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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소] 아이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전쟁. 소년에서 어른으로..[BGM]
게시물ID : animation_3962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펀치킹
추천 : 14
조회수 : 995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8/13 10:35:06
 
 
[BGM - 기동전사 건담 0080 오프닝 : 언젠가 하늘에 닿아서]
 
 
안녕하세요~  :)   애니메이션 게시판에 글을 써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어쩌다보니, 이작소의 주최자 분과 연이 닿아서
이렇게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게시판이다보니 이쪽으로는 박식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상당히 긴장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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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은 '기동전사 건담 0080 - 주머니 속의 전쟁' 입니다.
제 나름대로 서론, 본론, 결론 식으로 글의 구성을 맞춰보았고, 다소 딱딱한 형식의 문체로 작성을 해서 별 메리트가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려 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본 작품의 내용이 일부 기술되어져 있는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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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론
 
- 머리말 -
 
- 건담! 너무나도 많고, 너무나도 깊다. -
 
- 우주세기 -
 
2. 본 론
 
- 이야기의 시작 -
 
- 알은 어떤 아이? -
 
- 전쟁의 참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다. -
 
- 전쟁에는 절대적인 선과 절대적인 악이 있는가? -
 
3. 결 론
 
- 만화 속의 아이들, 그리고 현실의 아이들... -
 
-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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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 머리말 -
    
  요즘 들어 제 자신이 시대에 발맞추지 못한 채, 도태되어가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인간의 문명은 꾸준히 점진적으로 발달하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죠.
범람하는 SNS들. 스마트폰 하나로 다 해결되는 편리함.
 ‘더 빠르게, 더 편하게’ 가 당연시되는 세상에서 제 시계바늘은 90년대~2000년대 중반에 멈춰져 있는 듯 했습니다.
 
   이는 제가 살아가는 양식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게임 취향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보는 작품, 제가 추천하는 작품들에게 이런 평을 할지도 모릅니다.
 
‘어휴... 대체 저게 언제 적 작품이야? 시대를 역행 하시네 ㅋㅋㅋ.’
‘작화도 낡아빠진 구닥다리에다가, OST도 너무 올드한 느낌이 팍팍 나는 듯.’
‘요즘 최신 애니 중에서도 스토리 세련되게 잘 빠지고, 스토리도 걸출한 작품들 많은데 뭣하러 눈 버려가면서까지 이딴 것들을 봐야 됨? ㅅㄱ.’
 
 
  확실히...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추천하려는 작품들은 소위 ‘한물 간’ 애니메이션입니다.
녀석들은 과거에 어느 한 시대를 풍미 했을지는 모르나, 현재는 세월이 흐름과 동시에 시간 속에 파묻혀버리고, 기억해주는 이들도 거의 없습니다.
20여년 전. 이 작품에게도 요즘 사랑받는 작품들처럼, 작품하나에 울고 웃고, 작품 하나에 독자들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고, 수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시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구(舊)작에는 구작 나름의 ‘맛’ 이란 것이 있는 법이죠. 잘 숙성된 몇십년 전 산 와인 같다고 해야될까나요?
아무튼, 저는 그때의 그러한 마음들을 담아 곱게 갈무리 한 뒤, 이 작품들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제 추천 글, 재미있게 봐 주시옵고 이 글을 계기로 이 작품들을 실제로 한 편이라도 감상하시는 분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작성자의 소망이었습니다.
 
 
- 건담! 너무나도 많고, 너무나도 깊다. -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담’ 이라는 작품쯤은 어렴풋이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령 건담 시리즈를 한 번도 안본 분들일지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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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건담 시리즈는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을 아울러 수십 가지의 시리즈가 존재합니다.
나름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리즈라 그런지, 건담에 첫 발을 내딛으려다가 단념하는 분들을 몇몇 본 적이 있습니다.
 
‘시리즈가 방대해서 어떤 게 추천작이고, 어떤 거부터 봐야하는 거지?’
‘시작은 퍼스트 건담부터 보라고 했는데, 작화도 구리고 사운드도 구리고 못 보겠다.’
 
   제가 내는 답이 완벽한 해답은 아니겠지만, 오늘 소개드리는 -기동전사 건담 0080 주머니속의 전쟁- 으로 가볍게 건담 시리즈에 입문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분량 입니다. 솔직히 다른 사람 추천 받고선 처음부터 어떤 작품을 파보려는데, 40화~50화 넘어가버리면 어마어마한 분량에 기가 죽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한 번 가볍게 맛보기로 보고나서, 더 깊게 파고들지 아니면 이건 아니다 싶을지 결정을 하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가 소개하는 해당 작품은 OVA 시리즈로 만들어진 외전 격 이야기인지라, 분량이 총 6화밖에 되질 않습니다.
 제작년도도 1989년으로, 가장 첫 작품인 퍼스트 건담의 10년 뒤에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물론 요즘 나오는 최신 애니메이션 같은 작화는 기대할 순 없습니다만, 깔끔하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양질의 녀석입니다.
 
 
- 우주 세기 -
 
   우선 작품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우주세기’ 라는 세계관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우주세기 전체적인 면에 대해서 소개하기에는 워낙에 방대한 양이고, 작품소개에 포커스를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 최대한 줄여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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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건담 시리즈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페이스 콜로니의 형태인 '오닐 원통형' 콜로니)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우주로 눈독을 돌리게 됩니다.
지구권 에서는 지구연방정부가 출범하여 지구의 근방에 인공 주거지인 ‘스페이스 콜로니’ 를 다수 건설하게 되고, 인류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우주로의 이민을 오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주로 이민한 이들과, 지구연방정부 사이에서 잦은 마찰이 있게 되고, 우주 이민자들은 자신들의 불평등함을 타파할 것을 주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 이민자들에 대한 지구인들의 차별은 그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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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사이드 3’ 이라는 스페이스 콜로니에서 지온 공국이 지구연방에 반기를 들며, 독립을 선언하고 지구연방과의 전쟁을 벌이게 됩니다. 
이것이 우주세기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1년 전쟁’ 부분의 대략적인 내용입니다.
 
짧은 1줄 요약 -> 우주이민자 중 일부 (지온) vs 지구연방 간의 전쟁물.
    
 
2. 본론
 
- 이야기의 시작 -
 
  ‘사이드 6’ 이라는 스페이스 콜로니는 지온과 지구연방의 싸움에서 중립 의사를 표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지온 군을 박살낼 수 있는 지구연방의 결전 병기인 ‘건담’의 신제품을 테스트하는 비밀기지를 숨기고 있었습니다.
 
  지온 군 또한, 이곳에 연방의 MS(모빌슈트) 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특수 부대원들을 보내 그것을 폭파시키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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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0080의 주요인물들. 좌측부터 알프레드 이즈루하, 버나드 와이즈먼, 크리스티나 맥켄지)
 
 이러한 정황이 흐르는 사이드 6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어린이인 알프레드 이즈루하, 통칭 ‘알’ 의 시점을 따라 사건들이 진행됩니다.
이후 지온의 파일럿인 버나드 와이즈먼, 연방의 테스트 파일럿인 크리스티나 멕켄지 등과 조우하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전란의 소용돌이 그 중심에 서게 됩니다.
    
 
- 알은 어떤아이? -
 
   그렇다면, 이 작품의 주요 시점인 알은 어떤 아이일까요?
만화적인 감상은 조금 뺀다 치더라도, 일반적으로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하고 전쟁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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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은 또래 이성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단, 동성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합니다. 같이 돌아다니면서 전쟁 놀이도 하고, 여기저기를 쏘다니는
개구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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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공부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ㅡ_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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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공부도 좋지만 이렇게 비디오 게임 같은 것도 해줘야 아이답죠 !
 
  알을 비롯하여 이곳의 중립 지역에 사는 이 나이대의 아이들에게 전쟁이란, 그저 멋진 로봇들끼리의 싸움이고, 이를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죠.
 ‘멋지다’ 라는 이유로 통용이 되는거니까요.
같은 맥락으로 비디오 게임, 군인들의 계급체계, 밀리터리 냄새가 조금이라도 나는 물건들(총, 계급장, 탄피 등등...) 을 보면,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어합니다. 그 아이들에게 있어서 전쟁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호주머니 속 가득 넣어가지고 다니는 장난감들이 실물 사이즈로 운용되는 것만이 차이가 있을 뿐, 장난감과 진배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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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에서도 알은 지온군의 계급장이나 부대 마크를 받고서는 뛸 듯이 기뻐합니다.
본인이 그들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이 이후 어떤 여파를 미치는지는 모릅니다.
 그저 씩씩하고 멋진 군인들과 로봇들의 동료가 되고 싶고, 당당한 군인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 하나 뿐인거죠.
‘철이 없다.’ 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좋게 말한다면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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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에서 알프레드 이즈루하와 버나드 와이즈먼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면)
 
 
  이런 나날을 보내온 알이었지만, 버나드 와이즈먼 (애칭 : 버니) 을 만난 이후로 점차 점차 전쟁을 바라보는 알의 시선은 바뀌어져 갑니다.
자신이 매일 다니던 도로, 학교, 익숙한 건물들이 폭파되고 거리에는 사람이 죽어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본인이 익히 잘 알던 얼굴들이 전쟁의 불꽃에 산화되가는 과정을 생생히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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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해 자신이 알던 사람들이 죽어버리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알의 심경에는 변화가 생기게 된다.)
 
  전쟁이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처럼 유쾌하고 멋지기만 한 녀석이 아니었습니다. 녀석의 뒤에 숨겨진 추악한 본 모습을 버니와의 만남과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깨달아가며 내부 심리가 변천하는 과정이 6화밖에 없는 짧은 이야기 속에 잘 스며들어져 있습니다.
 
 
- 전쟁의 참상을 여과없이 보여주다. -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는 전쟁이 불러오는 비극에 대한 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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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80 의 장면 中 캡쳐)
 
 작중에서 드문 드문 스쳐지나가듯이 보여지는 폐허의 시가지, 부상당한 사람들......
 
  가족을 잃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허망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로봇 만화에선, 주인공들의 로봇과 적군의 로봇들이 치고박고 싸우는 액션 그 자체에 치중을 합니다.
 로봇이 치고박는 곳이 어디든 간에, 화려함, 화력 등이 가미된 전투 씬에 포커스를 맞추죠. 이런 관점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로봇물의 틀을 깨고 ‘전쟁’의 모습을 여과 없이 도화지 위에 그려낸 건담 시리즈 작품들의 이런 특징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모빌슈트라는 로봇 병기로 싸우는 것은 인간이요, 그들이 싸우는 공간은 인류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라는 것을 자각이라도 시켜주는 듯합니다.
 단순한 만화영화이지만 군데군데 전쟁의 리얼리즘이 짙게 배어있습니다.
 
  자신이 알던 사람, 사랑하던 이, 가족들을 잃어버리는 고통.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로가 사랑하는 이들이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서로를 죽여야 하는 비극. 그럼에도 윗선의 이념과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서 전쟁은 자행되고, 희생자는 누구에게도 호소할 길 없는 괴로움을 부여잡고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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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혹함으로 인해 후반부에 넋이 나가버린 알의 모습)
 
알프레드 이즈루하 라는 평범한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비극이 점철된 재앙이라, 
이로 인한 상흔이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남을 것입니다.
 
  작품의 최 후반부에 전쟁으로 인하여 대파된 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시는 교장선생님의 연설은 전쟁에 대해서 이 작품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콜로니에도 전쟁은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갔습니다.
우리는 학교를 잃었을 뿐 아니라
수많은 부모 형제 친구를 잃었습니다.
이 평화는 참으로 큰 희생 위에 쟁취된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사실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어른이 되면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그것이 남겨진 사람들의 임무이자 의무인 것입니다.
    
- 교장선생님의 연설 中 - 
 
듣는 이에게 따라선 스포일러적인 내용이 많을 것 같아서 다소 두루뭉술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네요.
못 다한 이야기들은 여러분들께서 이 작품을 직접 보며, 마무리를 지을 수 있길 바랍니다.
 
 
- 전쟁에는 절대적인 선과 절대적인 악이 있는가? -
 
  인류는 이 땅에 도래하고 난 이래로 수없이 많은 전쟁을 치러왔습니다. 무수한 전쟁들이 일어난 원인도 갖가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대의명분을 가지고 치러진 전쟁이라 한들, 전쟁에 있어서 절대적인 ‘정의’란 것이 존재할까요?
 
  국가와 국가 간의 마찰, 정치 세력 간의 내분 등등……. 이유야 어찌되었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거대한 뜻에 의해서 전쟁은 일어나지만 실질적으로 전쟁을 하는 이들. 즉, 일개 병사 하나 하나를 따져봅시다.
이들 중에 전쟁이 좋아서 온 이들 또한 몇몇 있겠지만, 대다수의 병사들은 언제 죽을지 모른단 공포심을 가진 채, 전투에 임할 것입니다.
 같은 피를 흘리고, 같은 눈물을 흘리는 똑같은 인간인 적국의 병사들을 죽이는 행위를 좋아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설령 ‘정의의 편’ 이건, ‘악의 편’ 이건 일개 병사들의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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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작전에 임하는 자신들에게 말하는 대사이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먹힘 이들에게 있어서는 적/아군 할 것 없이 멸망을 향해 걸어가는 자들일 뿐이다.)
 
 국적이나 이념과는 상관없이 전장위의 병사들에게는 공평한 죽음이 골고루 나누어집니다. 전쟁에는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습니다.
 모두가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무대일 뿐입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악자와 선량한 자를 이분하듯이 나뉘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악한 자들도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라는 식의 클리셰를 사용하여 선악의 대비를 모호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담 0080의 경우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전쟁에는 선악이 없다. 희생되는 자들만 있을 뿐.’ 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립 콜로니에서 전쟁에 휘말린 이들, 학도병으로 전쟁에 끌려와 동료와 적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풋내기 파일럿, 자신들을 버리는 장기말 취급함에도 묵묵히 실패할 작전으로 달려들어 산화하는 부대원들, 자신의 부모가 있는 콜로니를 지키기 위해 싸웠으나, 마을이 파괴되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던 소녀……. 
 
  소속, 연령, 성별, 가치관 모든 것이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그저 전쟁이라는 인재(人災)에 의해 희생된 이들일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찡했던 장면을 하나 꼽아보자면, 루비콘 작전에 임하기 직전, 버나드 와이즈먼과 그의 선임이었던 가르시아의 대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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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에 임하기 전, 가르시아와 버니의 대화)
  
  가르시아는 전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햇병아리 파일럿인 버나드를 늘 조롱하고 탐탁치 않아했으며, 버나드가 단독행동을 벌였을 때엔 구타도 서슴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특공대 사이클롭스 부대원인 그는 직감적으로 이번 작전에서 부대원들이 목숨을 잃을 것이며 생존할 가능성이 희박하단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겁니다. 
 ‘죽지마라’ 라고 덤덤히 내뱉는 가르시아의 대화에서, 죽음의 두려움을 피하고 싶어 하는 병사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결론
 
- 만화 속 아이들, 그리고 현실의 아이들... -
 
   0080에 나오는 주인공 알프레드 이즈루하의 이야기는 비단 만화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현실에는 수없이도 많은 알프레드가 존재합니다.
 지구 내에서 삶을 연명하는 인류에게 있어서 전쟁의 끝은 보이질 않습니다. 세계 곳곳, 심지어 우리나라 또한 전쟁 중인 국가입니다.
  지금도 이 땅 어딘가에선 총성이 이어지고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즐비할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그저 그들의 세계에 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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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있어서 '전쟁' 이란 어떤 의미일까?)
 
  작품 속 알이 지온군의 로봇을 보고 비디오 게임을 하듯, 현실의 아이들은 FPS 게임이나 전투/액션 영화, 만화 등을 볼 것입니다.
 전쟁이란 것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세대인 그들에게 ‘전쟁’ 이란 게임이나 만화영화에 나오는 멋지고 신나는 놀이쯤으로 치부될 테지요.
 한마디로 이 작품은 20년 가까이 지난 만화지만, 오늘날에도 통용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
 
  평범한 일개 한 사람으로써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참상 속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한다는 것일까요? 작품 안에 그 해답은 명시되어 있습니다.
 정말 공교롭게도, 연방측의 병사인 크리스,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지온 측의 파일럿 버니는 주인공인 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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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싸운다고 하면 그건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야.
 
자신이 외톨이가 되는게 무서우니까 싸운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건 내 방식
 
도망치는 것도 그 사람의 방식
 
어느 쪽이 옳다던지 그르다던지 아무도 정할 수 없는 거야
 
싸우면 그 때문에 사람이 죽어
 
하지만 싸우지 않아도 죽어 가겠지
 
옳은 것이란 건 어디에도 없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할 수밖에 없는거야
 
-크리스티나 맥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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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마도 죽겠지만
 
그 때문에 연방군의 병사나 건담의 파일럿을 원망하거나 하지 말아줘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해야한다고 여기는 것을 하고 있을 뿐이야.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자책하거나 하지 말아줘
 
이게 내 마지막 부탁이야.
 
-버나드 와이즈먼-
    
 
  인간이 만든 거대한 재해인 전쟁 속에서는 개개인의 의지로는 무언갈 할 수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밖에 없죠. 우리를 상대하는 상대방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을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기구한 운명에 처한 이들일 뿐이니까요.
 
 원망을 한다면 전쟁을 일으킨 자들, 그리고 전쟁 그 자체에 분노와 원망의 화살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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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세계 설정인 건담 빌드 파이터즈에 나왔던 알,크리스,버니의 모습. 이들도 전쟁이 없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인류가 모든 전쟁을 정산하고 평화로운 나날을 걷게 될 그 날이 오길...
 
그리고 현실에서 버니나 크리스 등과 같은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것이 아마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을 함축적으로 담은 게 아닐까 합니다.
 
이상으로 제가 소개하는 기동전사 건담 0080 주머니속의 전쟁 이었습니다. 다소 딱딱하고 엉망인 글일텐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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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가 어쩌자고 작품 소개글을 2개 쓴다고 그랬지..?! 이건 미친짓이야 난 여기서 빠져나가겠어
앙대 앙대잔어 으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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