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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이 아니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는 할때
게시물ID : love_398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진영
추천 : 5
조회수 : 89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19 23:47:30
연애를 하다보면 가끔씩 내가 참 쓰레기구나 하고 느껴질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뭔가 실수나 잘못을 하면 공감을 해주진 못할망정 잔소리를 하고 칠칠치 못하게 실수나 한다고 핀잔을 주고는 하는데, 그러다가 종종 싸우게 된다.

난 도대체 왜 이따구로 생겨먹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어렸을적 넘어지고 물건을 잃어버리고 실수를 하면 모두 내 잘못이었다. 똑똑히 기억하는데, 그날은 자전거를 도둑맞은 날이었다. 분명히 자물쇠를 잘 채우고 왔건만, 절도범이 우습다는 듯이 아마 절단기 같은걸로 자르고 자전거를 가져가버린듯 했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집에 알리면 난 죽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훔친것도 아닌데 나는 나라를 팔아먹은 죄인같이 발걸음이 무거웠다.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힐난과 질책이 쏟아졌다. 그렇게 누가 훔쳐가기 좋은 장소에 세워놓으라고 했냐, 더 좋은 자물쇠를 사지 그랬냐 하며 잘못한것 없는 나에게 결과만을 가지고 내가 잘못했다고 실컷 혼냈다. 

살다보면서 면책이 되는 일이 잘 없었다. 누군가에게 속아 넘어가도 내 탓, 감기에 걸려 아파도 몸관리 잘못한 내 탓,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곳 못간 내 탓.

남자는 결과로 말하며 외부 환경을 탓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배웠다. 이렇게 모든지 안되면 내탓을 해대니 가끔씩은 생각한다. 방법이야 어쨌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어짜피 지킬거 다 지키고 진다고 해도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내 탓만 해댈텐데.

넋두리가 길어졌는데, 이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자전거를 잃어버리면 난 무의식적으로 그런데다 자전거를 세운 칠칠맞은 사람이라고 탓할것 같다. 그렇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나부터 바뀌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아들이 생기면 자전거 잃어버렸을때 아들을 혼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엔 네 잘못이 아닌 일도 있고 네가 그것때문에 비난받아야 할 필요는 없단다 라고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이 이야기도 하고 싶었는데, 성추행등의 불미스럽고 안타까운 일을 겪은 사람들을 동정과 공감은 못해줄망정 왜 술을 먹고 어둑한 밤길을 걸었냐는둥 뇌가 우동사리인지 빠가사리인지 모를 사람들의 발언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해가 간다고 해서 그런짓을 해도 된다는건 아니다. 아마 그 남자들은 항상 당한놈이 멍청한 놈이라고 말하고, 생각하며 살거다. 그런데 살아보니 멍청하든 똑똑하든 언젠간 당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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