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edia.daum.net/foreign/all/newsview?newsid=20130601110012098
정권 2인자, 전범재판서 "회한"
고위 간부 양민학살 사과 처음
캄보디아 양민 200만명을 학살한 '킬링 필드'의 핵심 전범 누온 체아 등 폴 포트 정권의 최고위층이 뒤늦게 사죄했다.
31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유엔 주관 아래 열린 전범재판에서 누온 체아(86) 전 크메르루주 부서기장이 "국내외적으로 저질러진 범죄에 대해 회한을 느낀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방송 <비비시>(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누온 체아 전 부서기장은 또 "지도자로서 국가에 끼친 손실과 위험에 대해 내가 책임져야 한다. 비난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폴 포트를 수장으로 하는 크메르루주 정권에서 누온 체아 전 부서기장은 '2인자' 구실을 하며 양민 학살을 사실상 이끌었다.
당시 국가주석이던 키우 삼판(82) 역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족 대표단 앞에 선 두 사람은 그러나 "국가와 인민에게 그렇게 깊은 손실을 끼쳤는지는 몰랐다"거나 "당시에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고 믿었을 뿐, 사망의 전모를 모르고 있었다"며 한발 뺐다.
양민 학살에 대해 크메르루주 고위층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르스 올센 전범재판소 대변인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크메르루주 지도부가 사죄와 유감을 표시하기를 30년 이상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폴 포트가 이끄는 혁명조직인 크메르루주는 집권 직후인 1975년부터 4년 동안 반대파를 숙청한다며 200만명 이상의 양민을 학살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고문·노역·굶주림 등으로 숨졌다. 폴 포트는 1998년 사망했고, 당시 교도소장 가운데 한 명이었던 카잉 켁 에아브는 앞서 열린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11년 6월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 누온 체아 전 부서기장, 키우 삼판 전 국가주석을 비롯해 이엥 사리 전 외무장관, 이엥 티리트 전 내무부 장관 등 4명은 대학살·반인류 범죄·전쟁 범죄·고문 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