못했던 걸까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헌법에 잘 써져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비롯한 많은 영역에서 우리들은 비민주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저는 지금의 상황을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는 민주주의가 (부분적으로는) 성공적으로 구축된 사회다. 그러나 민주성(性)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진 못했다.'

여러분, 다들 영어를 배우시니 잘 아시겠지만 민주주의의 영어표현은 '~주의'를 뜻하는 'lism'이 붙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민주주의를 'Democracy'이라고 부릅니다. 알고보니 민주주의란 표현이 일본에서 건너왔더라구요.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가지는 어감의 차이는 우리들에게 어떤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자유'주의'나 공화'주의', 사회'주의'처럼 우리는 민주주의가 어떤 사상, 즉 유토피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곧잘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어떤 하나의 고착화된 이념형이 아닙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띌 수 있고 또 객관적으로 생각해야 할 하나의 정치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와 현대 민주국가의 대의민주주의는 정치시스템 상에서 많이 차이를 가집니다.

오늘날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모두 한결같이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시스템 상에서는 많은 차이를 가집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구축되었다는 외적인 증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선거를 치루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법 앞에 평등합니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집회를 열 수 있습니다.

(쓰고 보니 기본적인 사항마저도 참 후퇴를 많이 하고 있네요.)


그러나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갑'의 위치에서 재벌기업들은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과 지역상인들을 마음껏 유린합니다.

직장에서 죽도록 노동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데 노동권리를 함부로 말하지 못합니다.

언론이 통제당해 제대로 자유로운 의견의 표현이 이루어지지 않고 특정 세력이나 사상의 의견만 표현됩니다.

그리고...

초거대 여당과 그에 맞서 이른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당'이라고 자부하는 거대 야당을 제외한 군소정당들은 제대로 된 의석조차 차지하지 못합니다.

대통령만 잘 뽑으면 나라가 알아서 다시 부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문제가 이슈화되고 쟁점화가 되는데 사람들은 침묵하고, 투표날엔 투표하지 않습니다.


.... 우리나라는 아직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모두가 어느새 망부석같은 존재가 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어떤 특정 목표만 바라보고 꿈꾸지만 정작 아무런 행동을 취하진 못합니다.

사회 내 여러 문제들에 대한 토론할 수 있는 기회와 민주적 토론을 배워나가는 커리큘럼이 취약합니다.

한국 사회의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답해 본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여러분, 사실 민주주의는 별 게 아니예요.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를 통치하는 겁니다. 그게 다예요.

하지만 민주주의는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아닙니다. 중우정치가 될 수도 있고, 포퓰리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를 통치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점에서 우리사회는 민주교육, 정치교육이 좀 많이 부족한 것 같구요...

그 과정은 이제 우리들 스스로가 좀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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